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 있는 삶, 삶의 의미
의미 있는 삶, 삶의 의미
  • 이민우 / 생명 09
  • 승인 2012.06.0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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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보면 힘겨운 일들이 많다.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 많고 예상치 못하게 찾아오는 어려움도 많다. 어느 곳에 힘겹지 않은 인생이 있겠냐마는 특별히 포스텍 학부생의 삶은 다른 대부분의 대학보다 비교적 많은 과제와 퀴즈와 시험 등으로 인해 기본적으로 바쁨과 긴장의 연속이다. 학교 안에 갇힌 채 반복되는 일상이 너무나 답답할 때도 많다. 대학원생의 삶은 더하면 더했지 힘겨움이 덜하지는 않다. 이런 삶에 대하여 불평과 짜증 그리고 우울 등으로 우리는 대답한다. 그러나 우리의 이런 대답은 삶이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고른다는 것이 고된 삶에 대한 열쇠이다.
같은 상황에 대해서 모든 사람들이 똑같이 반응하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도 ‘이 학교는 너무 바쁘고 놀 것도 없어’라고 생각하며 불평하는 사람이 있고 ‘이 학교는 바쁘지만 결국 나에게 도움이 될 것이야’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주변 환경이 요인이 아니라 내적인 요인이 중요하다는 뻔한 소리이다. 하지만 막연한 긍정주의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막연한 긍정주의는 미래에 어떻게 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려하기 보다는 그냥 ‘앞으로 잘되겠지’라는 무책임한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반면 지금 말하고자 하는 것은 현실을 직시하고 그것에서 삶의 의미를 이끌어내는 것이다.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자신의 저서 <죽음의 수용소>에서 어느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인간 최후의 자유’가 있다고 말한다. 모든 삶이 통제 당하고 최악의 상황 가운데 있을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결정하는 자유는 누구도 빼앗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서 삶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하기보다는 삶에게 자신이 의미가 되어야 한다고 한다. 절대 좋게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말이고 그래야만 사람은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삶에게 자신이 의미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의미심장하다. 사실 따지고 보면 ‘나’ 자신이 없는 세상은 무의미하다.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이야기이지만 ‘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이 세상은 경험될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살아볼 수 있다는 것, 세상에 의미를 줄 수 있는 ‘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경이롭게 느끼며 어떤 상황에도 힘을 내서 살아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