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사귀자는 말을 들어봤습니까?” “만우절~”
“언제 사귀자는 말을 들어봤습니까?” “만우절~”
  • 박지용 기자
  • 승인 2010.11.03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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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태솔로’, 작년 말 TV에서 방영되는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인 ‘솔로천국 커플지옥’에서 비롯된 말로, 사회에서 큰 이슈를 불러일으켰다. 이는 기독교의 ‘모태신앙’ 에서 따온 말로, 태어난 이후  한 번도 이성과의 교제가 없는 사람을 일컫는다. 케이블 방송인 <화성인 바이러스>에 33살인 모태솔로가 출연하여 주목을 끌었고, 모태솔로라는 말은 이제 일상에서 자연스러운 용어가 되었다.

 이제 곧 있을 ‘빼빼로 데이’, ‘크리스마스’ 등을 애써 외면하려는 그대들, ‘솔로천국 커플지옥’을 외치는 그대들, ‘무적의 솔로부대’라며 당당하게 커플들에 맞서는 그대들, 그 이름 당당한 ‘솔로’에 대해 포항공대신문사에서 파헤쳐보았다.  <편집자주>


 ‘무적의 솔로부대’는 2003년 ‘디시인사이드’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의 선전 포스터 등을 합성하여 만든 것을 시작으로 수많은 패러디가 생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제 솔로부대는 솔로를 지칭하는 말로 일반화되었다. 2008년 가수 유희열 씨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안 생겨요’라는 시(?)를 낭송하면서 인터넷에서 큰 이슈가 되었다. ‘내 주위에 하나둘씩 생기니 언젠가 나도 애인이 생기겠지 막연히 생각하시죠? 생각할 필요 없어요. 안 생겨요’ 라는 시구에서 알 수 있듯이, 솔로들의 마음을 뒤흔들어놓기 충분하였다. ‘솔로’라는 주제는 누구나 공감하고 관심 갖는 주제지만, 그 특성상 쉽게 꺼내기 힘든 주제이다. 그렇기 때문에 솔로에 관한 이슈들이 더욱 주목을 받게 된다.

 포스텍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9월 27일 총여학생회에서 주최한 ‘연애 특강’에 80여 명이 넘는 학우들이 참석하여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런 강연에 참석한다는 것이 민망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강의실 자리가 부족하여 바닥에 앉아서 듣는 학생들이 있을 정도의 높은 참여율은 역시 포스테키안들이 솔로, 연애에 관해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우리대학과 비슷한 환경의 카이스트 역시 마찬가지인 듯하다. 카이스트 학생들의 프로젝트 밴드인 ‘다윗의 막장’의 노래는 이 상황을 대변하고 있다. 솔직하고 적나라하지만 공감되는 가사는 수많은 솔로들의 마음에 불을 지폈다.

 ‘세상에 너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어. 한 명쯤 있다면 그건 네 엄마야.’ <세상에 너를 좋아하는 여자는 없다> ‘나도 여자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나도 여자친구가 언젠가 생기겠지. 학부 졸업 전일까 도대체 언제쯤일까. 어쨌든 서른 전엔 결혼하겠지.’ <헛된 희망찬>

 우리 대학에 유독 ‘솔로’가 많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2009년 10월 14일자 신문(282호)의 ‘Standard Postechian’ 기사에서, 학부생 283명이 참여한 설문조사에서 남자들은 당시 솔로 4090.1일째(11.2년), 여자들은 솔로 948.8일째(2.6년)였다. 왜 유독 포스텍에 혼자라 슬픈 솔로들이 많은 걸까. 솔로를 자청하는 포스테키안들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현격히 차이가 나는 남녀비율이 기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해요, 실제 여자가 약 20% 정도인데 그 중에도 대부분은 커플이라 애초에 기회가 적은 건 사실이에요.”
“학교 내로 국한되는 생활 패턴이 그 이유가 아닐까요? 신입생이지만 입학한 후에 거의 효자시장, 대이동 주변을 벗어나지를 않아요. 학교에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으니까요.”
“대학교에 오면 미팅ㆍ소개팅에 대한 환상은 다들 있잖아요? 서울에 있는 친구들은 매일 미팅에 소개팅에 정신이 없다지만……. 우리대학 주변에는 대학교가 거의 없어서 미팅ㆍ소개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과제가 너무 많아서 연애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는 것도 조금의 이유라면 이유겠죠?”
“연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어요. 그래서 그런지 아직은 연애에 관심이 없는 거 같아요.”
“연애 세포라는 게 정말 존재하는 걸까요? 계속 혼자 생활을 하니까 연애 세포가 죽어서 그런지 이런 생활이 익숙해지는 거 같아요. 어찌 보면 체념하게 되는 거죠.”
“대학로 문화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대ㆍ홍대를 보면 대학로 문화가 발달해서 분명 솔로 비율이 우리보다 훨씬 적을 걸요. 그러나 우리의 대학로는 효자시장...”
“학교가 좁아서 소문이 나는 게 무서워요.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연애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지는 거 같아요.”
“커플이기 때문에 겪어야 하는 힘든 상황들이 싫고 신경써야하는 것들 때문에 혼자가 편하고 좋아요…….”
“사실 공부를 오랫동안 해온 친구들이기 때문에 연애경험이 적어서 그런지 이성을 대하는 것에 미숙하죠. 그래서 가만 보면 애인이 있는 사람은 계속 있고 없는 사람은 계속 없는 거 같아요.”
“공대 여자에 대한 편견 때문에 실제로 다른 학교 학생들이 공대 여자를 꺼려하기도 해요.”
“남자 학벌이 여자 학벌보다 좋아야 한다는 사회적 편견이 특히 우리대학 여학생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생각해요. 포스텍이라면 우리나라 최고의 학벌이기 때문에 남자들이 만나기 전부터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죠. 특히 나이가 많아질수록 더한 것 같아요.”

 학생상담센터 조현재 상담실장은 “혼자 지내기 때문에 잃는 것은 많지 않다. 이성 친구가 없어도 동성 친구와 잘 지내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보통 다른 사람을 배려하거나 잘 대하는 사람이 대인 관계가 좋으며, 이성 친구를 사귀는 경우도 많아진다”라며 연애에 있어서 대인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사람, 저 사람 재다보면 사랑을 얻지 못한다”라고 조언했다.

 아직도 망설이는 남성들이여, 아직도 기다리는 여성들이여. 진실된 마음만 있다면 한 번 더 용기를 내어보는 것은 어떨까?


☞ 교지 ‘청년과학’ 2007년 여름호 에 실린‘CC 출몰 지역, 솔로들의 위험지대’라는 기사를 소개한다. 내용은 상황에 맞게 일부 수정되었다.

솔로들의 위험지대

제1절 너무나도 잘 알려진 지역

1. 지곡연못 + 지곡회관 지역 ★☆☆☆☆
이미 고전이 되어 모두가 알고 있는 지역이나 커플들이 솔로들을 배려할 것이라 생각하지 말지니, 11시 이후에는 알아서 피할지어다. 
2.  여사 앞 + 뽀뽀동산 ★★☆☆☆
솔로 여학우들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사의 입구를 막아버리는 아해들이 존재하니 솔로들은 얼른 기숙사로 들어갈지어다. 뽀뽀동산은 벤치를 없애거나 주변에 나무와 잡목들을 모두 베어버리는 것을 건의하고 싶노라(이 기사 이후 실제 여사 가운데 있는 뽀뽀동산의 나무를 모두 베어버려 지금은 내부가 훤히 보이게 되었다).
3. 청암학술정보관 ★☆☆☆☆
심야의 청암학술정보관 6층의 베란다는 갈 곳이 못되느니, 꼭 피할지어다. 한 방의 그룹스터디룸을 차지하고 있는 커플은 도서관을 그 본연의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지 않으니 꼭 나와서 공부할지어다. 각층의 으슥한 곳 또한 불안하니 솔로들은 공부에만 매진할지어다.

제2절 가기 힘든 지역

4. 운동장 뒤편 ★★★☆☆
현재 새 단장을 하고 있으니 많은 가로등이 생겨 음침한 곳을 남겨놓지 않기를 기대하노라.
5. RIST 단지 뒤쪽 및 쪽문 ★★★★☆
RIST 단지 뒤쪽에는 무궁무진한 장소가 있으니 밤에 산책하기에는 적지 아니 불편한 곳이 아닐 수 없도다. 
6. 실내테니스장 주변 ★★★★★
서로 매우 당황할지니, 다만 들어가지 말지어다.
7. 임시운동장(동초등학교 옆) ★★★★☆
거리가 조금 있는지라, 음주 후 즐겨 찾은 곳이라는 소문이 있도다(물론 꼭 그렇다고는 볼 수 없도다). 
8. 야외테니스장 ★★★☆☆
야외테니스장의 안쪽 의자와 여사에서 내려오는 곳에 있는 벤치, 그리고 여사의 반대편 쪽 길은 모두 다 인적이 드문 곳일지니, 찾으려 들지 말지어다.

제3절 생각하기조차 힘든 지역

9. 인재개발원 ★★★☆☆
인재개발원을 잘 찾아본 바, 그곳에는 벤치가 있나니, 필자는 확인한 바 없으나 소문이 있어 알려준다.
10. 실내테니스장 뒷산 ★★★★☆
또한 잘 모르노라. 설마 거기까지 갈까 싶었으나, 제보가 있었으니 알려주는 바이다.
11. 롯데마트 앞 연못 ★☆☆☆☆
주변에 거주하는 많은 시민이 찾는 곳이나, 그 빈틈을 노리는 분들이 있노라. 적절치 못한 가로등의 배치로 인해 어두운 벤치가 있나니, 벤치마다 가로등을 설치함이 응당 옳은 일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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