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함께 승리한다”
“우리는 함께 승리한다”
  • 강탁호 기자
  • 승인 2008.04.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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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틸러스를 사랑하는 사람들
현재 포항스틸러스 서포팅은 총 8개의 서포터스 단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2006년까지는 마린스라는 하나의 큰 단체 안에서 마음이 맞는 회원들이 소모임을 만들어 응원을 해왔다. 그러나 응원의 방향성, 정체성, 표현 방법 등의 다분화와 발전을 꾀하기 위해 하나의 서포터클럽에서 서포터스 연합의 체제로 바뀌게 되었고, 기존의 소모임들은 8개의 단체로 자리잡게 된다. 포항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단체는 ‘토르치다’, ‘루브로네그로’, ‘RPM’, ‘울트라 레반테’, ‘무한열정 3040’, ‘한(恨)-처음처럼’ 등 6개이고 대구 기반의 ‘엇따대구’와 수도권 기반의 ‘메트로마린스’도 있다.

단체마다 추구하는 서포팅의 방향과 가치관이 다양한 만큼 자신과 가장 잘 맞는 단체를 고를 수 있다고 ‘한(恨)-처음처럼’의 정희성 회장은 말한다. 예를 들어 ‘무한열정 3040’은 ‘서포터스 문화의 가족화’를 기치로 내걸고 30~40대 회원들이 가족과 함께 응원을 하는 모임이고, ‘극우포항적우회’라고도 불리는 ‘루브로네그로’는 20세 이상의 남성회원만을 받아 23명의 소수 서포터스들이 열정적인 응원을 해나간다. 또 ‘RPM’은 비교적 대규모로 200명 정도의 서포터가 있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폭넓은 연령대의 회원들이 모여 응원을 해나간다. 이렇듯 모임마다 특색은 다르지만 포항스틸러스를 응원하는 마음만큼은 모두 같다. 스틸야드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들은 통일된 서포팅으로 스틸러스의 승리를 위해 외친다.

그렇다면 이들 단체에서는 응원을 위해 무엇을 준비할까? ‘루브로네그로’의 문경섭 회장은 “직접 응원가를 제작하기도 하고, 직접 천과 페인트를 이용하여 걸개그림을 그리기도 한다.”며 ‘축구는 전쟁이다. 반드시 이겨라’, ‘영원한 우승후보 포항’, ‘We are the No.1’ 등의 문구를 그려서 걸고 열정적인 응원을 펼친다고 한다. ‘RPM’의 김호직 회장은 “경기 전에 현장 도우미를 온라인 상에서 모집하는데, 이들은 경기 참여인원 조사, 응원도구 준비, 응원물품 배치 등의 일을 하게 된다.”고 한다.
우리대학에도 서포터즈로 활동하는 몇 명의 학우가 있다. 그 중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스틸러스의 원정지를 밟아 보았다는 RPM의 김용태(전자 04) 학우를 만나보았다.

김용태 학우는 2006년 봄부터 RPM에서 활동했단다. 학교생활이 너무 따분하게 느껴지던 중에, 마침 인천 Utd의 서포터스로 활동하는 친구에게 자극받았다는 것이 본인의 말. 스틸야드를 찾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그 당시 활발한 활동을 벌이던 RPM에 바로 가입하게 된다. 처음 1년 정도는 그냥 뛰고 소리 지르는 평범한 서포터스에 머물렀지만 작년부터는 경기장에서 서포팅을 주도하는 현장팀에 들어가서 탐(북)을 맡아 열심히 쳤다고 한다. 서포터스 활동을 하면 좋은 점이 무엇인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경기를 실제로 눈앞에서 보는 것과 TV로만 보는 것의 차이가 엄청나요. 선수가 골을 넣으면 서포터스에게로 세레모니를 하며 달려옵니다. 그럼 우리는 막 철창을 흔들고, 선수와 하이파이브하고. 그럴 때면 정말 다른 세계에 온 것 같아요. 일종의 카타르시스라 할까.” 열정적으로 현장의 흥분을 전하는 그의 모습에서 기자 또한 묘한 흥분감이 일어남을 느꼈다.

“음, 또 우리 학교가 솔직히 포항, 포항사람들하고 거리가 있잖아요. 서포터스를 하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알게 되고,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리고 사람들이 다들 좋아요. 가족이죠.” 어느새 포항이라는 도시에 완벽하게 녹아든 걸까? 사투리만 안 쓸 뿐이지 포항 사람이라는 느낌을 대화 내내 받았다. “전국적으로 축구팀 연고지도 별로 없고, 또 스틸야드 만큼의 인프라를 가진 곳도 없어요. 아마도 우리대학 학생이 포항에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문화생활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생각해요.”

“무언가 자신의 열정을 바칠만한 것이 하나쯤은 있다는 것, 멋지지 않은가?”라고 말하는 김용태 학우. 그래서 오늘도 그는 레플리카(응원복)를 입고 스틸야드로 향한다. 염원하는 함성과 함께 뛰어오르는 사람들이 반겨주는 그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