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 문화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소통 문화의 활성화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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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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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과 학생들이 직접 만나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가, 리더십센터의 특강과 총학생회 주최의 행사를 통해 최근 두 차례 이루어졌다. 시행 두 번째 학기를 맞은 RC에서는 마스터 교수와 학생들의 만남이 시간과 장소를 불문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시도되고 있다. 소통의 시스템 면에서 볼 때 다양한 채널이 가동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대학의 소통 시스템은, 교수진 내에서도 여러 가지로 마련되어 있으며, 포비스 게시판의 다양한 글들을 보면 직원도 예외가 아니다. 학생과 직원, 교수 3자의 소통 체계가 잘 갖추어진 셈인 것이다.

그러나 소통 시스템이 구축된 데 비해 소통의 양상에서는 미흡한 점이 없지 않다.
첫째로 꼽을 것은 참여도이다. 수적인 면에서 우리 대학의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도, 총장과의 대화 자리에 나온 학생들이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각종 교수회의의 경우 자율적인 참여를 권유할 때 참석자가 적은 것도 마찬가지다. 우리대학의 구성원들이 본연의 사명인 학업과 연구에 누구 못지않게 매진하는 점을 십분 고려하더라도 이러한 현상은 유감스럽다. 구성원간의 소통이야말로 조직사회의 능률을 증대시키는 기초이자 조직구성원의 행복감을 증진시키는 궁극적 원천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생각할 것은 소통과 관련한 자세이다. 저조한 참여도가 이미 말해주는 것이지만 상호간의 소통에 소극적인 태도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점은, 미래의 리더인 우리 학생들에게 있어 특히 문제적이다. 강의실에서 쉽게 확인되듯이 우리 학생들은 시키면 말을 곧잘 해도 스스로 먼저 말하는 것은 꺼리는 편이다. 이러한 태도의 이면에는, 소통이 항상 상호소통이라는 점을 깊이 깨닫지 못한 의사소통에 대한 오해가 있는 듯하다. 소통이란 상대방을 전제한 사회적 행위여서,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관심, 화제에 대한 집중이 없으면 제대로 된 것이라 할 수 없다. 서로에 대한 존중과 열정, 화제에 대한 적극적인 흥미 등이 성공적인 소통의 필요조건인 것이다. 우리대학의 소통 시스템이 활성화되는 데 있어서도 이러한 필요조건이 충족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상호소통에 있어 예의와 열정, 흥미를 갖추기 위해서는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손님은 자기가 찾아간 곳의 미비점들에 대해 눈길을 주지 않으며 그것이 방문자로서의 예의이기도 하지만, 주인은 그렇지 않고 또 그럴 수도 없는 법이다. 주인이 주인인 소이는 모든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여기기 때문이다. 우리의 경우도, 소통의 장에 올라오는 모든 테마가 바로 자신의 문제요 자신이 그 일원인 대학 공동체의 문제라는 의식이 필요하다. 이는 미래사회의 리더가 될 소명을 부여받은 우리 학생들이 특별히 명심해야 할 사항이다. 사회 리더가 행하는 업무의 상당 부분이 의사소통에 할애되는 것은 조직의 전반적인 일에 있어서 주인의식을 가져야 리더이기 때문임을 깨닫고, 우리 학생들이 자기 주변의 일들에 애정과 관심을 갖고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바란다.

한편 교직원 모두는 학생들의 자세를 북돋아주고 키워주는 데 보다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 전국의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받아 미래의 리더로 배출하는 일은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기초를 확실히 다진 전문 인력의 양성은 이러한 사명을 이행하는 첫걸음에 불과하다. 우리 학생들이 단순한 기능인에 머물지 않고, 인간에 대한 애정과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을 키우고 올바로 실현하는 인재가 되게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궁극적인 과제이다.

이 과제를 실현하는 기본 방안은 무엇인가. 소통의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타인에 대한 애정과 사회의 미래에 대한 비전은 하나의 정보처럼 전달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학생들 스스로가 그것을 키워나갈 수 있는 토양을 구성하는 데 교직원이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성공적인 소통에 요청되는 매너와 애정, 열의를 대학 구성원 모두가 실천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