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대학원 제도와 그들의 생활
유럽의 대학원 제도와 그들의 생활
  • 이은화 기자
  • 승인 2007.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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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일과 학생 일 구분…연구제안서는 전적으로 교수 몫
⊙ 박사과정 졸업요건
ETHZ) 박사과정에 진학하기 위해서는 먼저 QE(Qualified Exam)를 통과해야 한다. 그 후 1년 안에 자신의 연구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는 졸업시 제출할 박사학위논문의 주제가 된다. 졸업을 하기 위해서는 채점자들 앞에서 1시간동안 구두시험(Oral Test)를 치러야 하며, 다양한 활동을 통해 12학점을 채워야한다. 이 학점은 강의를 듣는 것뿐만 아니라 컨퍼런스에 참가하여 발표하는 것, ETHZ 대학원평의회를 대표하는 것, ‘과학과 삶의 총체’라는 워크숍에 참석하는 것 등으로 채워진다.

EPFL) 박사과정을 마치기 위해는 먼저 석사학위가 필요하고, 3~4년의 Practice in Lab, 5~6개의 Course Work, 프로젝트 수행, 시험 등을 통과해야 한다. 이 시험은 자신의 연구주제를 20~30분정도 간단히 발표한 다음 1시간 동안 교수와 같은 몇 명의 전문가에게 질문을 받고 대답하는 Private Exam의 형태이다. 또한 일반대중을 상대로 하는 프리젠테이션도 수행해야 한다.

캠브리지) 과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Course Work를 하지 않는다. 1년차는 레포트를 제출해야 하며, 2년차가 되면 논문 Defense를 해야 한다.


⊙ 대학원생과 교수의 관계
ETHZ) 대부분의 교수들은 박사과정 학생들이 훌륭하게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들에게 많은 부담을 지우긴 보단 격려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대학원생들이 교수들에게 받는 대우는 교수들마다 천차만별이다.

EPFL) 대학원생이 새로운 연구주제를 제안하는 것은 매우 유연하게 받아들여지는 편이다. 보통 이곳에서의 교수의 역할은 박사과정을 일일이 지도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주는 Driver 정도이다. (독립적인 성향의 학생들에게 좋은 편)

캠브리지) 한국과 비교하면 평등한 편이다. 편하게 친구처럼 지낸다. 어쨌든 지도교수와의 관계가 좋아야 추천서를 받을 수 있다.


⊙ 연구실에서 대학원생들의 역할
ETHZ) 공적으로, 연구를 제외한 모든 추가적인 의무 사항들은 문서로 명시되어 있어야 하며, 그것들은 적어도 연구조교로서의 일과 연관되어 있어야 한다. 사실 이에 관한 어떠한 규정이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교수에 따라 다르다. 따라서 박사과정 학생의 ‘추가적인 업무’는 1년차 때 자기 졸업논문 주제와 상관없는 연구를 하는 것에서부터 커피 자판기를 관리하는 것까지 다양하다. ETHZ에서는 대학원생이 연구비와 관련된 업무를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재정적인 지원을 얻어내는 것을 배우는 것은 차후에도 소중한 자산이 된다. 박사가 된다는 것은 훌륭한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뿐만 아니라 네트워크를 만들거나 연구비를 따내는 개인적인 스킬 등을 익히는 것도 포함하는 것이다

EPFL) 연구비를 지원받는 것은 교수의 몫이다. 연구제안서 같은 것을 쓸 필요가 없다. 스위스에서는 교수들이 속해있는 국가기관에 연구제안서를 내서 연구비를 딸 수 있는 방법도 있고, 여러 산업체와 연관된 교수들은 거기서 연구비를 지원받을 수도 있다.

캠브리지) 연구만 한다. 교수가 할 일과 학생이 할 일이 구분되어 있다. 연구 제안서를 쓰는 것은 교수의 일이다. 한국처럼 교수가 학생의 직장을 구해주거나 하지 않는다.


⊙ 연구실에서 정해진 출퇴근 시간
ETHZ) 교수에 따라 다르다. 주말에는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교수가 있는가 하면 토요일 오후에 정규적으로 나오는 교수들도 있다. 박사과정을 마칠 때쯤 무언가 연구결과를 바란다면 반드시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하루에 15시간정도 일하는 것은 과도하다. ETHZ의 화학과에서는 그러한 업무조건을 갖고 있기도 하는데, 많은 편은 아니다.

EPFL) 유럽 대학원생들은 주당 최대노동시간에 대해 75% 일하게 되어있다. 100%가 40시간 정도인데, 우리는 30시간정도 일하게 되어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더 많이 일한다. 나의 경우엔 6시 30분 혹은 7시부터 시작하여 5시나 5시 반쯤에 끝난다.

캠브리지) 영국의 국민성과 관련해서 그런지 몰라도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라든지 출근일수가 없다. 한국처럼 밤 12시까지 실험실에 잘 붙어있지 않는다.


⊙ 대학원생의 휴가제도
ETHZ) 박사과정 학생들은 ETHZ의 고용인으로서 법에 명시된 대로 1년에 25일(공휴일 제외)의 휴가를 낼 수 있다. ETHZ는 크리스마스부터 새해까지 문을 닫을지라도 박사과정생들은 정해진 업무일을 맞추기 위해 나와서 일을 해야 한다. 이런 것들은 박사과정생들에게 이슈가 되지 않는다.

EFPL) 1년에 25일 휴가를 낼 수 있다.
캠브리지) 1년에 두 달 휴가를 낼 수 있다. (영국에선 모든 직업이 첫해에 5주 휴가)


⊙ 대학원생의 대표단체
ETHZ (AVETH Association of scientific staff at ETH Zurich)라는 단체가 박사과정·박사후과정·연구조교에 이르기까지 교수를 제외한 ETHZ의 모든 Scientific Staff들을 대표한다. 자유의지에 따라 회원이 될 수 있다. AVETH의 회장은 2명이다. 한때는 3명이었던 적도 있다. 이들 모두는 동일한 권리와 의무를 부여받는데, 회장 한명이 모든 일을 하기엔 시간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회장은 6~8명의 다른 대학원생들로 구성된 대학원평의원회(Board)의 의장직을 맡는다. 이 평의원회 구성원들과 회장은 1년에 두 번 열리는 학생회(Assoc iation) 회의에서 투표로 선출한다. 현재 평의원회는 스위스인만으로 이루어져 있지 않으며, 이 회의에서는 다양한 위원회의 Academic Staff 대표들도 뽑고 있다.

캠브리지) Graduate Union이 존재한다. 대표는 전 구성원의 직접선거로 선출한다.


⊙ 대표단체의 실질적인 대표성 여부
ETHZ) AVSETH 안에 존재하는 모든 위원회와 학생대표, 학생, 교수, 행정·기술 관련 직원들은 정기적으로 만나 특별한 주제에 대해 토의한다. ETHZ 기구들의 구성을 보면, ETHZ의 의회(회의)는 과와 행정의회(Executive Board)를 제외하고는 유일한 독립기관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위원회는 우리들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하나의 장소가 된다. 또한 새로운 제도가 법률로 제정되기 전에 이 위원회의 심사를 거친 다음 입법을 추진한다. 우리가 원할 때면 언제든지 AVETH와 총장을 비롯한 ETHZ’s Executive Board의 어떤 사람간의 어떤 문제와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는 회의를 제안할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스위스 정치문화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한국 대학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학생과 Academic Staff, Technical Staff들의 의견을 묻고 그것들은 조합하여 제도에 반영하는 것은 교수들의 권한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함으로써 더 효율적이고 받아들여지기 쉬운 제도가 만들어 짐으로써 결국에는 대학에 이익이 된다.

캠브리지) 자신이 관계된 칼리지 투표에는 관심이 많으나, 주로 문화행사를 주관하는 ‘Board of Graduate Studies’ 선거에는 잘 참여하지 않는 편이다. (학과

⊙ 대학원생 복지를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제도
ETHZ) ETHZ 자체는 대학원생을 위한 시스템을 갖고 있지 않다. 대다수의 대학원생들은 피고용인으로서 공무원 복지 혜택을 누린다.

EPFL) 공무원 개념이다. 이공계 대학원생은 공무원에 속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공무원들이 받는 혜택 같은 것을 다 받는다. 단지 월급밖에는 없지만 대중교통을 반값에 이용할 수 있는 4년간 유효한 카드를 제공받는다. 보험과 같은 데서 일반인보다 전혀 혜택을 더 받거나 하지 않는다.

캠브리지) 외국학생들을 배려하는 International Office가 존재한다. 소수를 대변하는 동성연애자 대표기구, 여성회 대표기구, 채식주의자 대표기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