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CHIAN지 온라인 발행에 관하여
POSTECHIAN지 온라인 발행에 관하여
  • 강민구 / 물리 12
  • 승인 2014.11.19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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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시즌이다. 알리미인 나에게는 매년 수시 1차에 합격한 내 조원들이 우리 학교의 면접 방식에 대해 물어보느라 떨린 목소리로 연락을 걸어오는 시기이기도 하다. 여러분은 입시 시즌의 긴장과 떨림을 기억하는가? 나에게도 3년이나 지난 일이고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는 그보다 더 오래 전 일일지 모르지만 많은 독자들이 아직까지도 그 때의 떨림을 기억하리라 믿는다. 그리고 수시를 앞둔 그 때의 기억을 조금 더 파헤쳐보면 ‘막막함’이라는 기분이 같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외지에 위치해있으며 이공계에만 특성화 되어 있는 우리 학교는 동급 다른 대학들에 비해 낮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입학사정관제가 요구하는 학교의 인재상이나 설립 취지, 학교 특성에 대해 알아보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럴 때 많은 고등학생들이, 어쩌면 과거의 여러분들이 포스텍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한번쯤 도움을 받았을 매체가 바로 잡지 <POSTECHIAN>이다.
연 4회, 매 회 25,000부 가량 발행되는 <POSTECHIAN>은 과학홍보잡지를 표방한다. 과학잡지와 홍보잡지라는 <POSTECHIAN>의 양 이면에 걸맞게 알리미들은 이공계 분야의 유익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과 이 속에 포스텍의 장점들을 잘 녹여 담는 것을 목표로 컨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한다. 그리고 이 <POSTECHIAN>을 통해 뚜렷한 목표 없이 힘든 공부를 해나가고 있는 한국의 이공계 고등학생들이 과학과 공학분야에 꿈을 키워나감과 동시에 포스텍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알리미들의 바람이며 <POSTECHIAN>의 존재 의의이다. 동급 대학들 중 가장 인지도가 낮은 포스텍이 가장 큰 규모의 홍보잡지를 가지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며 그만큼 포스텍의 홍보에 없어서는 안될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현재 이 <POSTECHIAN>의 오프라인 발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다. <POSTECHIAN>의 오프라인 발행을 줄이고 대신 온라인 발행을 활성화하자는 정책이 통과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올해 2014년에는 오프라인 발행횟수가 반으로 줄어 봄호, 겨울호가 온라인으로, 여름호, 가을호가 오프라인으로 발행되었으며 내년부터는 더 줄어들지도 모른다. 이 변화에 대해 가장 걱정되는 점은 접근성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점이다. 온라인 발행은 결국 독자들의 메일로 pdf 파일을 보내거나 입학사정관실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정도인데 고등학생들이 메일을 확인하는 빈도수나 집이나 학교로 배달되는 잡지에 비해 pdf 파일을 유의 깊게 볼 가능성, 입시 시즌이 아닐 때 입학사정관실 홈페이지에 갖는 관심 등을 고려하면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것은 너무도 명백하다. 아니 이 정도면 독자 수가 떨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그 호는 포기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게 나의 의견이다. 이 뿐만 아니라 편집과정에서도 좋은 기사들을 오프라인으로 발행되는 호에 몰아넣고 온라인 발행되는 호에 그저 그런 기사를 실으려는 어쩔 수 없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볼 때 온라인 발행으로 전환될수록 잡지의 질마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도 된다. 이에 대해 알리미 내에서는 스마트폰의 앱이나 페이스북을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지만 여러모로 고등학생들에게 적합한 온라인 발행 방식을 찾기는 힘들어 보인다.
처음으로 온라인 발행이 시도된 2014년 봄 호가 나갈 즈음에 많은 조원들이 왜 <POSTECHIAN>이 오지 않느냐고 물어왔다. 이번 호는 온라인 발행이 되었다는 말과 함께 볼 수 있는 방법을 한 명 한 명에게 알려주며 안타까움을 많이 느꼈다. 고등학생들에게 유익한 내용을 담기 위한 고심 끝에 제작된 <POSTECHIAN>의 코너들이 독자들에게 전달되지 못하고 허무하게 사라지는 것 같아 알리미로서 안타까웠고 포스텍을 홍보할 수 있는 가장 큰 매체 중 하나가 지워지는 것 같아 포스테키안 중 한 사람으로서 안타까웠다.
물론 꼭 지면 발행만이 정답인 것은 아니다. 어쩌면 지금의 과도기는 모든 것이 온라인으로 바뀌고 있는 현 사회에서 <POSTECHIAN>이 언젠가는 겪어야 했을 변화일지도 모른다. 다만 아직은 전환에 대한 충분한 대안이나 대비가 되어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어떤 방향으로든 좋은 해결책이 제시되어 포스텍을 홍보하는 동시에 고등학생들에게 이공계의 꿈을 키워주는 <POSTECHIAN>의 아름다운 역할이 지속되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