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은 ‘껑충’, 내면은 ‘꿈틀’, 캠핑 열풍
외면은 ‘껑충’, 내면은 ‘꿈틀’, 캠핑 열풍
  • 최재령 기자
  • 승인 2014.12.03 0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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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회사, 집, 회사, 집... 요즘 따라 날씨도 정말 좋은데 하루 정도 다른 곳에 가면 좋겠다. 지금까지 바쁘게 생활했는데, 또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것은 별로다. 그저 새로운 환경에서 밥을 먹고 잠도 자면서 여유롭게 있고 싶다. 새로운 환경에서의 여유, 바로 캠핑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캠핑 열풍이 불고 있다. 통계청의 발표로는 2010년 60만 명이던 국내 캠핑 인구가 2013년 130만 명으로 늘어났고, 올해는 300만 명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2008년 200억 원이던 국내 캠핑사업 규모가 2013년 4,500억 원으로 급증했고, 지난달 16일 캠핑 아웃도어 진흥원은 올해 6,0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즉, 캠핑 인구는 4년 만에 5배, 캠핑사업 규모는 6년 만에 30배 정도 불어나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캠핑 열풍이 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국민 소득 증가와 더불어 주 5일 근무제 및 초ㆍ중ㆍ고 주 5일 수업제의 시행이 캠핑 인구를 폭발적으로 증가시킨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전과 대비해 주말 전부를 가족과 여가로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캠핑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효율성ㆍ편의성ㆍ기능성 등을 극대화한 캠핑장비가 보급된 것이 캠핑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최근 들어 관련 업계는 설치가 간편한 ‘원터치 텐트’, 조리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간편식’, 캠핑에 최적화된 프로젝터 ‘블루투스 미니 빔’ 등 다양한 캠핑용품을 선보이고 있다. 한편 이러한 소비자의 수요에 발맞춰 캠핑장비가 다 갖추어진 곳에서 캠핑을 체험하는 ‘글램핑’도 떠오르고 있다. 이는 장비를 아직 갖출 여건이 되지 않는 20대와 복잡한 캠핑장비들을 다루기 어려워하는 고령층을 겨냥한 맞춤형 캠핑문화로 보인다.
 급증한 캠핑 인구 수와 그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재 캠핑장 수도 급증하는 추세다. 캠핑 정보 사이트 캠핑존에 따르면 2010년 300여 개였던 캠핑장수는 2014년 11월 23일 기준 2,123개로 늘어났다. 이 중 사설캠핑장은 1,422개로, △지방자치 및 지역공동체 269개 △해수욕장 및 해안 107개 △자연휴양림 104개 △강, 계곡, 저수지 83개 △국립공원 39개 등과 비교해 전체의 약 6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하지만 이렇게 급격히 불어나는 사설캠핑장 중 불법으로 설치된 곳도 허다하다. 소화기를 갖추지 않아 화재의 위험에 노출되어있거나 관리를 하지 않아 개수대, 샤워실 등의 위생이 엉망인 곳도 많다. 캠핑장의 바닥에 비싼 파쇄석(자갈) 대신 유해물질을 뿜어내는 값싼 재생골재(폐건축물)를 사용하는 곳이 대다수이다. 산을 깎은 곳에 캠핑장을 설치해 산사태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거나, 저지대에 캠핑장을 설치해 홍수의 피해를 보는 곳도 있다. 반면 관리가 잘되고 있는 공공 캠핑장의 경우 한 달 전부터 예약이 차있어 사람들은 어쩔 수 없이 더 비싼 요금을 내고 사설캠핑장을 찾고 있는 실태다.
 품질보다 터무니없이 비싼 캠핑 장비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말이 많다. 우선 캠핑에 필요한 기본 장비는 △타프 △침낭 △매트리스 △테이블 △의자 △버너 △코펠 등으로 최소 2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소비된다. 하지만 일부 고가 품목에서 찢어지는 정도가 KS기준에 못 미치거나 소방방재청의 방염 성능 기준에 미달한 경우가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역설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소비자는 너도나도 값비싼 고급 장비를 찾고 있다. 캠핑장에서 남들에게 기죽지 않고 고급 장비를 과시하기 위한, 이른바 ‘장비병’에 걸린 것이다. 이는 복잡한 도심을 떠나서 자연을 즐기고자 하는 캠핑 본연의 목적을 왜곡하는 현상이다.
 이처럼 캠핑 열풍이 급격하게 확산하고 있는 지금, 더 안전하고 바람직한 캠핑문화 정착을 위해선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는 불법으로 설치한 사설 캠핑장을 규제할 수 있는 법과 소비자가 캠핑장비의 안전성능을 알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300만 캠핑 인구의 의식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캠핑 열풍은 외면과 내면 모두 껑충 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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