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에 의한 삶
비전에 의한 삶
  • 방승양 / 컴공 명예교수
  • 승인 2012.11.0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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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공학과에는 특이한 전공필수과목이 있다. ‘CSED291 컴퓨터공학도를 위한 자기계발 (0-2-1)’이라는 과목이다. 현재 이 과목의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자기발견 자기 자신을 알자. 특히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 하는지?(학생상담센터의 도움으로 성격검사, 적성검사 실시)
2. 비전개발 자기비전(사명과 인생목표)을 개발하고 문장으로 표현한다.
3. 계획수립 목표달성을 위한 인생계획과 남은 대학생활 계획 수립.
이 과목에서는 모든 학생이 자기 비전선언서, 인생계획서, 그리고 대학생활계획서를 제출한다. 그리고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자기들이 선정한 역할 모델(role model)의 분석, 진학 희망 대학원 및 취업희망 기관의 소개 및 합격 조건 등을 조사하여 발표한다. 즉 이 과목은 대부분의 학생이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나누어 수집하여 공유하는 자리이다.
이 과목에서 과거에 리더십과 자기관리 등을 강조한 적도 있지만 그러한 훈련을 대학 차원에서 지원하게 됨에 따라 현재는 이 과목의 내용은 위에서 보듯이 진로설계(career planning)이다. 그러나 ‘이력서 쓰는 방법’, ‘면접 보는 방법‘과 같은 내용은 없다. 1학년 때 수강한 ‘대학생활과 미래설계’의 후속타인 셈이다.  즉 3학년이 된 학생들이 그간 전공을 접함으로써 1학년 때보다 더 구체적인 비전을 가지고 인생계획을 세우고 대학생활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따라서 해당 학과의 전공과 진로를 잘 아는 교수가 지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왜 우리학과에서는 유별나게 이 과목을 전공필수로 했을까? 다시 말해 왜 우리학과 학생은 모두 이 과목을 이수하도록 하는 것일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다음 질문을 생각해보자. 성공적인 대학생활은 어디서 오는가? 오랜 학생지도를 통해 얻은 결론은 목적의식이다. 자기가 왜 우리대학에 들어왔고 왜 공부를 하는지, 자기가 하고 싶은 게 뭔지 아는 학생은 스스로 공부하고 노력한다. 반대로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거나 막연한 학생은 의욕이 없고 학교생활에서 헤맨다.
중요한 것은 이 논리가 우리의 인생에도 바로 적용된다는 것이다. 즉 구체적인 인생의 목표가 있는 사람은 성공적인 인생을 살 것이고 없는 사람은 인생에서 헤맨다. 즉 구체적이고 확고한 비전은 성공적인 인생의 필수 조건이다. 이것이 바로 이 과목을 우리 학과 전공필수로 한 이유이다. 더 나아가 우리 대학 학생은 우리나라 그리고 세계의 엘리트이다.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큰 비전을 개발하기를 바라는 것도 사실이다. 제대로 된 비전이 있으면 성공적인 인생을 위한 나머지 작업은 비교적 쉽다. 즉 자기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인생의 장기, 중기, 단기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이다.
나는 학생들이 이 과목을 통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재미있고 보람찬 비전을 세워 그 비전을 향해 힘차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비전의 중요성은 우리학과 학생에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 대학의 모든 학생, 더 나아가 우리나라 모든 대학생들에게 적용된다. 실은 이 훈련은 우리 고등학교 학생에게 필요하며 대학생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왜냐 하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은 입시공부에 밀려서 진지하게 자기 인생에 대해 생각하고 자기 전공을 정하는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에서 나는 이 과목에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적인 삶을 위한 비전개발과 비전달성 방법론을 정리하여 최근 책으로 만들었다. 책의 제목은 ‘넘버원보다 온리원이 돼라’이다. 이 과목을 수강하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