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또 높아진 이공계장학금 평점기준
기획취재-또 높아진 이공계장학금 평점기준
  • 조규하 기자
  • 승인 2008.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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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올해부터 이공계장학금 평점기준이 기존의 2.7점에서 3.0점으로 상향조정된다. 또한 08학번 신입생부터 새롭게 시행되는 2+2 제도가 적용된다. 2+2 제도는 입학 후 4학기동안 평점 3.3점이 되지 않는 경우 장학금 지급을 중단하는 것이다.
우리대학 신입생의 80%가 수혜자로 선정되는 이공계장학금의 평점기준은 시행이후 2005년까지 각 대학이 마련한 기준을 따라왔으며, 우리대학의 경우 2.0점이었다. 그러나 2006년 2.4점, 2007년 2.7점으로 장학금의 평점기준이 상승했으며, 올해 3.0점으로 상향조정되었다. 앞으로 평점기준을 3.3점으로 상향조정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점기준의 상향에 대해 한국과학재단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재단의 이공계 장학사업 담당자는 “장학사업이란 우수한 이공계 학생들을 배출하자는 목적 하에 시행되는 것이지, 이공계 학생들에게 단지 학비를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다. 현재 포스텍과 KAIST의 경우 이공계 중점대학으로 선정되어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에 비해 전국의 다른 대학 학생들의 경우 입학당시 수능성적을 기준으로 이공계 장학금의 수혜 대상으로 선발된다. 그렇기 때문에 수능성적이 나빴다고 대학에서의 성적이 우수하더라도 수혜대상에서 완전히 제외되는 것은 당초 시행목적에서 어긋난다”고 말했다.
08학년도부터 저소득 및 장애인 우수자 전형(800명 선발)을 폐지하고, 재학 중 우수자 전형(500명 선발)과 2+2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역시 이와 같은 문제의식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제도는 장학생이라도 대학에서의 성적이 나쁜 학생에게는 지원을 중단하고, 남는 사업비용을 입학당시 선정되지 못한 성적우수 학생들에게 지원하기 위해 신설되었다.
물론 이와 같은 신설제도의 시행으로 다른 이공계 대학교의 학생들은 4학기 이후 장학금을 수혜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대학 학생들이 이공계장학금의 지급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 역시 높아졌다. 04학년도부터 07학년도까지의 성적 통계를 보면 3.0점 미만이 약 29.8%에 달한다. 이는 전체 학년의 평균 수치로, 고학년일수록 높은 평점을 받는다는 것을 고려하여 지난 4년간 1학년의 성적을 평균내어 보면 38.7%의 학생들이 3.0점 미만의 평점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이와 같은 수혜자 비율 감소는 평점기준 상향조정의 원래 목적인 면학분위기 조성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본다. 학점을 주는 것은 교수이기 때문이다. 우리대학의 경우 대다수의 수업이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이므로, 아무리 열심히 공부한다고 해도 A+를 받는 학생이 있다면 F를 받는 학생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평점기준의 상향에는 비수혜자 비율의 상승이 필수적으로 따르게 된다. 또한 08학번 신입생에게 새롭게 적용되는 2+2 제도의 경우 평점기준이 3.3점인만큼 앞으로 우리대학 내 이공계장학금 수혜자의 비율이 더욱 줄어들 것이다”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과학재단에 따르면 아직까지 평점기준이나 계속지원기준 등에 대한 차별적인 적용계획이 없다고 한다. 또한 앞으로 평점기준이 더욱 상향조정됨에 따라서 중점대학으로 선정된 우리대학에 대해 새로운 시행계획을 수립할지도 미지수이다.
한편 우리대학 관계자에 따르면 평점기준의 상향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입학 당시 이공계장학금의 수혜대상으로 선정되지 못한 20%의 학생에게 수여하는 지곡장학금 역시 이공계장학금의 운영수칙을 따르므로 현실적인 대처방안이 될 수 없다. 새로운 장학제도를 신설하여 2+2 제도에 의해 계속 지원이 중단되는 학생들에게 추가지원을 할지에 대해서도 아직 수립된 계획은 없다고 한다. 이처럼 대학의 미온적인 대처와 한국과학재단의 계속적인 평점기준 상향에 불만을 표하는 학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계속지원이 중단되는 2+2 제도가 적용되는 08학번 신입생들이 입학한 만큼 빠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