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생산활동 한손에 쥐는 e-Manufacturing 기반 다져
지구촌 생산활동 한손에 쥐는 e-Manufacturing 기반 다져
  • 강진은 기자
  • 승인 2004.11.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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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이 연결되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 앉은 자리에서 지구촌 방방곡곡에서 이루어지는 생산활동을 제어할 수 있다면 어떨까? 생산기술과 정보기술의 융합을 통해 제품의 라이프사이클 전 단계에 걸쳐 분산제조와 협업환경 등을 제공함으로써 생산속도·비용·품질 혁신을 가능케 하는 새로운 생산 패러다임, 이른바 ‘e-Manu-facturing’이다.

e-Manufacturing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가장 기본적으로 제품 설계부터 생산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조 공정에 대한 ‘표준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표준화’를 위한 기구로 ‘국제표준화기구(ISO,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이하 ISO)’
가 있다.

ISO는 상품 및 서비스의 국제적 교환을 촉진하고, 지적·과학적·기술적·경제적 활동 분야에서의 협력 증진을 위하여 세계의 표
준화 및 관련 활동의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기구다. 이러한 목적 달성을 위하여 ISO는 국제표준 및 규격을 개발하여 이 규격
들이 세계적으로 사용되도록 하는 활동을 한다.

ISO의 인증을 받아 국제표준으로 채택되기 위해서는 네 번의 투표를 거쳐야 하며, 투표단은 그 분야에 관련한 분과의 국가로 구
성된다. 제출된 표준안은 투표를 통해 WD(Work Draft), CD(Committee Draft), DIS(Draft International Standard), FDIS(Final
Draft International Standard)의 단계를 거쳐 IS(International Standard)로 인정된다.

이와 관련하여 한국기술표준원은 지난 9월 18일, 물리제어장치 분야 중 서석환 교수(산공) 팀이 제안한 선반공정정보와 선반공
구정보에 대한 표준 두 건이 만장일치로 국제표준으로 채택됐다고 밝혔다.

물리제어장치 전반에 걸친 국제표준 제정에 관한 논의는 지난 94년부터 시작됐다. 50년대 MIT에서 기계어를 사용한 최초의 공작기계 제어장치를 만들어낸 이후, 50여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기까지 줄곧 기계어를 사용해오고 있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방식은 폐쇄적이고 수동적인 제어로 일방적인 정보전달만 가능하여 급변하는 기술에 발맞추기 힘든 것이었고, 이는 변화를 거부하는 보수적인 현장 분위기에 기인했다. 자연스럽게 정보기반 생산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이를 위해서는 제조사별로 제각각인 각종 정보를 표준화하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했다.

가장 먼저 표준 제정에 착수한 부문은 밀링이었다. 밀링 부문에 관한 연구는 독일의 아헨공대에서 시작되었고, 10여 년간 무수한 논의를 거친 끝에 올해 초 국제표준이 제정되었다. 그리고 지난 2000년 2월, 밀링에 이어 선반 부문에 대한 표준 제정 작업이 시작되며 서 교수 팀도 그 해부터 연구에 착수했다. 그리하여 2002년, 서 교수 팀은 스투트가르트공대 연구팀과 공동(우리 대학이 주저자)으로 선반공정정보와 선반공구정보에 대한 표준 모델을 제시하여 CD단계를 통과했다. 그리고 지난 9월 18일 DIS단계를 만장일치로 통과함으로써, ISO 규정에 따라 다음 단계인 FDIS를 거치지 않고 IS로 채택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지난 2002년 집계된 공작기계분야 세계시장 규모는 약 40조원, 국내 시장은 약 1조4800억원으로 현재 우리나라는 이 분야 주도
국인 유럽과 미국 등지로부터 전체 수요량의 90% 정도를 수입하고 있다. 그러나 서 교수 팀이 제안한 규격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되는 동시에 서 교수가 ISO의 산업자동화 물리제어 분과(ISO / TC184 / SC1 / WG7)의 의장으로 선임됨에 따라, 한국기술표준원 측은 향후 이 분야에 대한 기술 및 표준을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