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도 학생도 같이 미쳐야 좋은 연구결과 나와 ‘my family’의식 필요···연구성과에 대한 자부심, 돈과 바꿀수 없이 소중
교수도 학생도 같이 미쳐야 좋은 연구결과 나와 ‘my family’의식 필요···연구성과에 대한 자부심, 돈과 바꿀수 없이 소중
  • 이신영 기자
  • 승인 2004.05.1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체세포 복제 시 체세포의 핵을 분리해서 난자에 넣은 것인가요?

체세포로부터 핵을 분리하다 보면 핵에 손상이 가해지기 마련이고 핵만을 난자에 삽입할 경우 융합이 잘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막이 존재하는 체세포를 분리해서 난자에 삽입하여 세포간 융합이 일어나게 해 주었습니다.

-난구세포(cumulus cell)를 복제 대상으로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인은 정확히 모르지만 같은 종일지라도 개체 간에 복제 효율이 확연하게 차이가 나며, 개체 내에서도 조직에 따라 복제효율이 천차만별입니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어떤 체세포가 복제에 적합한지를 테스트해 보아야 하는데, 그 결과 여성의 경우 난구세포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판정되었습니다. 남성의 경우에는 귀 섬유아세포(ear fibroblast)가 가장 효율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핵이식과 핵치환은 어떻게 다르나요?

일본에서 두 용어가 혼용되어 사용되었지만 다른 의미입니다. 핵치환은 두 개의 세포 간에 핵을 치환하는 것을 의미하고, 핵이식은 핵을 빼내어 핵이 제거된 다른 세포에 핵을 삽입하는 것입니다.

-학술지 ‘Nature genetics’에 실린 논문을 보면 모계의 미토콘드리아만 복제양에서 살아 남았다는 보고가 있는데 사실인가요?

어느 시기에서 실험을 했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논문에서 보고한 시기에서는 모계의 미토콘드리아만 검출되었지만 그 이후 발달단계에서는 부계의 미토콘드리아가 검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동물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말할 수 없습니다.

-교수님의 대학원 생활에 대해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전근대적인 대학원 생활이었습니다. 교수님들이 당시에는 영어 원문조차 잘 읽지 못하시곤 했기 때문에 스스로 테마를 정해서 공부해야 했습니다. 교수님들을 무시하자고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으로 얼룩진 한국 현대사가 낳은 현실을 지적하는 것일 뿐입니다. 결혼 했음에도 일주일에 2번 정도만 집에 들어갔고 죽기살기로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심지어 아내가 출산했는데도 집에 가보지 못했었죠. 가족들에게 무척 미안합니다. 하지만 학문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에 미쳐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실험하는 것을 보고 신들린 손 솜씨라고 합니다. 다른 사람 1시간 걸쳐 할 일을 10분이 채 못 되어 해치워 버리기 때문입니다. 6~7년에 걸쳐 실험실과 농장을 오가며 단련했던 실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 실험실에 추가로 교수님이 두 분 더 계시던데 어떤 직분인가요?

일본의 경우에는 우두머리 교수 밑에 급이 낮은 교수들이 있고 이들이 주로 학생들을 지도하는 방식으로 랩이 운영되는 것을 보았는데요.

나머지 두 분 다 독립적인 교수의 직분이지만 같은 실험실에서 각기 자기 영역을 책임지며 긴밀히 협력하고 있습니다. 독립적이지만 서로 보완하는 관계이며 이런 끈끈한 협력이 있었기에 오늘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실험에 미쳐서 주말도 휴일도 없다고 하는데 이게 어떻게 가능하나요?

교수도 학생도 같이 미쳐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우선 ‘my family’의식이 필요합니다. 어려움, 불행, 성공을 다 함께 한다는 철저한 가족 정신이죠. 전 실험에 실수가 있거나 지각한 학생들에게 무섭게 훈계합니다. 하지만 그들을 진정 아끼고 그들의 성공을 위해 훈련시킵니다. 실제로 저희 랩 졸업생들은 박사학위를 받기 전에 교수 자리를 배정받습니다. 둘째로 ‘자부심’입니다. 과학자로서 자신의 연구성과에 대한 자부심이죠. 이것은 돈과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입니다. 제가 비록 전세 생활을 하고 포항공대 교수님들에 못 미치는 월급을 받지만 커다란 자부심이 있기에 당당히 살아갈 수 있습니다. 셋째로 솔선수범하는 리더(leader)가 필요합니다. 명령하는 사람(commander)이 되어서는 효과적으로 랩을 운영할 수 없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요구하는 바를 몸소 실천할 때 학생들도 기꺼이 저의 요구를 따를 수 있습니다.

-지도 학생이 과나 대학원 총학 활동을 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환영합니다. 과학자는 상아탑 안에서 연구만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와 대화하고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다른 활동에 시간을 들인다면 그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할 것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