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크기와 대학의 미래
꿈의 크기와 대학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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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0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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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대학은 주지하다시피 최근 2년 동안 연속으로 타임스(THE)지가 발표한 설립 50년 이내 세계 신생 대학 랭킹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학 설립 20여 년 만에 세계의 유수대학들을 제치고 이와 같이 뛰어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대학 구성원으로서 소속 학교에 대한 커다란 자부심을 갖게 하는 동시에 책임감과 미래에 대한 기대를 품게 해주는 사건이다. 우리대학의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훌륭한 교풍을 만들어가며 이를 계속 발전시킨다면 머지않아 전통적인 세계 대학들과도 견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러한 기대와는 달리 최근 들려오는 다소 우려스러운 일로는 올해 대학원 입시 결과 우수 지원자 수급에 있어서 우리대학의 경쟁력이 예년 같지 않으며 이러한 경향이 지난 수 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는 소식이다. 아직 구체적인 통계나 수치화된 분석 결과가 있는 것은 아니나 이러한 우려가 여러 곳에서 들린다는 사실만으로도 쉽게 간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판단된다. 연구중심대학으로서 대학원은 우리대학의 가장 핵심적 요소이자 근간이며 이를 구성하는 연구원의 우수성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러한 연구원의 우수성이 뒤쳐진다면 이는 우리대학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커다란 손실로 이어질 것이 자명하다. 무엇보다도 이러한 경향이 대학입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원인으로 예상되는 요소로는 우선 학생들이 대학선택에 있어서 고려하는 여러 물리적인 요소들을 들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우리 대학의 지역적인 위치에서의 불리함, 기숙사를 포함한 학생 복지에서의 장점이 희석된 점, 경쟁대학들의 적극적인 대학원생 유치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제교육문화가 서울 경인지역에 집중된 현실에서 볼 때 대학의 소재위치에 따른 단점은 극복하기 힘든 난관으로 보이나, 포스텍이 포항에 설립된 이래 지난 20여 년 동안 오히려 경쟁대학들에 비해서 빠른 발전속도로 성장했고 우수한 대학생들과 대학원생들을 지속적으로 유치해 왔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단순히 지역적 위치에 근거한 원인만으로 간주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또한 글로벌 시대에 세계의 대학과 경쟁하고 있고, KTX 등의 교통발달로 인해 전국이 일일 생활권이 된 현재의 상황에서 태생적으로 혹은 근원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지역적 소재의 원인만을 논하는 것은 정저지와(井底之蛙)적 사고라고밖에 볼 수 없다.
학생복지의 경우 학생생활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으므로, 학생들의 불만 요소가 있다면 이를 면밀히 분석하여 대학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즉, 타 지역에서 이주하여 생활하는 학생들이 공부와 연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대학차원의 효율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본다. 대학 설립 초기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기 위해서 다른 대학과 차별화되는 학생 복지정책을 과감히 실천했던 추진력과 학생들에 대한 애정 어린 관심과 노력을 다시금 돌이켜 상기할 필요가 있다. 기숙사, 장학금, 학생생활시설 등에 있어서 대학의 이와 같은 노력이 이루어진다면 대학 구성원들의 불만 요소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리라 사료된다.
이러한 물리적인 원인들보다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데 있어서 보다 근본적으로 중요한 요소는 “과연 우리대학이 학생들에게 미래에 대한 꿈과 비전을 제시해 주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꿈을 심어주고 이를 키워주는 대학이라면 미래에 대한 도전의식이 뚜렷한 우수한 인재들을 우리 대학으로 인도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우리는 대학 설립 시 품었던 높은 이상과 미래를 개척하고자 하는 의지가 우리 학교 구성원 사이에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는가를 스스로 진단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의 엔도 슈사쿠라는 작가는 그의 수상록에서 코이라는 관상어에 관해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 “코이라는 관상어는 주위 환경에 따라서 매우 흥미로운 성장의 특성이 관찰된다. 즉 사는 공간의 크기에 따라서 잉어의 성장 크기가 결정된다. 예를 들어 작은 어항에 넣어두면 그 크기가 5센티미터 내외 정도 밖에 자라지 않지만 커다란 수족관에 넣어두면 그 크기가 25센티미터 정도까지 자란다. 같은 물고기를 강에 방류하면 그 크기가 더욱 성장하여 1미터까지도 자란다고 한다.” 이러한 이야기는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 가능하여, 사람이 품는 꿈의 크기에 따라서 그 사람이 성장할 수 있는 크기도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즉, 우리대학이 구성원으로 하여금 큰 꿈을 품을 수 있는 동기의식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그리고 그 꿈을 펼 수 있는 충분한 장을 제공하고 있는지 그 여부를 판단하고 재고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우수 대학생, 대학원생의 유치와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다. 꿈이 있고 그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이 포스텍이라는 확신이 있다면 대학선택에 있어서 그 대학의 소재위치나 복지시설 등은 부차적인 고려요소일 뿐이지 핵심 요인은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 개교 초기에 낮은 인지도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포항을 찾았던 우수한 연구자들과 학생들의 역사가 이를 잘 대변해 준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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