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사망원인 54가지 중 흡연관련 질병이 25가지
[건강칼럼] 사망원인 54가지 중 흡연관련 질병이 25가지
  • 하명화 / 산업의학*예방의학 전문의
  • 승인 2000.04.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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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을 피하는 것이 올바른 음주습관
지난해 건강 강의시간에 포항공대생들의 흡연여부를 물은 적이 있는데 흡연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1/3정도로 절반을 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일반 성인남자에 비해서는 그리 높지 않은 흡연율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것으로 사회인이 되어서도 흡연을 아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흡연은 단일요인으로 1,100여 가지의 유해성분을 가지고 있어 가장 많은 질병을 일으키며, 단 한가지의 생활습관의 변화로 가장 많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단연 금연실천을 꼽는다.

담배는 아메리카 인디언 원주민들이 유일하게 피고 있었던 것으로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신대륙을 발견한 이후에 전 세계로 퍼지게 되었으며, 우리 나라에는 임진왜란 때 일본에 의해 처음으로 소개되고 병자호란 때 중국으로부터 묘목이 전해져 들어오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선진국에서도 요즈음과 같은 담배가 대량생산이 시작된 것은 1920년대 이후로 알려져 있다.

한편 흡연자가 많아짐에 따라 이와 관련된 병이 증가하는 것을 보고 1950년대에 이르러 영국의 리차드 돌 교수 팀에 의해 의사 2만여명을 대상으로 하여 본격적으로 흡연의 유해성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0년 후에 질병의 발생이 흡연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밝혀내고, 그 이후에도 연구는 1991년까지 40년간 지속하여 1994년 파리에서 열린 담배와 건강에 관한 세계회의에서 연구내용을 발표하게 된다. 이에 따르면 흡연자 중 절반은 자신이 핀 담배로 인해 사망하게 되며 평균수명은 7년이 단축되고 암발생률은 비흡연자에 비해 14배, 사망률은 2배가 더 높다고 하였다. 또한 사망원인 54가지 중에서 흡연과 관련된 질병은 25가지이고 이중 암 종류가 17가지라고 밝혔다. 흡연의 유해성분 중 세 가지 주요 성분은 니코틴*타르*일산화탄소로, 니코틴은 혈관수축작용이 있어 심장질환, 뇌혈관질환이나 말초동맥폐쇄증을 일으키고 위산을 분비시켜 위장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며, 타르는 발암물질로 설암,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 직장암, 췌장암, 방광암 및 신장암 등을 일으키고, 일산화탄소는 저산소증을 초래하여 모든 질병을 일으키는 촉진제 역할을 하게 된다.

흡연의 유해성을 잘 알면서도 좀처럼 끊어지지 않는 이유는 니코틴 성분 때문이다. 담배 한 모금을 빨아들인 후 7초가 지나면 뇌에 도달해서 즐겁게 하는 중추를 자극시켜 기분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는 것 같으나, 20분이 지나면 니코틴의 혈중 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하여 니코틴이 체내에서 완전히 빠져나가는 데 걸리는 시간인 2시간 이전에 자신도 모르게 담배를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담배를 마리화나와 같은 마약보다도 더 중독성이 강한 마약이라고 규정하였다. 그러나 담배를 끊는 것은 사랑하는 연인이나 오랜 친구를 잃는 것과 같다고 표현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쉽지 않아,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가 필요하다. 금단증상은 3∼4일경에 가장 심하고 3∼4주가 지나면 차츰 감소하게 되는데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물을 많이 마시고 과일이나 야채의 섭취를 늘리면 도움이 된다.

며칠 전 TV에서 대학생활 새내기들의 모습을 그린 프로그램을 시청하다가 신입생환영회에서 바가지에 막걸리를 잔뜩 부어 마시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조금은 다른 신입생환영회의 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포항공대 학생들의 신입생환영회 모습도 마찬가지일까 궁금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의 발표에 의하면, 현재 우리 나라의 간암 및 간장 질환에 의한 사망이 세계 제1위라는 기록을 가지고 있다. 이는 우리 나라가 종국에는 폭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술잔을 돌리는 독특한 음주 문화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마신 술은 20%정도가 위장에서 흡수되며, 나머지 80%는 소장에서 흡수된다. 흡수된 에탄올은 90% 이상이 간에서 대사가 이루어져 아세트알데히드를 생성하는데 이것이 숙취의 원인 물질로 얼굴을 붉게 하고,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며, 두통과 위통을 유발시킨다. 건강한 성인남자가 맥주 1병 또는 소주 1병을 마신 후 대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각각 3시간 및 15시간 정도이며, 간이 정상으로 회복되는데에는 72시간이 걸린다. 간이 회복할 사이도 없이 계속 술을 마시게 되면 신체 구석구석에 영향을 미친다. 술은 중추신경을 마비시켜 취하면 기분이 좋아지는 듯 하나 지나치면 뇌세포를 손상시켜 기억력상실 및, 심하면 알코올성 치매를 유발한다. 음주로 가장 타격받는 기관은 간장이며, 위 점막을 자극하고 위산분비를 촉진시켜 소화장애, 구토, 위염, 위궤양, 췌장염을 일으키고 심지어는 암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술은 필수 영양소가 결핍된 고열량 식품으로(에탄올 1g당 7.1Kcal) 술을 마시면서 안주를 많이 먹으면 비만을 초래하고, 안주를 안 먹으면 영양 결핍증이 온다.

한편 지나친 음주는 독이 되지만 적당한 음주는 약이 될 수도 있다는 보고도 있다. 알코올이 처음으로 보급되기 시작했던 중세유럽에서는 술이 모든 ‘의약의 여왕’이라고 할 정도로 일반인은 물론 환자에게까지 널리 권장하였으며, 동양 한방에서도 ‘백약의 으뜸’이라 하여 심장병의 치료에 쓰였다는 기록이 있다. 소량의 음주가 전체 사망률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 결과들을 보면 음주와 전체 사망률간에는 영어의 ‘J’ 모양을 보인다. 즉 비음주자의 사망률은 오히려 소량 음주자의 사망률보다 높고 과량 음주자의 사망률은 비음주자나 소량음주자의 사망률보다 현저하게 높다는 것이다. 소량의 음주가 사망률을 낮추는 기전은 항동맥경화 효과가 있는 HDL-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심관상동맥질환에 대한 예방효과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약이 되는 정도의 주량은 질병이 없는 건강한 성인 남자에서는 2 음주단위, 여자는 1 음주단위라고 하는데, 1 음주단위는 맥주 한 캔, 포도주 1잔, 위스키 1잔, 그리고 소주 1잔을 일컫는다. 그러나 소량의 음주가 관상동맥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는 있으나, 다른 암 등의 질병이나 사고로 인한 사망률은 높인다고 한 연구 결과들을 볼 때, 소량의 음주가 약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건강을 위하여 일부러 술을 마시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으며, 마음껏 마셔도 된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적당량의 술을 마시기 위해서는 술잔을 돌리지 않으며 기분 좋게 마실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올바른 음주 습관은 첫째가 절대로 폭음을 피하는 것이다. 두부, 생선, 고기, 치즈 등의 단백질 안주와 함께 술을 마시면 알콜을 위에 오래 머물게 해서, 알콜이 위에서 분해될 틈도 없이 장으로 흘러가 혈액의 알콜 농도를 높이는 것을 막음으로써 간을 보호할 수 있다. 알콜의 신속한 배설을 위해서는 물을 마시는 것이 효과적이며, 딸기, 수박, 참외, 감, 포도, 귤, 사과와 같은 과일 안주는 알콜의 대사를 빠르게 해주어 숙취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술을 마신 다음에는 혈액 속에 부족해진 당분과 전해질을 공급해 주기 위해 꿀물이나 인삼꿀차, 북어국, 콩나물국, 칡차, 유자차, 대추차, 수정과 등이 좋고 카페인이 함유된 홍차나 커피는 중추신경을 교란시키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땀이 배어날 정도로 30여분간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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