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혼자 밥 먹기
문화 - 혼자 밥 먹기
  • 오준렬 기자
  • 승인 2015.04.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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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혼자라도 당당하게 먹자
식권을 끊고 식당 입구에 홀로 들어서면 느껴지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 주변 사람들의 측은한 시선에 모자를 푹 눌러쓴 채 빨리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뜬다. 한 방송에서는 주변 배경과 유사한 색의 타이즈를 입고 다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게 식사를 하는 것을 희극적 요소로 내세웠다. 게다가 혼자 밥을 먹는 사람을 뜻하는 ‘혼밥족’이라는 신조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혼자 밥을 먹는다는 것은 과연 몇몇 사람들만의 부끄러운 일과일까.
통계청에 따르면 해를 거듭할수록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1990년 전체 가구 수는 1,124만 가구, 1인 가구 수는 101만 가구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9.0%에 그쳤지만 2010년도에 들어서서는 전체 가구 수는 1,735만 가구, 1인 가구 수는 415만 가구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23.9%를 차지했다. 20년 사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2030년도에는 전체 가구 수 2,171만 가구, 1인 가구 수 709만 가구로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율이 32.7%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할 정도니 1인 가구 비율은 매년 늘고 있는 추세다.
1인 가구 수 증가에 따라 음식문화에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REALMETER가 조사한 ‘일주일 평균 혼자 밥을 먹는 횟수’에 따르면 △없음이 13.2% △1~5회가 13.3% △5~10회가 14.9% △10~15회가 19.5% △15회 이상이 39.1%로 나타났다. 주당 10회 이상 홀로 식사를 하는 비율이 58.6%로 전체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다. 이를 보면 혼자 밥을 먹는 것은 비단 소수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 변화에 기인한 새로운 문화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혼자 식사를 즐기는 데는 불편한 점들이 많다. 바쁜 식사 시간대에 합석을 피할 수 없을 뿐 아니라 1인분이 불가능한 음식 메뉴들도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1인 손님을 위한 좌석이 갖춰진 식당이 많지 않은 것도 불편 요소 중 하나다. 일본의 경우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도록 배려한 식당이 흔하다는 것을 고려했을 때 아직 우리나라에서 홀로 밥을 먹는 건 불편한 실정이다.
그래도 최근 들어서는 많은 사람이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내비치고 있다. 다음 소프트에서 분석한 ‘SNS 등장 혼밥 관련 빅데이터’에 따르면 △슬프다 △서럽다 △싫다 △지치다 △민망하다 등의 부정적 표현보다 △즐기다 △편하다 △좋아하다 △추천하다 등의 긍정적 단어 검색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혼자 밥을 먹는 것에 대해 부끄러워하기보다 오히려 나 홀로 식사를 즐기며 SNS상에 음식을 찍어 올리고 맛집의 정보를 공유하며 타인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는 경우도 늘고 있다.
‘나 홀로 식사’에 대한 인식이 개선됨과 더불어, 혼밥족을 위한 마케팅도 발전해나가고 있다. 무인 식권 발권기가 갖춰진 식당수가 증가하고 있는가 하면, 1인석이 따로 있는 식당도 느는 추세다. 최근에는 혼밥족을 위한 간편식 위주의 식품도 나오고 있어 굳이 식사를 위해 식당을 찾지 않아도 된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수 비율이 증가하며 앞으로도 혼밥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이다. 나 홀로 식사를 할 수 있는 시설이 충분히 마련되어 1인 가구들이 부담 없이 식사를 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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