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란 캔버스를 문화로 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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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11.0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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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포스텍 과힉기술문화콘텐츠 공모전 수상작

< 대상 수상소감 >
이렇게 수상소감을 쓰게 되니 조금은 쑥스럽지만, 그 무엇보다도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이번 POSTECH 과학기술문화콘텐츠 공모전에 참가하여 말하고자 했던 것은, “자연을 사랑할 줄 아는 포스테키안이 되자”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를 보면서, 지금은 우리가 곁에 있는 자연에 ‘아름답다’라는 감정을 느끼지만 미래에는 아름다운 자연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더군다나, 이번 학기에 <현대문명과 환경의 이해> 수업을 들으면서, 과학기술의 발전이 자연의 변화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을 POSTECH 과학기술문화콘텐츠 공모전을 통해 말하고 싶었고, 자연보다는 과학과 공학만을 바라보는 포스테키안을 일깨워주고 싶었다. 이번에 제작한 UCC의 메시지 “과학기술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연을 사랑할 줄 안다면 더 좋지 않을까요?”를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대상 (UCC) 과학과 사회 / 김유성(기계 11)

 

Photo Story 우수상  POSTECH THE HIDDEN CHARM / Phan Anh Thu (철강 통합과정)


I came to Postech with the welcome of a heavy Summer rain. Gradually, standing on the rooftop, inhaling hot dry winds and looking toward horizon became my habit, although it made me homesick and lonely. Autumn came and blown all the heat of summer away. If you know how beautiful a happiness smile of a girl on her first love is, then you know how charming autumn in Postech could be.
In the Winter, the season of cold, grief and death, Postech was covered with white snow and gloomy sky. Nevertheless, I was definitely able to see the warmth of sunlight and people’s hearts. Like a rainbow after the rain, Spring was welcomed by Sunrise festival. What could be more interesting than hanging out with my beloved friends under the embracing of cherry blossom?

 


UCC 우수상  Life of a Postechian / Angele Koh (생명 통합과정)

 

 

 

SF 우수상  Unholy New-Born / 김동영 (전자 10)

 


고개를 숙이자 싸늘한 쇠붙이가 눈가에 와 닿았다. 잠이 쏟아지며 멀어지는 의식을 붙잡으려 노력한다. 쇠붙이에서 올라온 싸늘한 기운이 눈가를 지나 정수리까지 퍼진다. 순간 전기가 흐른 듯 전신의 근육이 팽팽히 당겨지는 느낌에 어깨를 움츠리며 화들짝 놀랐다. 하지만 그것도 한 순간일 뿐 다시 머릿속이 멍해지며 잠이 쏟아졌다. 게속 눈을 감고 있으면 잠에 빠져들 것 같아 눈을 뜨자 동그란 시야 한 가득 희뿌연 불빛이 들어왔다. 연이은 밤샘 작업으로 피로해진 눈이 바늘로 콕콕 찌른 듯이 아려온다. 눈가를 찌푸리며 섬유유연제 향이 가득한 침대로 몸을 던지고 싶다는 유혹에 빠졌다. 마지막으로 침대에 누워서 잠든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술 한 잔 마시며 쉬고 싶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지만 유혹의 끝자락에서 가까스로 정신을 추스르며 눈가에 힘을 주고 얇은 세포막에 집중해 손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중략)
3년간의 연구를 통해 몇 번인지 셀 수도 없이 내 피를 뽑아가며 관찰한 결과 이 유전자가 인간의 외형 형성을 제어하는 유전자라는 것을 발견했다. 우리는 이 유전자가 마치 레고 작품을 만들 듯이 인간의 외형을 형성한다는 의미로 Hbb(Human building block)라고 명명했다. 태아시절에 긴 길이를 갖고 있는 Hbb는 태아의 외형을 형성하는 과정을 제어하며 점차 소실돼 출생할 무렵에는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짧아지게 된다. 하지만 소수의 사람들은 출생 후에도 Hbb가 짧아지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게 된다. 당시 연구실 선배였던 현철이 형과 나는 ‘태아 상태가 아니더라도 Hbb가 긴 경우 Hbb를 자극할 수만 있다면 인간의 외형을 자유롭게 재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우리는 인간의 외형을 임의로 다시 형성하는 것이 마치 신의 영역인 생명의 창조와 닮았다고 하여 이 프로젝트를 Holy new-born project로 명명했다.
(중략)
혼잣말을 내뱉으며 특이하게도 한쪽 귀퉁이가 삼각형 모양으로 접혀있는 서류 뭉치를 주워들었다. 주워든 서류 뭉치 첫 장을 펼치자마자 수십 번도 더 확인한 Holy new-born project 논문이라는 것을 단번에 알았다. 서류 뭉치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나가려다 무언가 빠뜨린 것이 있다는 사실이 문득 뇌리를 스치며 재빨리 서류뭉치를 다시 집어 들었다.
그렇다! Holy new-born project 논문 속 제 1저자의 이름에 나의 이름이 깨끗하게 빠져있었다. 급하게 눈으로 훑어가며 모두 확인해보았지만 논문 어디에도 내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대체 내 이름이 왜 빠져있는 것인지 좀처럼 알 수가 없었다. 실수인가 싶어 수십 번을 확인해보았지만 논문의 첫 장에도 마지막 장에도 그 어디에서도 내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을 느끼며 서류뭉치를 바라보다 논문의 마지막장이 서류의 끝이 아니란 사실을 깨달았다. 한 장을 더 넘기자 Holy new-born project 의 핵심 기술 특허 출원서가 나타났다.
유현철 이름 석 자 외에 어떤 문구도 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특허 출원서 어디에도 내 이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나의 10년 간의 연구를 그가 뺏어가려 하고 있다!
(중략)
유현철은 죽을 만한 짓을 해서 죽은 거다. 나는 죗값을 치를 이유가 전혀 없다.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런데 모든 증거를 다 지워도 아직 지울 수 없는 증거가 남아있다. 유현철의 존재가 세상에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때 책상위에 널브러진 서류 뭉치에서 한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후략)

 

 

 

행사를 주관하며
우리의 가을을 풍성하게 하는 창의의 결실들


포항공대신문사가 주관하는 제2회 포스텍 과학기술문화콘텐츠 공모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행사를 기획한 입장에서 성공을 말하는 것은 어색하고 낯간지러운 일이지만, 다음 세 가지 요소에 기대어 이 글을 쓴다.
첫째는 작년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학생들의 지원이 나름의 규모와 내실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전체 16편이 응모되었는데 우리 학교의 규모를 생각하면 적은 수가 아니라고 나는 믿는다. 수효보다 중요한 것은, 주어진 틀이 없는 상태에서 내용과 형식을 스스로 고안해야 하는 공모전에 학부생뿐 아니라 대학원생도,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 유학생도 열의를 갖고 도전했다는 사실이다. 이를 두고, 과학기술문화콘텐츠 공모전이 우리대학이 지향하는 소통의 문화 형성과 실질적인 캠퍼스 국제화의 작지만 의미 있는 사례의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하면 지나친 말일까.
둘째는 응모작들이 포토스토리와 UCC, SF 세 분야에 고루 걸쳐 있으면서 각 분야 모두 전반적인 질이 꽤 높아졌다는 사실이다. 포토스토리가 열 편, UCC가 두 편인 것은 작년과 비슷한 셈인데 SF가 네 편이나 들어와 전체적으로 균형을 잡게 되었다. 양적인 면에서 보자면 이것이 올해의 수확이라 할 수 있다. 물론 질이 중요할 터인데 이 면에서도 흡족한 성과를 보게 되었다. UCC는 동영상의 특장을 보다 잘 살리는 양상을 보였고, 포토스토리는 사진과 텍스트의 조화 면에서 전체적으로 질이 향상되었으며, SF들은 긴 호흡으로 준비한 것이라는 사실이 뚜렷이 느껴질 만큼 탄탄한 구성을 갖춘 위에 주제를 구현하는 서사의 밀도도 성취하여 읽는 재미를 주었다. 신문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전 작품들이 얼마만큼 참조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전체적으로 질적 발전의 양상을 띠게 된 것은 정말 기쁜 일이다.
끝으로 가장 중요한 점으로, 창의적인 발상이 살아 있는 작품들이 적지 않았다는 사실을 꼽아야겠다. 자유주제를 취한 작품들은 물론이고 지정 주제를 택한 작품들 또한 내용을 구현하고 전개해 나아가는 독창적인 형식을 취하려고 고민한 흔적이 보여 흐뭇했다. 자신의 착상에 개성적인 형식을 부여하여 내용을 구현하는 예술 창작 과정의 메커니즘이 확인되는 응모작들도 적잖이 있어서, 심사를 하면서 평가가 아니라 작품 감상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도처에서 창의성이 운위되는 이 시대에 우리 학생들의 창의의 결과를 담뿍 맛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 겨우 두 걸음을 떼어 놓은 공모전이 이렇게 성공적일 수 있었던 데는 많은 분들의 노고가 숨어 있다. 공모전 전체를 총괄해 주신 신문사의 한채연 선생님과 행사가 원활히 진행되도록 애써 준 우리 기자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분주한 중에 심사에 응해 주신 권순주, 우정아 두 분 교수님, 이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뜻을 표한다. 그리고, 공모전의 진짜 주인공이라 할 응모 학생들, 학업에 힘쓰는 중에 창의력을 발휘하여 도전한 이들이 없었다면 공모전 또한 없었을 것이다.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 격려와 응원에 실어 보낸다.
잔치는 끝났지만 작품은 남았다. 포스테키안 모두, 대학 구성원 모두가 이들 작품을 접하면서, 각각에 내재된 개성적인 요소를 음미하며 이 가을의 한 자락을 풍성하게 했으면 좋겠다.

박상준(인문, 본지주간) 교수

 

※ 지면에 싣지 못한 장려상 작품을 포함한 수상작은 포항공대신문 홈페이지 (http://times.postech.ac.kr)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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