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신념은 정당한가
당신의 신념은 정당한가
  • 박정민 기자
  • 승인 2015.03.18 1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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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안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나도 그를 설득하지 못하고 그도 나를 설득하지 못한다. 무엇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는지 혹은 심지어 비난받을 것이 자명한 일을 왜 하는지 이해 자체가 되지 않는다. 지난 5일 한차례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 테러도 어쩌면 그런 사례 중 하나가 될 수도 있겠다. 사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에게는 그것이 ‘옳은 일‘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옳다고 생각할 때, 정의롭다고 생각할 때 행동에는 정당성이 실린다. 다른 사람이 거기에 대해서 설령 비난을 하더라도, 그 행동이 잘못되어서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결과가 나올 때까지 혹은 그 결과가 긍정적이지 않아도 그의 생각은 변하지 않는다.
로마 공화정 말기의 정치가이자 장군 카이사르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영웅이다. 그는 수없이 많은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고 정치 수완도 대단해 온 로마 시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그는 1인 지배자가 되어 각종 사회정책, 역서의 개정 등의 개혁사업을 추진했다. 그러나 그는 1인 독재에 대한 귀족세력의 불만을 이기지 못하고 그가 가장 신임했던 부하 브루투스 등에게 암살되었다. 카이사르를 살해했던 장본인 브루투스는 이렇게 해명했다. "왜 내가 카이사르에 대항하여 그를 죽였는지 이유를 요구한다면, 이것이 저의 대답입니다. 카이사르에 대한 나의 사랑이 결코 모자라서가 아니라, 내가 로마를 보다 더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카이사르가 죽지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카이사르는 민중의 신임을 받는 존경받는 지도자였고 무패의 지휘관이었다. 카이사르는 그의 신념대로 개혁사업을 추진했다. 카이사르의 신념은 정당했을까? 그는 유능한 사람이었고, 그가 황제가 되었다면 더 좋은 결과가 있을 수도 있었다. 그는 스스로의 신념에 의해 선례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영향으로 로마가 그렇게 지키고자 했던 공화정은 결국 몰락했다. 신념에 의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어내고자 할 때, 그 절차는 정당화될 수 있을까?
모두가 신념을 가지고 그에 따라 행동하라는 말을 한다. 신념이라는 단어가 주는 인상은 강렬하다. 곧은 신념을 가지고 추진력 있게 진행하는 사람은 멋지게 묘사된다. 모두가 아니라고, 안 된다고 말할 때야말로 자신의 신념대로 해야 한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필자는 감히 그 신념이라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그 신념이 옳은 것이라는 확신은 대를 위해서 소를 희생하도록 하고, 그 좋을 것이라고 기대되는 결과를 위해서 수단을 정당화시키고, 귀를 막아 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모두 ‘신념을 지킬 수 없도록 만드는 일종의 장애물’ 이나 ‘이겨내야 할 관문’쯤으로 만든다. 신념은 심지어 비난이나 폭력에 대해서도 정당성을 부여한다. 당신에게 나의 신념에 반하는 것이 있다면, 나의 신념은 당신을 비난해도 괜찮을 이유를 만들어 준다. 그 신념은 종교나 정치, 혹은 제도일 수도 있다. 그 기대되는 결과는 다른 이들도 수긍할 수 있는 종류인가. 그 결과가 성공이라고 해도, 어쩌면 결과를 위해 과정을 정당화하는 선례를 만드는 일이 될 수 있다. 가치관에 부합할 경우 신념을 고수하는 것은 무섭다. 설득할 수도 소통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당신의 신념은 신념인지, 아집인지, 한 번쯤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당신의 신념은 정당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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