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Calix 구조물의 등장
새로운 Calix 구조물의 등장
  • 전영 / 화학 연구원
  • 승인 2013.06.05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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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 - 칼릭스이미다졸륨
90분이라는 제한된 시간 동안 환희와 탄식이 공존하며 희로애락을 모두 느낄 수 있는 것, 바로 축구다. 지난 주말 전 세계 축구팬의 시선은 영국으로 집결되고 있었다. 뮌헨과 도르트문트 두 클럽간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은 새벽녘 여명과 함께 우승의 향배가 결정되었다. 우승컵을 하늘높이 들어 올려 유럽 클럽 팀의 최고임을 알리는 그 순간, 승리를 쟁취한 선수들은 환희의 절정에 다다른다. 기쁨의 정점, 바로 그 순간은 다른 무엇도 아닌 우승컵 그 자신이 주인공이다. 이 글은 우승컵에 관한 화학적 시선을 간략히 다루고자 한다.

새로운 양이온성 칼릭스 화합물의 등장

성배 또는 다양한 게임의 우승컵 모양의 잔을 라틴어로 ‘Calix’라 한다. 화학계에선 백여 년 이상 동안 크게 두 종류의 칼릭스 화합물만이 알려졌는데, 필자가 연구원으로 있는 김광수 교수 연구팀은 최초로 이미다졸(Imidazole)로만 구성된, 기존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제3의 칼릭스 화합물(Homo-calix compounds)의 두 종류, Calix[4/5]imidazolium을 합성하고 그 특성을 보고하였다. 특히 기존의 중성 칼릭스 화합물이 아닌, 양이온성의 칼릭스 화합물로서 수용액에 대한 높은 용해도를 갖고 있어 생화학적 응용성이 기대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컵 형태의 구조를 갖는 분자는 크게 칼릭스파이롤(Calixpyrrole) 계열과 칼릭스아렌(Calixarene) 계열의 두 종류로 구분된다. 칼릭스파이롤은 19세기 말 Baeyer, A. 라는 화학자가 아세톤과 파이롤의 산 촉매 축합반응을 통해 합성하여 세상에 알려졌다. 칼릭스아렌은 1942년 오스트리아 화학자 Zinke, A. 가 페놀과 포름알데하이드의 축합 반응을 통해 합성한 부산물이었다. 칼릭스 분자의 고정된 형태가 제공하는 동공(Cavity)은 분자 인지에 매우 유리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고, 동공을 확대하거나 각종 작용기를 첨가하는 등 다양한 유도체 개발에 의해 여러 분야로 연구 주제가 확대되고 있다. 음이온 센서를 비롯한 분자 인식, 선택성을 갖는 이온 전극, 광학 센서 등 다양한 잠재성이 보고되어왔다. 그러나 중성인 이들 두 분자 계열은 유기용매에 대한 용해도는 높으나 소수성을 내재해 생물학적 연구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다. 수용성이면서도 선택성을 갖는 수용체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에 지난 4월 말 본 연구팀은 기존에 알려진 중성의 칼릭스계 분자와 다른 양이온성 칼릭스 구조물인 칼릭스이미다졸륨(Caliximidazolium)을 합성하고 그 특성을 관찰겫린灼臼? 에 발표하였다. 이번에 보고한 두 종류의 칼릭스이미다졸륨은 간단한 합성법을 통해 생성된 양이온성 물질로서 수용액에서 플루오린 음이온에 대한 선택성을 보여준다. 또한 칼릭스 구조물 내에 생성되는 동공의 크기를 조절할 수 있어 크기에 따른 음이온 인지 또는 분자인지가 가능하다. 이미다졸 고리 분자와 음이온 사이의 비공유 결합인 (C-H)+-F- 상호작용이 자기조립을 통해 컵 형태의 칼릭스이미다졸륨 분자를 형성한다. Calix[4]imidazolium은 수용액에 있는 플루오린 이온을 선택적으로 인지하고, Calix[5]imidazolium 은 π+-π 상호작용을 통해 전기적 중성이며 소수성인 플러렌을 인지한다.

칼릭스이미다졸륨의 합성과 분자 구조적 특성

이미다졸 두 분자가 연결된 bis-imidazole과 주형으로 사용될 TBA(Tetrabutylammonium)-Cl 또는 TAB-Br, 그리고 Methylene bromide를 반응용기에 넣고 가열하면서 환류(Refulx)시키면 주형에 따라 동공의 크기가 다른 Calix[4]imidazolium과 Calix[5]imidaozolium가 각각 생성된다. 이론적 계산 결과 Calix[4]imidazolium의 경우 전하를 띄고 있는 이미다졸 (C-H)+ 쪽 동공의 사이즈가 F-를 인지하기에 적합하다. NMR(핵자기공명)과 ITC(등온적정열량계)를 이용하여, Calix[4]imidazolium이 수용액 상태에서 F-를 선택적으로 인지함을 관찰하였다. 불소가 치아 건강을 증진시킨다는 결과를 통해 많은 국가에서 수돗물을 불소화해 치아 손상을 예방하고자 했다. 그러나 최근에 불소가 체내에 축적되어 뼈, 뇌, 내분비계에 치명적인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불소를 인지하고 제거하는 메커니즘의 중요성이 대두되어, 이와 관련된 연구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Calix[5]imidazolium 의 이중결합 방향 쪽 동공은 이론적 계산 결과 충분히 플러렌을 인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었고, 형광 분광학과 NMR 실험을 통해 이를 증명하게 되었다. π+-π 상호작용이 불용성인 플러렌을 수용액에서 인지할 수 있게끔 한다. 플러렌은 탄소로만 구성된 구형의 물질로서 소수성 성질의 물질이지만 이번에 합성된 칼릭스이미다졸륨을 이용하면 수용액에 용해가 가능하다. 플러렌은 소수성의 특징과 더불어 여러 유기 용매에 대한 용해도 또한 높지 않다. 따라서 이번 연구 결과는 향후 플러렌에 관한 화학적 연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분자 또는 음이온 인지의 중요성

초분자 화학은 일반적인 공유결합이 아닌 분자간 비공유 결합에 관한 연구 분야이다. 두 개 이상의 분자들이 수소결합, 금속 배위, 반데르발스 힘, 정전기적 결합, π-π 상호작용 등을 통해 생성된 분자 간 인력에 관한 주제로서 분자 자기조립, 분자 인지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비공유결합은 생명체에 존재하는 무수한 대사과정에 관여하고 있어, 분자 간 비공유결합에 관한 연구는 생물학적 시스템을 이해하는 중요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생명체 내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생화학적 신진대사는 음이온의 인지 전달 또는 변형과 관련이 있다. 효소와 기질, 또는 효소와 보조인자의 복합체 형성 과정, DNA 또는 RNA와 단백질 사이의 결합 등에도 음이온이 관련되어 있다. ATP, 크레아틴 인산 등 PO43- 유도체들은 생합성, 분자전달, 근육 수축 등에 관여한다. 뿐만 아니라 음이온은 주변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다. Cl-는 바다에서, NO3-와 SO42-는 산성비 속에서, CO32-는 biomineralized 물질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인간의 존재로 인해 발생한 환경오염 물질에도 수많은 음이온이 존재한다. 핵연료 재처리 과정에서 생성되는 pertechnetate, 비료 사용으로 생성되는 PO43-과 NO3- 등은 주요 오염물질 중의 하나이다. 원전이나 산업화로 인해 방출되는 유해물질,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DNA를 비롯한 많은 생물학적 물질에서 보았듯이 음이온은 인간의 삶 속에 유익한 때로는 유해한 물질로 일상에 가깝게 존재하고 있다. 음이온을 인지하고 추적하면 많은 환경문제와 생명체의 대사과정에 있어 중요한 정보를 제공 할 수 있다. 따라서 음이온 인지 연구에 중요한 이슈인 선택성, 결합성, 수용성에 부합되는 물질인 칼릭스이미다졸륨의 역할이 기대된다. 위와 같이 이미다졸로만 구성된 제3의 양이온성 칼릭스이미다졸륨에 관한 연구 결과는 동공의 크기를 증대시켜 보다 큰 음이온 또는 분자를 인지하는 분자 인지 분야, 플러렌의 수용성 반응에 관한 연구를 통한 그래핀, 탄소 나노튜브 등 탄소 물질과 관련된 나노 물질 연구 등에 응용될 것으로 기대되며, 장기적으론 특정의 분자, 양이온, 음이온 등과 결합하여 객체 화학종을 인지하고 농도를 알아내어 도핑 테스트, 암 인자 인지, 유해 물질인지 및 제거, 또는 의약진단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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