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종이 (Electronic Paper)
전자종이 (Electronic Paper)
  • 강관형 / 기계공학과 교수,박현
  • 승인 2007.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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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성·유연성 등 종이의 장점 최대한 닮은 디스플레이
전자종이는 그야말로 종이의 장점을 최대한 닮은 디스플레이를 의미한다. 따라서 종이에 인쇄한 것에 견줄만한 가시성·유연성(flexibility)과 함께 장시간 사용을 위한 저전력 소모가 요구된다. 전자종이는 기본적으로 전압이 제거된 상태에서도 원래의 이미지를 장시간 동안 보존할 수 있는 쌍안정성(bistability)을 이용해 소비전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편, 현재 평판형 디스플레이는 액정 디스플레이(LCD)와 플라즈마 디스플레이(PDP)로 대표된다. 그런데 두 방식 모두 빛의 투과를 제어하여 이미지를 재생시키는 방식(emissive type)이다. LCD는 백라이트(backlight)를 필요로 하고 PDP는 플라즈마 소스를 필요로 하여, 결과적으로 구동에 필요한 소비전력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유리기판을 사용하여 어느 정도 두께가 있고, 태양빛 아래에서는 선명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전자종이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유연성을 위하여 보통 유리기판 대신 훨씬 얇고 가벼운 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하게 된다. 더욱이 태양 빛 아래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게 되어, 기존의 디스플레이보다 분명 한 단계 진화한 디스플레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전자종이는 구동방식에 따라 전기영동(electrophoresis), 전기습윤(electrowetting), 액정(liquid crystal) 방식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구동방식에 따라 인가전압·명암비·응답시간·반사도 등에 있어서 각기 다른 특성들을 갖는 것은 물론이다.

그 중에서 전기영동 디스플레이는 1970년도부터 가장 오랫동안 연구되어 온 기술이다. Sony사는 2006년에 이 방식을 사용하여 Librie라는 전자책(e-Book)을 상품화하여 출시하였고, 국내기업인 iriver 역시 최근 터치스크린 방식을 채택한 시제품 BOOK2를 발표하였다. BOOK2의 경우 AAA 배터리 2개로 6개월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방식은 얇고 유연성이 높은 반사형(reflective type) 디스플레이로서, 서로 대조되는 색상의 용액과 입자에 전기장를 걸면 전하를 띄고 있는 입자가 전기영동에 의해 위아래로 움직이며 이미지를 출력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흰색과 검은색의 색상을 띈 이미지를 출력하고 싶다면 서로 다른 전하를 띈 흰색과 검은색의 입자들을 오일 속에 분산시킨 후, 특정 방향의 전기장을 걸어주면 된다<그림 1>.
전하를 띈 입자가 오일 용액 속에서 포함된 구조에 따라서 E-ink사의 마이크로캡슐 방식, SiPix사의 마이크로컵 방식, Xerox사의 회전공(twisting ball) 방식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이들 방식과는 달리 액체 대신 공기를 매질로 쓰는 Bridgestone사의 QR-LPD 방식이 있다. 이 방식은 다른 방식의 전자종이에 비해 고유의 높은 쌍안정성과 뛰어난 명암비와 반사율을 가지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구동전압이 비교적 높고 응답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향후 동영상을 구현할 수 있도록 응답 속도를 개선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두 번째로 전기습윤 방식은 전기습윤 현상을 응용하고 있다. 전기습윤이란 전기를 이용하여 소수성 계면 위에서 액체 계면의 접촉각을 제어하는 기술이다<그림 2(a/b)>. 액체 렌즈, 미니어처 카메라, 광섬유의 커뮤니케이션 스위치, 바이오 메디칼 lab-on-a-chip의 액츄에이터 등 많은 분야에 응용되고 있다.
전기습윤을 이용한 대표적인 방식으로는 <그림 2(c/d)>와 같은 형태로 색깔을 갖고 있는 오일을 미소 디스플레이 픽셀 내에서 폈다 오므렸다 함으로써 한 픽셀의 색상을 변화시키는 반사형이 대표적이다. 다른 방식으로는 오일과 물의 굴절률(refractive index) 차이를 이용하여 들어오는 LED 빛을 반사하거나 투과시키는 스위치 역할을 하는 Light Wave Coupled(LWC) 형태가 있다. 만약 LED의 빛이 오일에 입사되면 형광 성질을 띄는 오일은 여기(excited)되고 특정 파장의 가시광선을 발광하게 되어 디스플레이에 이미지를 출력한다.

<그림 3(a)>의 ‘ON’ 상태에서는 오일이 소수성 표면에 퍼질 수 있어서 LED에 의해 들어온 빛이 오일의 형광성질에 의해 <그림 3(c)>와 같이 가시광선으로 방출된다. 반면에 ‘OFF’ 상태에서는 전기장의 영향으로 접촉면이 넓어진 물로 인해 오일이 한쪽으로 밀려나게 되고, 물과 소수성 표면의 굴절률 차이에 의해 LED에서 방출된 빛이 다시 도파관(waveguide) 쪽으로 반사되어 <그림 3(d)>와 같이 빛이 보이지 않게 된다. 이 기술을 이용하게 되면 픽셀 휘도(luminance)가 백라이트에 의존하는 기존의 LCD에 비해 이론적으로 10~40배 높은 정도의 광도 효율(luminous efficiency)을 갖는 디스플레이를 구현할 수 있다.

전기습윤 방식은 컬러 구현이 가능하고 마이크로초 정도의 매우 빠른 응답속도를 가지기 때문에 비디오 속도를 가지는 반사형 컬러 전자종이로서 현실성이 가장 높은 방식이다.
세 번째로 콜레스테릭 액정(Cholesteric Liquid Crystal, ChLC) 방식의 전자종이가 있다. 기존의 LCD는 하나의 화면을 나타내기 위해서 연속적으로 전력을 소모해야 했던 반면에 ChLC는 특유의 쌍안정성를 이용하여 매우 적은 전력소모로도 이미지를 출력, 유지할 수 있다.

ChLC는 평면(planar)과 초점 원뿔(focal conic) 두 가지 안정된 상태로 배열되는데, 그 상태와 위치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이미지가 결정된다. 즉, 전압을 가하지 않은 평면 상태에서는 특정 파장을 가진 빛이 전반사되어 우리가 그 반사된 빛을 볼 수 있고, 특정 전압 이상을 걸어준 초점 원뿔 상태에서는 빛이 ChLC 셀의 뒷면으로 회절되거나 산재되기 때문에 그 뒷면의 색상을 볼 수 있다.

키랄 분자 특성과 가해지는 전압에 따라서 볼 수 있는 빛의 파장대가 달라지기 때문에 칼라 필터를 쓰지 않고서도 기존 LCD보다 더욱 생생한 칼라를 구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검정색 배경에 특정 칼라의 글씨를 나타내고 싶다면 글씨색의 파장을 반사시키는 키랄 분자와 Cell 뒷면이 검정색으로 이루어진 ChLC 구조를 이용하여 글씨부분은 평면 상태로 만들고, 나머지 부분은 전압을 가해주어 원뿔초점 상태를 만들어주면 된다. Fusitsu사는 2005년 세계 최초로 이러한 ChLC 방식을 바탕으로 칼라전자종이를 선보인 바 있다.

이러한 3가지 방법 외에도 트위스트 볼형 및 In-plane형 전기영동 방식, 원주회전 방식, 자기입자 회전식, 열감응 광투과 변형식 등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한 전자종이들이 현재 개발 중에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상업화를 위해서는 완벽한 컬러 구현, 동영상 구현을 위한 응답속도 개선과 같은 기술적 해결과제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한편 해외의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2011년 세계 전자종이 시장이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으며, 경제·산업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도 많은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은 무한한 시장 잠재력에 대한 인식아래 현재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에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까지 관련 원천기술 확보와 상업화를 위해서는 많은 연구투자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LCD 및 PDP등과 같은 주요 디스플레이 생산국인 우리나라의 선진기술력과 기존의 인프라를 이용하고 적극적인 연구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가까운 미래의 전자종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할 것으로 예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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