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과 과학, ‘사람에게 함께 다가가자’
예술과 과학, ‘사람에게 함께 다가가자’
  • 이기훈 기자
  • 승인 2013.05.0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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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박종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는 예술과 과학의 융합을 목표로, 우리대학과 계절학기, 계면활성 프로젝트, 연합 봉사활동 등 다양한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포항공대신문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영원한 제국”의 감독을 맡아 대종상 작품상과 감독상을 수상하는 등 대중에게 잘 알려진 영화감독이며 지난 2009년부터 한예종 총장으로 재임 중인 박종원 총장을 만나서 이야기를 들어봤다.
과학과 예술은 어떻게 변화해 왔나
과학과 예술은 고대 그리스의 ‘테크네’로부터 이어져 온 것들이다. 테크네 속에는 의학, 과학, 수사학, 수학, 예술 등이 모두 포함돼 있었다. 과학과 예술은 르네상스 이전까지 함께 발전하다가 갑자기 과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게 된다. 그 후 사람들은 세계대전을 치르면서 과학기술이 발전시킨 물질문명이 잘못 쓰이게 되면 폐단을 가져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시기에 물질문명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으로 일어난 것이 포스트모더니즘이다. 또한, 과거의 과학과 예술은 특별한 계층만이 접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근래에 들어서는 일상과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MRI나 PET와 같은 의학적 기술에서부터, 컴퓨터, 텔레비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을 찾아볼 수 있다. 예술도 마찬가지다. 노래는 성악가만 하는 게 아니고, 피아노는 피아니스트만 치는 게 아닌 것처럼, 일반인들도 예술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됐다. 과학과 예술이 일상으로 함께 내려온 것이다.
과학과 예술은 서로 어떤 영향을 주고받나
과학과 예술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발전해 나간다. 과학은 예술에게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배운다. 예를 들어, 미래를 예측한 영화들은 현재 과학기술로 불가능한 것들을 예견해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를 미리 보여준다. 상상력이 결국 과학을 이끄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과학은 예술에서 상상력과 창의력을 받아와 스마트 TV나 시설이 좋은 극장과 같은 것을 만들 수 있게 하고, 미디어 아트도 가능하게 했다. 다시 말해 과학이 예술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이나 방식들을 가져오는 것이다. 이렇게 예술과 과학은 상부상조하며 같은 길을 걸어간다.
앞으로 우리대학과의 교류를
확장할 계획이 있는지
현재는 계절학기와, 작년부터 학교 총학생회 차원에서 ‘계면활성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교류가 부족하고, 얼마든지 확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예술하는 사람과 과학하는 사람이 몸과 마음처럼 결코 다르지 않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방학 기간 동안 계절학기를 확장하고, 가능하다면 축제도 같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포스텍에서 에티오피아로 과학봉사를 가는 것처럼, 우리도 3년 째  아프리카에 있는 말라위라는 나라로 봉사활동을 가고 있다. 이 두 활동을 융합해 과학예술봉사를 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포스텍과 같이 훌륭한 학교 학생들과 한예종 학생들이 많이 만나고 교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서로 코드가 달라서 답답할 수 있겠지만 결국에 관심 분야가 약간 다른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고, 이것이 과학과 예술이 하나가 되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