대표자의 책임
대표자의 책임
  • 신용원 기자
  • 승인 2015.06.03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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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내 게시판이 축제 예산 심의, 경정예산 심의, 게임 규제에 대한 78 공고가 왜 이렇게 늦게 되었는지 등으로 시끌벅적했다. 일부 학부생들은 현 학부총학생회가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 비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학기 초에 대내외적인 관심사였던 '셧다운제' 시행이나, 인터넷 속도 규제 및 느린 인터넷 속도 등 학생들의 전산 자원 복지에 대한 민감한 이슈에 대해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학부생들이 학부총학에 결정적으로 실망하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미숙한 예산 집행이 아닐까 싶다. 3월에서 5월까지 거의 학기 말이 되어가도록 진행된 (추가)경정예산 심의나, 축제 3일을 앞둔 세부 예산안 심의, 근거가 부족한 예비비 300만 원 추가 경정 등등 일련의 사건에서 일부 학부총학 집행부 단체장들이 예산 작성에 미숙하다는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 단순히 예산 집행을 미루는 다수의 경정예산 심의는 학부총학 집행부가 예산에 둔감하다는 의심을 갖기에 충분했고, 실제로 학부총학 고위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이런 의심이 근거 없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렇다면 학부총학은 정말 학내 현안에 대해 적절히 행동하고 있지 않은 것일까? 물론, 학부총학도 나름대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셧다운제'에 대해서는 학술정보처장, 입학학생처장 등의 보직자와 여러 번 회의하며, 학생들의 여론을 전달하고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인터넷 속도 규제와 관련해서도 학생들의 복지가 침해되지 않는 수준의 규제 기준을 마련하기 위해 힘썼으며, 느린 인터넷 속도를 해결하기 위해서도 정보기술지원팀에 원인이 무엇인지 문의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부총학이 비판받는 이유는 우선, 소통의 문제 때문이다. 역대 학부총학이 노력해 온 결과, 소통의 채널은 굉장히 다양해졌다. 카카오톡 핫라인, 카카오톡 플러스 친구, POVIS 학생 게시판, 페이스북 등으로 일대다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되었고, ‘커피 한 잔 하실래요?’, ‘총학 앞담화’ 등 현 학부총학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집행부와 학생들 개개인이 직접적으로 소통하는 것도 가능해졌다. 최근 POVIS 자유게시판의 활성에 힘입어 쌍방향 소통도 용이해졌다. 이렇듯 다양한 소통 수단이 있지만, 학부총학은 학내 현안에 대한 대응이나 논의의 진전, 혹은 예산 업무의 자세한 사항 등 학생들이 궁금해 하는 것은 알려주는 데 소홀했다. 결국,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부총학 집행부가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고, 이는 학생들의 불만으로 이어졌다.
또 다른 문제는 학부총학 일부 단체장들의 안이한 생각 때문이다. 학부총학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내부에서도 ‘괜히 일 벌리지 말자’, ‘조용히 지나가자’ 등 비판받을 일을 피해가는 소위 ‘보수적’ 사고방식이 잠식하고 있다고 한다. 학생들의 여론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집행부가 무기력의 늪에 빠진 것이다. 집행부의 안이한 생각은 결국 학내 현안에 대해서 일반 학생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요구를 수용하는 데에 소홀함으로 이어졌다.
美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정부 공문을 통해 “정부는 공무원이 수치심을 느낄 것을 걱정하거나 오류나 무능이 드러날 것을 꺼리거나 추상적인 혹은 추정에 근거한 두려움 때문에 정보의 기밀을 고수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고 적시했다. 2015학년도 2학기에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 기울이는 학부총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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