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경영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한다
기술과 경영이 만나 시너지를 창출한다
  • 승인 2007.03.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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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립배경과 필요성
기술 이해·혁신 통한 경영성과 극대화 추구
무한경쟁 시대에 기업 생존 위한 필수 요소

기업들은 현재 정보 혁명, 지식 기반 경쟁, 글로벌화 속에서 무한경쟁시대를 맞고 있다.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연구 개발 투자를 통한 핵심 기술의 보유와 지속적인 경영 혁신이 필수적이다. 특히 기술 그 자체의 연구나 개발보다는 경영 프로세스 속에서 기술혁신을 전략적으로 관리해야할 필요성이 높아진다. 이에 따라 기술을 이해하고, 기술의 영향을 조정·관리하여 경영 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경영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미국 국립과학학회는 기술경영(MOT : Management of Technology) 이란 엔지니어링, 학, 그리고 경영의 원리를 연결하여 기술적 역량을 계획겙낱?그리고 실행하여 조직의 전략과 운영상의 목표들을 만들고 달성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즉, 기술경영이란 기술과 경영 두 분야를 연결 및 통합하여 기술 혁신 및 기술의 산업화 등의 경영 성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글로벌 경제에서 효과적으로 경쟁하기 위한 기술 중심 기업의 전략을 다루는 학문이다.

기술경영은 1980년대 중반부터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MBA)의 윌리엄 밀러 교수가 ‘기술 경영’ 강의를 도입한 것을 시작으로 전 세계 경영대학원에 널리 퍼졌으며, 더 나아가 기술과 경영을 결합한 실무 능력을 지닌 기술사업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하여 기술경영대학원이 설립되기에 이르렀다. 기존의 경영대학원의 경우, 다양한 배경의 입학생들을 인사·재무 등의 경영 전반에 관한 능력을 갖춘 인재 양성에 목적을 두는데 반해, 기술경영대학원은 기술 탐색부터 기술의 사업화 등 기술혁신 관리를 가르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기술경영대학원의 경우 경영대학이 중심이 되어 경영자를 위한 기술을 가르치기보다는 공과대학이 중심이 되어 공학도를 위한 경영학을 가르치는 형태가 일반적으로, 기술경영 교육의 주체는 주로 공과대학이 되고 있다. 대학원 과정에서 사회과학의 배경을 가진 학생에게 공학기술을 접목시켜 본격적이고 전문적인 학문 분야로 발전시키기에는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기술경영의 중요성과 해당 인력의 수요가 날로 높아짐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에는 전공자들의 수가 미국과 일본 등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실정으로 전문 인력의 체계적 양성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우리대학은 지난 9월 교육인적자원부와 산업자원부로부터 서울대·성균관대·한국기술교육대와 함께 ‘기술경영 전문인력양성 사업’대학으로 지정됨에 따라 기술경영대학원을 신설하게 되었으며, 산업체 경력자들을 포함한 첫 신입생 15명이 3월 2일 입학했다.

입학생들은 인사조직관리, 재무관리, 하이테크 마케팅, 기술 분석 및 예측의 전공 필수 과목을 1학년 때 수강하고, 이후에는 기술 전략, 관리 및 기술 사업화 등의 과목과 타대학원의 전공 수업을 선택 과목으로 수강한다. 또한 여름·겨울 학기에는 국내외 기업체에서의 인턴쉽을 적극 지원하며 국내외 석학들을 초청한 특강도 개설하게 된다.

기술경영대학원의 학위 과정을 이수한 졸업생들은 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게 되며, 국가 또는 기업 R&D의 효과적인 관리와 성과물의 성공적인 사업화 연계를 담당할 기술경영 실무자, 현장의 연구개발 조직의 핵심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중간 연구개발 관리자, 그리고 기술 기반 기업을 경영하는 테크노 CEO 등의 진로로 나아가게 된다.

본 대학원의 학과장으로 취임하는 김수영 산업경영공학과 교수는 “우수한 기술적 성과들이 경영능력의 부족으로 사업화되지 못하고 사장되는 사례가 무수히 많다. 사회와 기업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능력 즉, 기술 혁신에 의한 사업 기회를 포착하고, 문제를 도출하고 실행하며 혁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상위 1%의 석학급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아울러 오는 4월 말경에는 기술경영대학원의 주최로 국내외의 테크노 CEO를 비롯한 석학들을 초청하여 강연회를 갖는 ‘기술경영 Week’를 개최할 예정이다.
최윤섭 기자 ambition@




■ 무엇을 배우나
기술발굴-분석-사업화 전과정 교육·연구
엔지니어 출신의 CTO·CEO 배출이 목표

기술경영이란 쉽게 말해 기술과 경영을 연결시키는 학문이라 할 수 있다. 기술경영대학원 조현보 교수는 기술경영의 과정을 “우선 기술을 발굴하거나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 기술의 시장성 등을 예측 분석하고, 마침내 기술을 사업화시키는 것”이라 정의한다. 실제적으로 기술경영대학원에서도 이런 기술과 경영의 과정을 연구하며, 커리큘럼 역시 이에 맞게 구성되어 있다.
기술 발굴의 대표적인 과목은 ‘Emerging Technology’ 과목이다. 수업은 우리대학 여타 학과 교수들을 매주 초빙하여 현재의 첨단 기술을 학생들이 접하게 하고, 현재 기술의 상황이나 앞으로 기술의 성향을 배우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기술 예측 및 분석의 대표적인 과목은 ‘Technology Analysis and Forecasting’ 과목이다. 상업화되어 있는 제품의 기술이나, 기술 자체의 현 상황을 조사 분석하고, 앞으로의 기술 발전의 방향도 예측해보는 과목이다.
기술 사업화의 과목은 제품의 시장성 시기를 분석하는 ‘Product Lifecycle Management’,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속한 여러 가지 기술 전체를 보는 ‘Operation Management’ 등이 있다. 이 외에도 신제품 생산 일련의 과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배우는 ‘Project Management’ 과목도 있다.

한편 우리대학 기술경영대학원 과목 중 석사·박사·통합과정 모두 적용되는 전공필수 과목은 △인사조직관리 △재무관리 △기술마케팅 △기술경제학 등 총 4개가 있다. 이 중 ‘인사조직관리’와 ‘재무관리’ 과목은 기존의 여타 경영대학원의 과목과 다를 게 없어 보이지만, 실제로 그 구성을 보면 많이 다르다.
‘인사조직관리’ 과목의 경우 기술관련 전문조직, 즉 R&D 중심 조직과 기술이전 및 기술거래 전문 조직을 중심으로 다루게 된다. 또한 ‘재무관리’ 과목은 엔지니어들이 개발한 기술과 재무제표의 관련성을 이해하여 엔지니어가 관리자가 되기 위한 회계지식과 엔지니어 출신 관리자들이 기업의 재무 의사 결정에 필요한 원리를 습득하는 데에 목표를 두고 있다.

이 외에도 ‘기술경제학’ 과목은 기술경영을 위한 미시경제학의 적용을 다루고, ‘기술 마케팅’ 과목은 첨단 기술을 토대로 하는 물품과 서비스의 마케팅과 마케팅 전략을 다룬다. 석사과정의 경우 이런 전공필수 과목 외에도 필수적으로 인턴쉽과 실습 프로젝트를 거쳐야 하며, 이 외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조현보 교수는 “앞으로 POSTECH이 세계적인 대학으로 발전하려면 훌륭한 연구인력을 기르는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들을 가능한 빨리 CTO나 CEO로 만들어 그들이 다시 POSTECH의 교육 및 연구 인프라를 개선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며, 여기에 기술경영대학원이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민우 기자 jaden06@




■ 국내외 현황
(美) 300여개 대학 연간 1만명 이상 학위 취득
(日) 기업-대학 공동 기술경영 컨소시엄 구성

국내에는 기술경영과 관련된 교과과정의 역사가 오래 되지 않았지만, 이미 구미 선진국 대학에서는 지난 50여년간 꾸준히 기술경영학과를 발전시켜 왔으며, 전 세계 많은 대학에서 기술경영학과가 운영되고 있다.

미국은 1986년 국립연구위원회 주도로 ‘Task Force on MOT(Management of Technology, 기술경영)’를 구성, 기술경영 활성화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90년 이후 MOT 과정 개설 대학이 급속히 늘어났고, 현재 300여개 대학에서 연간 1만명 이상이 기술경영 학위를 취득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기술경영대학원으로는 Resselaer Polytechnic University Lally School of Management & Technology(이하 Lally school), MIT Sloan School of Management(이하 Sloan School), Rutgers State University Faculty of Management 등이 있다.
이중 Lally school은 미국 내 최고의 기술경영대학원 중 하나로 꼽힌다(Ranking Business Schools on the Management of Technology, J.D. Linton, 2004). Lally school은 국내의 기술경영대학원들이 처음 설립될 때 벤치마킹한 대학 중 하나로, 1963년 설립되어 Full-time Residential MBA, Rensselaer at Hartford-Professional Management Degrees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유수의 인재를 배출해내고 있다.

Sloan School은 MIT 내에 설치된 기술경영대학원으로, 1950년 Alfred P. Sloan 재단에서 출연한 기금을 바탕으로 1952년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그 후 50여년간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기술경영 부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고수해오고 있다. Sloan School은 최근 전 세계에 분교를 설치하여 세계화에 힘쓰고 있으며, 아시아 쪽에는 중국에 분교(The MIT-China Management Education Project)가 있다.

일본의 경우 많은 대학에 기술경영대학원 과정이 개설되어 있다. 일본은 90년대에 세계 최고의 기술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기술사업화 능력 및 인재의 부족을 대미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보고 기술경영에 투자를 하기 시작했다.
일본 경제산업성에서는 지난 2003년에 2007년까지 연 1만명 수준의 기술경영 인력양성을 목표로 하는 ‘기술경영 교육진흥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기술경영 교재 및 교과과정 개발을 70여개 전문기관에 위탁·추진하고 있고, 샤프·캐논 등 50개 기업과 와세다·게이오 등 30개 대학 공동으로 기술경영 컨소시엄을 구성, 공조하고 있다.

현재 27개(2006년도 기준)의 기술경영대학원이 있으며, 기업의 필요성에 의해 기술경영 과정이 대학에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술경영 관련 교육과정을 개설한 대학원은 총 18개이며, 이를 통해 연간 400여명의 기술경영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산업기술재단 등 4개 기관에서 연 1,500여명이 양성되고 있으나 교육내용과 교육기간, 배출인력 수 등이 미흡한 수준이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술경영 교육은 초기단계로 교육과정 개발과 학생 및 교수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정부는 오는 2005년까지 연간 2,500명 수준의 기술경영 전문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그 방안으로 기술경영 전문 대학원의 설치를 꼽고 있다. 우리대학 역시 이 방안에 따라 올해 기술경영대학원이 신설되었으며, 앞으로 기술경영 전문인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유형우 기자 midnigh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