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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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2.03.0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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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보람찬 일을 하는 사람이 되길
   

김 용 민 총장

신입생 여러분
우선 오늘 영광의 주인공인 여러분의 포스텍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 주신 부모님께도 심심한 경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나라처럼 입시경쟁이 극심한 나라에서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한다는 일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그 꿈을 이뤄 오늘 이 자리에 당당히 서 있습니다. 가슴 벅차고 자랑스럽기 그지없는 일입니다. 오늘이 있기까지 신입생  한 사람, 한 사람의 학업에 대한 열정과 각고의 노력도 상찬해 마땅한 일이거니와, 그 동안 가슴 태우시며 여러분을 돌보아 주셨던 부모님들의 희생과 고뇌도 대단하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오늘 여러분께 우선 여러분의 오늘이 오로지 여러분만의 노력과 능력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여러분이 이 자리에 있기까지 여러분을 가까이서 헌신과 정성으로 보살펴 주셨던 여러 분들, 즉 부모님과 친지들, 학교 선생님들, 그리고 더 나아가 따뜻한 눈빛으로 여러분을 지켜보고 가슴으로 지원했던 여러분의 이웃과 우리 사회를 함께 기억하기 바랍니다. 또  이 모든 분들, 그리고 우리 사회와 나라에 대해서도 깊은 감사와 사랑의 마음을 지녀야 하고, 또 이들이 여러분께 거는 기대와 염원도 가슴에 깊이 새겨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신입생 여러분께 사람이 살아가는데 기본적 물음이 될 수 있는 “나는 무엇을 해야 하나요”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제 평소의 생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상식적인 내용으로 들릴지 모르나 제 인생의 경험과 고뇌를 담아 드리는 말씀이니 경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이미 포스텍을 지망하면서 앞으로 인생의 방향을 어느 정도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앞으로도 인생의 도정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라는 문제와 연관하여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결정을 하게 될 것입니다. 세상이 워낙 급히, 그리고 자주 바뀌기 때문에, 한번 내린 결정을 바꾸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저는 40년 가까이 대학 강단에 서면서, 이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제자들에게, 언제나 그들이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할 점 세 가지를 알려 주고, 마지막 결정은 스스로 내릴 것을 권해 왔습니다.
그 세 가지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가>, 그리고 <그 일이 얼마나 보람 있는 일인가>입니다. 내 이 답변은 이미 30년 이상 곰삭은 것입니다.
누구나 가능하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는 게 좋습니다. 아무리 돈을 많이 벌고 세상이 알아준다고 해도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한다면 그것은 엄청난 멍에가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구나 그 일을 하면 몇 끼 굶어도 좋다는 그런 일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일>과 <놀이>가 함께 할 때, 인간은 가장 행복하고 또 창의적일 수 있습니다.
다음, 자신이 잘하는 일이 무엇인가 스스로 물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좋아해도 그 일에 재주가 없으면 생산성이 낮고 그 수확이 변변치 못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자신의 특장(特長), 특기를 찾아 그 일에 전념하는 것이 백번 유리하고, 장래도 보장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일의 보람입니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일도 내가 그것을 하면서 별로 보람을 느끼지 못한다면 언젠가 삶의 의미를 되씹으면서 좌절하게 될 것입니다. 예컨대 노름을 좋아하고 잘 한다고 해서 그것을 일생의 업으로 삼을 수는 없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우리 주변에는 세속적 잣대로는 그리 성공적이지 않은 일에 종사하면서도, 스스로 보람을 느끼고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하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이, 바로 내가 잘하는 일이고, 또 그 일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최상의 조합입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고민이 싹트는 것입니다.
언제나 주요한 결정에 앞서 이 세 가지를 함께, 그리고 가능하면 고르게 헤아릴 것을 여러분께 권합니다. 그러나 위의 세 가지 요소를 자신의 특성이나 능력 혹은 꿈의 영상에 따라 다양하게, 그리고 유연하게 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생애주기를 염두에 두고 강조점을 옮기는 것도 하나의 방식입니다. 즉, 청, 중년기에는 자신이 잘하는 일에 비중을 두었다가 나이가 들면서 좋아하는 일, 그리고 보람을 찾는 일로 역점을 옮겨 가는 것도 한 가지 방식입니다. 자신이 현재 하는 일에서 숨은 보람을 찾거나 혹은 그 일을 자신의 노력으로 보람되게 키우는 일도  의미 있는 일일 것입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도 돈이나, 권력 혹은 명예와 같은 세속적 잣대 때문에 위의 세 가지 요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와 연관하여 저는 신입생 여러분께 <주관(主觀) 세우기>, <멀리, 그리고 넓게 보기>, <선의후리(先義後利)>, 그리고 마지막으로 <초심(初心) 잃지 말기>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주관을 세우는 일은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되는 것, 내가 내 인생의 조타수(操舵手)가 되는 일입니다. 다른 이의 조언을 듣고, 함께 의논하되, 자신의 뜻에 따라 인생의 목표나 지향점을 정하고 그에 책임을 지는 일입니다. 그리고 큰 방향이 정해지면 지나치게 작은 상황변화나 주변의 관여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여러분께 멀리 보기를 권합니다. 근시안적 관점에 서면 당장의 이익에 우선하게 되고, 쉬운 길만 눈에 뜨이기 쉽습니다. 그러나 장기적 조망, 미래지향적 시관(時觀, time perspective)를 가지면 보다 근본을 추구하게 되고, 바른 길을 찾게 됩니다. 또 시간적 배열 속에 자신의 목표를 점진적으로 성취할 수 있게 됩니다. 아울러 넓게 볼 것을 권합니다. 세상은 급속도로 바뀌는데 옆도 돌아보지 않고 한 우물만 파다가는 큰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이미 산업사회에서 지식사회로 접어들면서 모든 분야의 경계가 무너지고 융합추세가 대세입니다. 그러므로 보다 폭 넓은 관점에 설 때에 비로소 큰 그림이 보이고, 시대의 추세를 읽을 수 있고,  일을 구조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다음으로 여러분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선의후리(先義後利)입니다. 부디 여러분은 앞으로 생애에서 지나치게 <이(利)>, <불리(不利)>를 따지기보다는 <의(義)>와 <불의(不義)>를 가리는 노력도 함께 하기를 부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인생의 여정에서 가끔, <내가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스스로 자문하기 바랍니다. 선의후리일 때  여러분은 배운 사람의 책임을 다할 수 있고, 아울러 이 세상에 인간적 향기를 뿌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거기에는 용기가 함께 해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기를 부탁합니다. 
마지막으로 여러분께 초심을 잃지 말기를 부탁하고 싶습니다. 아마 여러분 중 많은 이가 오늘 이 자리에 나름의 목표와 결심을 가지고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그게 바로 초심, 처음 생각이고 원점(原點)입니다. 초심은 비전, 꿈, 이상, 희망과 열정을 함축합니다. 그 안에 자신의 철학도 깃들어 있습니다. 초심에는 긴장과 결의가 있습니다. 그것은 새벽 창문을 열고 처음 느끼는 신선한 찬 공기처럼, 우리를 무섭게 흔들어 깨워주는 힘이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분은 앞으로 삶의 과정에서 초심에서 멀어져 가는 자신을 다그치며 초심으로, 원점으로 회귀하는 노력을 줄기차게 계속할 것을 청합니다. 그것 없이는 부족한 인간은 쉽게 일상의 깊은 늪에 빠져 <그날이 그날>인 삶을 영위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분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자주 <처음처럼>하고 속으로 외치시기 바랍니다. 
포스텍 신입생 여러분 !
여러분의 포스텍 입학을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이 나라의 발전에 큰 몫을 하는 위대한 인물로 성장하시기를 충심으로 빕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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