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도서관의 어둠
낯선, 도서관의 어둠
  • 허선영 / 컴공 11
  • 승인 2013.09.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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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암학술정보관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전 세계와 자유롭게 학술ㆍ연구 활동을 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도서관으로, 전통적인 도서관 기능과 전산소ㆍ연구정보센터ㆍ인터넷ㆍ멀티미디어 교육 등의 기능을 통합하여 운영되는 첨단 디지털 도서관입니다.”
우리대학 홈페이지에서 열람할 수 있는 홍보 브로슈어에 적힌 문장이다. 청암학술정보관 열람실 운영시간이 축소된 현재,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라는 부분이 눈에 띈다. 우리대학은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도서관>을 당당하게 홍보해왔지만, 이는 이제 과장 섞인 말이 되어버렸다.
청암학술정보관이 충분한 상징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하지만 상징성이라는 겉모습만을 가지고 효율성에 맞서고 싶지는 않다. 무엇보다도 대학에서 가장 중요시해야 하는 것이 연구와 교육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학교 측에서는 ‘방학 중 심야 시간대의 열람실 실제 이용자 감소에 따른 운영시간 현실화’라는 명목으로 운영시간을 축소했다. 이러한 운영은 분명히 학생들의 학업 환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학기 중에는 6층만 이용에 제한을 받게 되어있지만, 지친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휴식 공간이 사라지는 것이 그리 반갑게 여겨지진 않는다. 이용자가 적다고 해서 이용 가능성을 제한하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방안인지 의문이 든다.
스탠퍼드대와 같은 해외 유명 대학은 24시간 이용 가능한 열람실을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대 또한 전체 열람실의 일부(505석)를 24시간 개방한다. 우리대학은 특히 근교에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 혹은 열람실이 없으므로 청암학술정보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불이 꺼지는 것이 오히려 드물었던 도서관. 추석 연휴에 불이 꺼진 도서관의 모습이 신문에 실리기도 했었다. 늦은 밤, 청암학술정보관에 켜진 불빛을 보며 괜스레 자랑스러운 마음을 가져본 사람이 과연 필자뿐일까? 도서관을 그리 자주 이용하지 않아 말하기 부끄럽지만, 캄캄해진 도서관의 모습에 아쉬움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