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자의 생각 - 더 이상 가해자로 몰리고 싶지 않다
흡연자의 생각 - 더 이상 가해자로 몰리고 싶지 않다
  • 이재윤 기자
  • 승인 2014.05.21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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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설립 이후로 2006년 즈음까지는 교내 구성원의 흡연이 자유로운 분위기였으나 현재에는 캠퍼스 건물 내부와 주변이 금연구역으로 명시되어 있고, 혐연권이 흡연권에 우선한다는 법원 판결도 나와 흡연자들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그러나 매일 캠퍼스에서 다른 사람의 시선을 피해 흡연할 장소를 찾아가는 것은 흡연자에게 곤혹스러운 일이다. 업무공간과 생활공간 모두 건물이 밀집한 가운데 길목도 좁은 편이라 흡연이 가능한 공간이 거의 없다. 특히 혹한기나 혹서기에 흡연을 위해 건물을 나서는 일이 힘들고, 지정된 금연구역을 찾아 담배를 꺼내들더라도 따가운 눈총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들에게는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며 담배를 피울 수 있는 흡연구역이 비흡연자 이상으로 절실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해 대학본부와 총학생회 모두 해결 의지가 있다고 하지만 추진력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대학사회에서는 이미 기숙사 베란다에 흡연구역 설치, 흡연자 전용 기숙사동 지정, 흡연 부스 개설 등 여러 정책 후보가 수차례 거론되었고 열띤 논의도 이루어졌으나 아직 현실적으로 진행된 것은 거의 없다시피 하다. 구성원 전체의 건강 증진과 화재 예방을 위해서라도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이다.
설문에 응답한 흡연자들은 규제가 너무 엄격할 경우 오히려 따르지 않게 된다는 점을 강조하며, 접근성이 있고 부스와 재떨이 등 편의시설이 마련된 흡연구역을 마련하길 희망했다. 한편 출입문 주변, 사람이 많은 길목에서 공공연히 담배를 피우거나 불을 끄지 않고 꽁초를 아무 데나 버리는 등 잘못된 습관에 대해서는 흡연자 사이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비록 혐연권에 우선하지 않지만, 흡연 또한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누리는 권리이며 스트레스 해소와 개인적 기호 충족 등 저마다 이유가 있다. 흡연자들은 최근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금연 캠페인에 대해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일부 도움을 받고 있으나, 흡연은 본인의 선택인 만큼 금연을 일방적으로 종용하는 분위기는 지양해주길 바라고 있다. 금연에 이르기까지 비흡연자가 이해하기 어려운 어려움과 고민이 많다고 한다. 새해 첫날마다 다이어트를, 공부를, 절주를 결심하면서도 항상 성공하진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