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의 방정식으로 풀어내는 기상 예보의 비밀 - 기상 모델링
대기의 방정식으로 풀어내는 기상 예보의 비밀 - 기상 모델링
  • 임윤진 / 연세대 대기과학과 박사
  • 승인 2008.10.1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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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분해능 계산에 적합한 모델 개발과 초기자료 향상에 주력
지난여름 날씨 예보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나라가 시끄러웠다. 기상청이 6주 연속으로 주말예보를 오보함에 따라 나들이 계획에 차질을 빚은 국민들은 날씨 예보에 대한 불평불만을 토로하였다. 기상청은 이에 대한 해명자료들을 배포하였고, 현재까지도 국민들의 신뢰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언론 및 학계도 이러한 불확실한 날씨 예측과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제기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빈번히 인용되는 말이 수치예보모델의 노후화일 것이다. 최종적인 기상예보를 결정하는 것은 예보관의 몫이지만, 예보관이 예보의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 중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수치예보모델의 결과이기 때문에, 날씨 예측의 향상을 위해서는 수치예보모델의 예측성 향상이 수반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수치예보모델의 선진화를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들이 필요한 것일까?

수치예보모델이란 대기의 역학적겧갭??현상들을 설명할 수 있는 총체적인 방정식들을 컴퓨터 계산방법으로 풀어내는 커다란 함수덩어리이다. 수치예보모델은 예보 규모와 시간에 따라서 전지구예보모델과 지역규모예보모델로 나누어지며, 대기 공간을 일정한 격자, 적정수준의 파수, 면적 함수로 차분하냐에 따라 유한차분모델, 스펙트럴모델, 유한요소모델로 구분된다. 우리나라 기상청은 현재 스펙트럴 차분방식의 전지구예보모델(GDAPS : Global Data Assimilation and Prediction System)과 유한차분 방식의 지역규모예보모델(KWRF : Korea Weather Research and Forecasting)를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유한차분 방식의 수치예보모델은 연속적인 대기를 컴퓨터 공간에서 계산하기 위하여 연직·수평으로 마치 장난감 큐브와 같이 일정하게 배열된 격자점으로 구성한다. 각 격자점은 주위의 격자점과 구별되는 일정 소공간의 평균적인 공기의 성질을 대표하며, 기압·기온·바람·수증기량으로 그 성질이 정의된다. 이전 시간의 수치예보모델의 예보값과 가용할 수 있는 관측 자료들을 적절한 방법으로 섞어 나누어진 각 격자점에 대한 현실적인 초기조건을 만들고, 이를 토대로 차분화된 역학적 지배방정식들과 기상 물리 과정들을 수치해석적 방법을 통해 적분하여 해를 도출하고 다음 시간의 값으로 진화해간다.

여기서 역학적인 과정은 이류·확산과 같은 비교적 느린 유체의 이동을 나타내며, 물리과정은 실제 날씨현상과 관련된 작고 빠른 난류와 비구름의 운동을 주로 나타낸다. 이러한 방법으로 수치예보모델은 오늘과 내일의 날씨는 물론이고 일주일 후 심지어 수개월 후의 기후를 예측하는 데에도 적용이 된다. 이때 대기를 구성하는 연직 및 수평 격자점의 간격이 좁을수록 컴퓨터 공간내의 대기 상태변화를 좀 더 정밀하게 모의할 수 있게 되는데, 이러한 수치예보모델의 정밀도는 흔히 격자점간 거리로 나타내고, 이를 모델의 공간분해능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모델의 공간분해능이 높아지면 수치해석적인 문제와 관련된 계산 불안정을 피하기 위하여 시간 분해능도 함께 높아져야 하기 때문에, 공간분해능을 두 배 높이면 공간(x, y, z)과 시간(t)을 포함한 4차원의 각 방향으로 두 배씩 계산량이 늘어나 최소한 16배의 계산량이 늘어나게 된다. 슈퍼컴퓨터의 도입은 수치예보모델이 시공간적인 고분해능을 구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는 기반을 제공한다.

수치예보모델의 예측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고분해능 계산에 적합한 수치예보모델의 개발이다. 여러 노력들 중에서 날씨현상과 직접 관련된 기상학적 물리과정에 대한 개발 노력을 예로 들어 보겠다. 자연에서는 크기가 수cm에서 수km에 이르는 난류의 운동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단위격자를 최대 20km밖에 설정할 수 없었던 시기에 개발된 수치예보모델의 난류에 의한 에너지 및 물의 수송을 다루는 물리과정의 경우, 미세규모의 난류 운동들이 20km 격자 모델이 분해할 수 있는 큰 운동계의 기온·바람·습도 변화에 미치는 통계적인 효과만을 간접적으로 계산하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졌다.

하지만 컴퓨팅 자원이 풍부해서 5km 격자로의 구현이 가능해진다면 이전에 개발된 난류와 관련된 물리과정은 이에 맞게 개선되어야 한다. 따라서 단순히 이전 모델을 이용해 격자를 늘여서 고분해능으로 구현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 마찬가지로 식생의 호흡 및 광합성을 포함한 복잡한 지표 식생과 대기와의 상호작용 구현, 연직 고분해능을 통해 구현 가능해진 난류 경계층과 자유대기와의 상호작용, 구름 내에서의 물의 상변화의 다양성 고려 등과 같은 물리 과정들의 개선들은 고분해능 수치예보모델 안에서 섬세한 날씨 예측이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고품질의 현장관측, 위성 및 원격탐사 관측 자료를 확보하여 이전에 단순히 통계적으로 추정하였던 물리과정 내의 변수들을 개선하는 것도 수치예보모델의 예측성 향상을 높일 수 있다.

둘째, 수치예보모델을 올바로 구현하기 위한 초기자료의 개선이다. 수치예보모델은 자체적인 비선형성으로 인하여 초기자료의 민감도가 상당히 크기 때문에 현실이 반영된 최적화된 초기조건이 필요하다. 수치예보모델 격자마다 실측된 관측 자료를 이용하는 것이 이상적인 것이지만, 실제 관측망은 규칙적이지 않고 시공간적으로 넓게 산재되어 있다. 이에 비하여 수치예보모델은 각 격자점마다 상당수준의 신뢰성 있는 자료를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수치예보모델로부터 결과물을 다음시간의 수치예보모델의 초기자료를 위한 배경자료로 하여, 이 후 확보된 관측 자료를 관측 자료의 오차와 모델 자료의 오차를 고려한 최적화 방법을 통해 참값에 가까운 분석값을 산출하여 다음 시간의 수치예보모델의 현실적인 초기조건을 활용하고 있다. 이 때 최적내삽법·변분법·칼만필터 등과 같은 최적화 방법이 사용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상청의 경우 3차원 변분법을 통해 관측 자료를 활용하고 있다. 현재는 좀 더 나은 최적화 방법뿐만 아니라 위성·GPS 그리고 레이더를 통한 새로운 관측 자료들을 수치예보모델 초기화에 활용하는 방법들이 연구 중이다.

수치예보모델은 유체역학·기상학·수치해석·컴퓨팅프로그래밍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의 학문이 집약적으로 함축된 공간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이해하여 수치모델을 개발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현재 상황을 고려하여 차근차근히 각 부분별로 개발의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결국 선진화된 수치예보모델이라는 큰 퍼즐을 맞출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모델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초기조건의 향상을 위해서도 노력을 게을리 하면 안 된다. 수치예보모델의 예측성 향상을 위해서는 아직도 해야 할 일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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