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누리사업’ 이후는?
[기획취재] ‘누리사업’ 이후는?
  • 이규철 기자
  • 승인 2009.05.0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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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 시행

화공·기계·신소재과 ‘수소연료전지사업’ 참여
한 대학에 모든 예산 밀어주는 ‘선택과 집중’

지난 5년간 실시되어 왔던 누리사업(NURI : New University for Regional Innovation)이 오는 5월 31일로 종료되고, 6월 1일부터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이 시행된다. 지역경제 발전의 원동력인 지방대학의 역량 강화를 위해 실시되었던 누리사업은 141개 사업단에서 총 19만여 명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우리대학에서는 물리학과·화학과·신소재공학과·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등 5개 학과가 참여했고, 신소재·물리·화학과가 속한 ‘차세대 소재부품 인력양성사업단’의 예산으로 리더십센터·어학센터·교육개발센터가 설립되기도 했다.

누리사업에 우리대학이 참여한다는 데에 곱지 않은 눈길도 있었다. 누리사업은 지방대학 혁신역량강화 사업으로 지방대학의 역량을 높여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사업이지만, 지방의 중소기업에 취직하거나 벤처를 창업하게 하여 궁극적으로는 지방의 발전을 유도하려던 사업이었다. 하지만 우리대학 졸업생들은 지방의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에 취직하는 비율이 높아서 지방발전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연구지원팀의 한병규 대리는 “사실 우리대학의 교육이나 인력양성 방향이 지방발전이라는 누리사업의 궁극적인 목표와는 부합하지 못했다”라며 “이 사업에 참여하는 포스텍에 대해 주변 대학들이 항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새로이 실시되는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재양성사업’은 정부의 국토균형발전 전략인 광역경제권 신성장 선도산업 육성 계획과 연계하여, 지역 선도산업 발전에 필요한 우수 인재를 양성·공급하고자 지방대학을 지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올해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시행된다. 우리대학은 화학공학과를 주축으로 기계공학과와 신소재공학과가 협력하여 수소연료전지 분야의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이다. 최종발표는 정부기관의 심사를 거쳐 5월말로 예정되어 있다.

누리사업과 같은 학부생 대상 우수인재 양성 사업으로, 사업단은 인재양성센터의 단위로 운영된다. 한 센터는 선도산업 분야와 관련된 당해 대학의 학사조직 단위를 기본 단위로 구성하고, 복수의 학사조직이 연합하여 참여할 수 있다. 센터당 연간 50억원의 예산이 지원되고, 3년차 중간 평가에서 사업유지 판정을 받은 센터는 2년에 걸쳐 추가지원을 받게 된다.

새로이 실시되는 사업과 누리사업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인재양성센터의 축소 및 단일화를 들 수 있다. 누리사업은 ‘중심대학+협력대학’ 단위로 인력양성사업단이 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차세대 소재부품 인력양성사업단’은 우리대학이 중심이 되어 신소재·물리·화학과가 참여했고, 영남대 신소재공학과가 협력대학으로 참여했다. 예산이 사업단에 내려오면 그 안에서 대학별로 나누어지고, 대학별로 다시 예산이 짜여 집행되는 식이었다. 한병규 대리는 “여러 대학이 컨소시엄을 이루어 참여하게 되니 사업추진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해 다소 중구난방식이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력양성사업’은 각 분야마다 한 대학을 선정해 모든 예산을 그 대학에 밀어주는 ‘선택과 집중’의 형식을 띤다.

누리사업과 유사한 우리대학만의 애로사항도 있다. ‘광역경제권 선도산업 인력양성사업’의 필수성과지표 중 ‘인재양성센터의 취업률’이란 항목이 있어, 사업에 참여했던 우리대학 졸업생 중 일정 비율 이상을 대구*경북 지역의 기업에 취업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누리사업 때와 비슷한 이유로 그 취업률을 달성하기가 상당히 힘들다. 화학공학과 변재홍 과장은 “우리대학 학생들은 졸업 후 대기업이나 해외로 나가기 때문에 취업률 지표가 가장 고민이다”며 “목표치 달성을 위해 포스코 취직을 권장하거나, 졸업생들의 벤처 창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규철 기자 lkc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