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먹는 먼지 한 움큼, 계속되는 악순환
매일 먹는 먼지 한 움큼, 계속되는 악순환
  • 최재령 기자
  • 승인 2014.04.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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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대학 학부생 3, 4학년이 살고 있는 구 기숙사는 대학설립과 동시인(86년) 28년 전에 지어졌다. 가장 먼저 1~4동이 건립된 뒤 87년 말에 여자기숙사 1동과 5~8동 등이 줄을 이어 현재는 신축기숙사 21동까지 지어져있다.
2012년 겨울방학부터 방학마다 1개 동씩 차례대로 리모델링을 한 현재, 리모델링이 완료된 구 기숙사는 1, 2, 4동이다. 1차 리모델링 계획에 해당하는 구 기숙사 1~8동 전체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는 시기는 2016년 여름방학까지로 앞으로 2년보다 많은 기간이 남았다. 그 기간 동안 구 기숙사에 살고 있는 학생들은 좋지 못한 환경 때문에 여러 고충을 겪어야하는 현실이다.
현재 구 기숙사의 바닥은 일반 아파트나 RC와 같은 온돌로 설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신발을 신고 방에 들어가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학생들은 “먼지가 계속해서 쌓이고 바닥은 청소를 해도 더러워진다”, “온돌이 아니기 때문에 FCU를 틀어야하고 그래서 방안이 너무 건조하다” 등의 불편을 말했다.
이런 위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학생들도 있다. 무명의 A학우는 “입사를 했을 때 방안에 너무 먼지가 많이 쌓여있었고 방 전체를 청소하기에는 마땅한 청소용구가 없었다”라며 “청소용역업체에 맡겨서 방의 위생문제를 해결했다”라고 전했다. 무명의 B학우는 “입사를 했을 당시 바닥에 돗자리가 깔려있었기 때문에 현재 신발을 벗고 생활을 한다”라며 “바닥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서 좋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현재 구 기숙사 방바닥에 돗자리와 같은 장판을 까는 행위는 불법이다. 이와 관련해 여러 학생들의 불만이 많지만 주거운영팀 관계자는 “일차적으로 화재발생 위험이 있기 때문에 불법으로 규정했고 현재 기숙사에 있는 커텐, 도배지, 옷장 등 모두 방염처리가 되어있다”라며 장판과 바닥 사이에 습기가 차서 발생하는 위생문제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 측은 학생들의 안전문제뿐만 아니라 거주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현재 많은 학생들은 입사하기 전에 청소가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주거운영팀 관계자는 “RC의 경우 모든 학생들이 퇴사를 하고 행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비어있기 때문에 방 내부까지 청소용역업체에서 청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구 기숙사의 경우 학사력에 의해 원래 거주자의 퇴사와 계절학기를 듣는 학생의 입사가 동시에 진행되어서 방 내부까지의 청소는 힘든 상황이다”라고 전했다.
구 기숙사의 구조적인 문제도 좋지 못한 환경이 유지되는 원인 중 하나이다. 5평 내외의 방에 침대, 책상, 옷장 등이 2개씩 놓여있기 때문에 가구들 아래에 있는 먼지들이 제거가 안돼 계속해서 안 좋은 환경이 유지되고 있는 실상이다. 이와 관련해서 주거운영팀 관계자는 보다 넓은 공간의 확보를 위해 대학원생이 살고 있는 16~18동에 2층 침대를 도입했었으나 추락사고가 발생한 사례가 있어서 철거했다고 전했다.
현재 동 대표와 기숙사자치회에서 학생들이 퇴사를 할 때 방의 청결도를 체크해서 벌점을 주는 정도로 그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환경개선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RC와 같이 퇴사 전 청소비품을 나누어주고 단체로 대청소를 하거나 퇴사 시 청소를 하지 않은 학생에 대한 징계의 정도를 높이는 등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학생들 스스로의 인식 개선 및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다음에 자기 방을 쓰는 사람을 생각하지 않으면 당장 자신도 먼지더미에서 생활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