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해주세요”
“시설을 이용하는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해주세요”
  • 신용원 기자
  • 승인 2014.03.19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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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취재 - 새로 설치된 교내 시설물
우리대학에 새로운 구조물들이 등장했다. 복도에 비치된 빨래 건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숙사 각 호실 침대 위 공간에는 접이식 빨래건조대가, 78계단에는 미끄럼 방지대가 설치되어 교내 구성원에게 안전과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새로 설치된 구조물 중 동작 감지기와 포스플렉스-풋살장의 과속방지턱 등 일부가 실제 사용자를 고려하지 않고 설치됐다는 비판이 있었다.
동작 감지기는 구 기숙사를 리모델링한 건물(1동, 2동, 4동)의 각 호실 내부와 에너지 소비가 많은 13개 건물에 설치됐다. 강의실에는 53개소, 연구실 및 공용실험실에는 92개소에 설치될 예정이며 화장실은 21개 건물 221개소에 설치될 예정이며 12일 자로 134개소에 설치가 완료됐다. 그런데 리모델링 기숙사와 연구실에 설치된 동작 감지기는 사람이 있는데도 꺼지는 경우가 있어 불편하다는 교내 구성원들이 있었다. 리모델링 기숙사에 거주하는 사생은 ‘컴퓨터를 켜놓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는데 컴퓨터 전원이 꺼져 과제를 처음부터 다시 했다’, 혹은 이와 반대로 ‘잠을 자는 도중 뒤척임으로 인해 불이 켜졌다’는 불편함을 겪었다. 연구원들은 ‘연구에 몰두할 때는 몸을 거의 움직이지 않는데, 이것을 동작 감지기가 사람이 없는 것으로 간주해 연구실 불이 꺼질 때가 있어 연구 집중에 방해된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시설운영팀은 “우리대학은 정부가 지정한 온실가스 및 에너지를 감축해야 하는 대규모 사업장에 해당돼 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시행하고 있다. 따라서 온실가스를 기존에서 26.7% 감축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교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의 낭비를 막고자 건물 내 조명을 고효율 LED로 교체하는 공사와 더불어 동작 감지기를 설치하게 됐다”라고 동작감지기의 설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시설운영팀은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기숙사와 연구실 동작 감지기 센서 대기시간을 5분에서 20분으로 늘리고 연구실에는 센서 개수를 늘려 사각지대를 없앴다. 리모델링 기숙사에는 별도의 전열 콘센트를 24시간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는 등 구성원들의 불편을 없애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 결과 기존에 제기된 심각한 문제는 해결됐지만, 이러한 일련의 조치 역시 ‘정작 사용자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여전히 문제점이 남아있다’라며 단편적인 해결책에 불과하다는 교내 구성원도 있었다.
이처럼 관련 대학 부서의 행정 방식은 사용자인 구성원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일단 실행한 뒤 문제가 발생하면 때우는 방식’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일부 교내 구성원은 이러한 행정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포스플렉스-풋살장에 설치된 과속방지턱이라고 지적한다. 이전에 사고가 발생하여 안전을 위해 설치한 것이지만 폭이 1m, 높이가 7.5cm로서 정부가 법으로 규제하는 규격인 폭 3.6m 높이 10cm와 비교할 때 폭이 좁다. 교내 과속 방지턱은 정부가 관리하지 않고 자체적인 기준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곳을 지나는 자동차들은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충격을 피하고자 중앙선을 넘어 S자 운행을 감행하기도 한다. 한 운전자는 “과속방지턱을 매우 천천히 통과해도 차가 심하게 덜컹거려 차에 무리가 갈까 염려되고, 밤에는 반사판이 없어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깜짝 놀랄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는 폭을 1m에서 2m로 늘려 과속방지턱을 통과하는 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치했고, 과속방지턱에 반사판을 설치에 야간에도 눈에 잘 띌 수 있게 했다.
서울대와 카이스트도 에너지 목표관리제를 시행하는 대학이며 우리대학과 마찬가지로 공용 구역인 강의실ㆍ복도ㆍ화장실 등에 전력 낭비를 막기 위한 동작 감지기를 설치했다. 하지만 기숙사 내부와 연구실 등은 교내 구성원의 개인적인 공간이라고 인식해 동작 감지기를 설치하지 않는다. 우리대학 관련 부서는 행정적 수월성만을 앞세우지 말고, 시설물을 사용하는 구성원들의 입장에서 생각해야 한다.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는’ 행정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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