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적극적인 마케팅과 인성·인문학 교육을
[신년사] 적극적인 마케팅과 인성·인문학 교육을
  • 이석우 / 산경 학부87/ 산경 석
  • 승인 2008.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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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졸업생들이 사회의 중견으로 자리잡아가는 과정에서 본 모교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한다. A동문의 이야기. “신입사원 면접관으로 들어갔는데 우리 후배가 있었다. 제 생각을 발표해 보라는데 말을 제대로 못하는 거다. 나야 이친구가 똑똑한 줄 알겠지만….” B동문의 이야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동문 후배를 고객사에 소개시키는데, 고객이 웃더라. 이유를 물으니 전에 자기 밑에 포스텍 출신이 있었는데 멍청한 짓만 하다 나갔다고 하더라.”

최고의 영재들을 데려다 최고의 교육을 시키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다음의 원인들을 생각해 본다. 하나, 우리사회가 아직도 창조적인 ‘꼴통’ 인재를 활용할 줄 모른다.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을 데려다 ○○○일을 ○○○방식으로 ○○○까지 해라 명령한다면? 둘, 우리 모교의 신입생은 한국식 교육을 받은 뒤 입학을 하고, 그 상태로 구미식의 대학교육을 받는다. 구미의 기준으로는 이미 갖추었어할 소양에 공백이 생긴다. 세 번째는 우리 졸업생들의 준비 문제다. 나만 제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타인들의 게임을 이해하고 감당할 준비가 미흡하다.

이런 배경에서 모교에 다음과 같은 요청을 하고자 한다.
첫째, 포스텍과 포스텍 출신들의 특별함을 알릴 수 있는 매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쳐주길 바란다. 우리의 재능이 올바르게 쓰이도록 해야 한다.
둘째, 기초 인성 교육 및 인문학 교육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해 달라. 그처럼 우수한 자원들이 형편없는 교육을 받고 우리대학에 입학한다. 부족분을 채워달라.
셋째, 사회에 나아가 적응하고 발판을 만들 능력을 키워주길 바란다. 기회가 오지 않으면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이 문제는 동창회에서 적극 지원할 수 있다.
어려운 이야기로 시작했지만 사실 그 반대의 예도 무수히 많다. C동문의 경우. 회사에서 하도 평범한 일만 시켜 재미없어 그만두고 다른 걸 해보려고 사업계획을 만들었다. 그것을 본 상사가 적극 밀어 줄테니 나가지 말고 맘껏 해보라고 했다. 지금 그 동문은 정말 신나게 저지르며 그야말로 ‘날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니 우리가 더 힘을 모아 노력한다면 더욱 멋진 일들을 많이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