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는 길
내리는 길
  • 김정택 기자
  • 승인 2012.09.26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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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불변’에 대한 고찰
제16호 태풍 ‘산바’가 우리대학에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 산바가 휩쓸고 간 뒤, 우리대학 캠퍼스의 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대학 구성원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나무는 뿌리를 깊게 내리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불변과 영생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찍이 우리네의 조상들은 이러한 나무, 특히 상록수인 소나무를 보며, 꼿꼿한 선비 정신을 떠올렸다. 이러한 나무에 대한 인식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도 반영되어 있는 듯하다. 우리 사회는 이리 저리 휩쓸리기 보다는 원리와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덕목으로 여긴다.
하지만 꼿꼿하게 서있는 나무가 바람에 따라 쉽게 흔들리는 나무나 풀보다 항상 옳다고 말할 수 없다. 바람이 매섭게 불 때는 자신의 모습을 버리고 흔들릴 수도 있는 것이다. 꼿꼿이 서있다 단번에 넘어지는 나무를 보면, 상황에 따라서 흔들리는 것이 ‘진정한 불변’에 다가가는 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의 소신과 철학을 언제나 지키는 것이 진정한 불변인가, 아니면 상황에 따라서 소신과 철학을 바꿔 세상에 순응하는 것이 진정한 불변인가. 질문을 바꿔보자. 25년 동안 포스텍이 해온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진정한 불변인가, 아니면 변화한 세상에 적응하는 것이 진정한 불변인가.
항상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던 나무가 쓰러지니 캠퍼스의 전경뿐만 아니라 분위기 또한 바뀌었다. 최근 우리대학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변화가 이러한 모습으로 드러나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 자신에게 질문해 보자. 우리는 나무가 쓰러진 자리에 매서운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나무를 심을 것인가, 아니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심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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