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식당 식대 인상
학생식당 식대 인상
  • 최유림 기자
  • 승인 2009.12.09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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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피한 인상인가? 복지회 vs 학생 조율 중

복지회 - 물가상승에 따른 식비인상은 당연
학생 - ‘반짝’ 식질 향상보다 저렴한 가격을

우리대학에도 물가상승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복지회는 지난 10월 말 학생식당(프리덤)과 교직원식당(위즈덤)의 식대 인상안을 총학생회를 비롯한 학내 주요단체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교직원식당의 식대는 직장발전협의회의 논의를 거쳐 현행 3,000원에서 4,000원으로 오를 예정이며, 학생식당 식대는 총학생회와 조정안을 논의 중이다.

복지회가 제시한 학생식당 식대인상 안은 조식을 1,700원에서 2,000원으로, 중ㆍ석식을 2,000원에서 2,500원으로 인상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인상안은 2007년 8월 조식이 1,500원에서 1,700원으로, 중ㆍ석식이1,800원에서 2,000원으로 인상된 지 2년 만에 비교적 큰 인상 폭이 제시된 것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었다.

식대인상의 목적은 가격현실화로 복지회의 독립채산제 기반 조성과 급식수준의 질적 향상이다. 복지회는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학생식당 식비를 인상해야 하는 이유로 학생식당의 지나친 적자와 복지회의 손익구조 변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를 들고 있다.

먼저 학생식당의 적자 문제를 살펴보자. 현재 학생식당은 조식의 매출대비 원기비율 146%로 식수인원 1인당 782원의 적자를, 중ㆍ석식의 매출대비 원기비율이 130%로 식수인원 1인당 600원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2009년 1월부터 8월까지 약 2억 2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했으며, 1년으로 환산하면 올 한해 적자는 약 3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2008년 1월부터 8월까지 약 1억 800만 원의 적자가 발생했던 것과 비교해 보면 올해 적자폭이 커진 것을 알 수 있다.

올해 식품값이 9.5%로 외환위기후 최대 폭으로 상승했고, 특히 8월까지 식료품 가격의 평균상승률이 10%에 육박해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점을 고려해 볼 때 이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따라서 물가상승에 따른 학생식당의 식대인상은 꽤 타당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복지회의 손익구조 변화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라는 이유는 학생들이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학생식당의 적자는 지금까지 복지회가 운영하는 카페테리아를 비롯한 편의점ㆍ통나무집 등의 매장에서 발생한 흑자로 메워 왔다. 그런데 △아카데미 식당(순이익 5,300만 원) 폐업 △커피숍(순이익 4,900만 원) 폐업 △카페테리아 매장 축소(순이익 4,400만 원 축소) △연지식당의 적자(1억 5,900만 원) 등으로 인해 1년 사이 복지회의 수익구조가 많이 변했다. 따라서 복지회는 기존에 식당부문의 손실을 수익매장에서 보전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식당의 식대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총학생회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학부생 212명 응답)에 따르면, 많은 학생이 학생식당의 적자가 3억 원 안팎으로 예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에 비해 연지식당의 적자가 복지회 수익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지적했다. 또한 연지식당 적자의 주요 원인이 패컬티 클럽(대학 정책사항)에 있으므로 대학에 지원금을 요청하라고 요구했다. 즉, 다른 수익구조의 변화로 인한 수입 감소가 학생들의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학생식당 식대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복지회 관계자는 “복지회는 흑자를 목표로 하는 단체가 아니므로 다른 매장에서의 이익을 최대한 학생식당과 교직원식당에 투입하여 구성원들의 편의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식대인상도 인상액의 50%는 적자 보전에, 50%는 식질 향상에 쓰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한 복지회 자체에서도 적자 발생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복지회 내부구조 개선 △지곡회관 내 커피전문점 입점(제과ㆍ생과일 등 간식메뉴 판매) △교내 도시락 주문 적극 유치 △크라운 베이커리 즉석 제빵 운영 등 자구노력을 계획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학생과 복지회의 의견 차이는 ‘식질 향상’ 부분에도 존재한다. 그동안 식대가 인상될 때마다 그 목적으로 ‘식질 향상’이 제시되었는데, 총학생회 설문결과 많은 학생이 ‘급식수준의 질적 향상’은 식대 인상 후 반짝일 뿐,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여준 적이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 때문인지 53%의 학생들이 식질 향상보다는 저렴한 가격이 우선이라는 대답을 했다.

학생과 복지회가 이렇게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총학생회와 복지회는 적정한 인상 가격을 조정하고 있다. 현재 복지회는 △1,300원 인상안(조식 300원, 중ㆍ석식 500원) △900원 인상안(조식 300원, 중ㆍ석식 300원) △700원 인상안(조식 300원, 중ㆍ석식 200원)을 조정안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총학생회의 설문조사 결과 약 60%가 총 300원~400원 인상을 원한다고 대답했다.

일단 복지회는 “학생들이 어떤 조정안을 내놓든 최대한 양보할 생각”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지만, 복지회가 생각하는 조정안과 총학생회가 제시할 조정안이 크게 다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식대 인상 향방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편, 식대 인상 안은 이번 주 복지회 이사회를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