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문제를 통해 본 환경문제의 관점-강대국 자본논리에 좌우되는 인류의 생존권
기후변화문제를 통해 본 환경문제의 관점-강대국 자본논리에 좌우되는 인류의 생존권
  • 이헌석/청년환경연합
  • 승인 2001.05.09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은 ‘환경운동’을 이야기하면, ‘자연보호운동’이나 ‘분리수거’를 생각하는 듯하다. 70년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된 ‘환경운동’이 정부주도의 자연보호운동이었고, 언론을 통해 중요성이 강조되어 온 환경운동의 실천 방법이 ‘분리수거’나 ‘생활오수’문제였으니 우리의 환경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은 처음부터 왜곡된 형태로 시작되었고, 그렇게 고착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부시 행정부에 의해 전격 감행된 기후변화협약 교또의정서 탈퇴는 환경문제를 둘러싼 복잡성과 이권 문제를 잘 들어내 준다.


온실 가스 미국이 전체 1/4 배출

1992년 리오 환경회의를 통해 만들어진 기후변화협약은 온실가스 문제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 협약이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각종 온실가스는 대기 중에서 지구의 평균기온을 계속 상승시키고 있다. 최근 수년 간의 기온이 1천년 동안의 평균 기온을 계속 갱신하며 상승하고 있고 98년 15일 동안의 게릴라성 호우, 연안해의 고온 현상 등 이전에는 보기 힘든 일들이 우리나라에도 하나 둘 생기고 있다. 이러한 기상이변과 기후변화의 위험성은 7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하였고, 여러 가지의 과학적 논쟁을 거쳐 1992년에 와서야 이 문제에 대한 국제적 논의가 시작된 것이다.

지구를 온난화시키는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이외에도 유기물이 부패할 때 발생하는 메탄, 냉장고 등의 냉매로 사용되는 프레온 가스 등 다양하기 때문에 인류의 생활에서 배출되지 않을수 없는 물질이다. 하지만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양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산업 수준과 생활 수준에 따라 그리고 산업의 편중도에 따라 그 양이 천차만별이다. 특히 석유화학공업, 자동차(수송) 등 화석연료를 직접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산업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은 가히 절대적이며, 국가적으로는 미국이 전체의 1/4 정도를 배출하고 있고, 상위 10개국이 전체의 70% 이상을 배출할 정도로 국가별 차이가 심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기후변화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후변화협약 회의장은 선진국과 후진국, 산업계와 환경단체들의 격돌의 장이다. 미국의 경우, 자국 산업보호와 개발도상국들의 참여 문제로 매번 기후변화협약의 걸림돌로 작용해 왔고,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받고 있는 남태평양의 열도국가들(이들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국토가 점점 좁아지고, 기상재해를 계속 받고 있다.)의 경우, 자국의 피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으로서 온실가스의 즉각적인 감축을 주장해 왔다. 석유산업계(석유생산을 하는 다국적 기업들)는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기후변화문제가 실제보다 과장되었다는 연구를 지원하고, 사실을 은폐하기 위한 신문광고와 관련 학자들에 대한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997년 세계 각국은 일본 교또에 모여 온실가스 감축의 기본안을 마련했다. 전문가 그룹과 환경단체들이 주장했던 20여%(1990년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의 감축안을 뒤로 한 채 5.2% 감축안으로 결론을 맺었던 교또 의정서는 “충분하지는 않지만, 기본적인 합의를 이끌어낸” 최초의 합의로서 의미를 가져왔던 것이다. 하지만, 국가대표들이 모여 만든 의정서는 각국 국회의 비준을 거쳐야 공식적인 효력을 가진다.

97년 이후 진행된 기후변화협약에서 교또 의정서를 바탕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온실가스를 줄일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들이 진행되었지만, 실제 ‘교또의정서’는 각국 국회에서 제대로 비준받지 못했기 때문에 사실상 종이 조각에 불과했던 것이다. 특히 온실가스 배출량의 1/4을 배출하는 미국의 비준 거부는 다른 국가들과의 형평성 문제 때문에 계속 문제가 되어 왔던 사안이다.


산업화가 초래할 기후 변화의 위험성

이번에 당선된 부시 대통령은 선거 운동 당시부터 교또의정서에 대한 강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텍사스의 석유재벌 출신이기도 한 부시 대통령은 많은 선거자금을 에너지 업체 (특히 석유관련 업체)에서 받은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은 국제 문제에 있어 미국 특유의 패권주의를 강조하기로 잘 알려져 있다. 이러한 가운데 초국적 석유기업, 자동차 기업들의 로비는 자연스럽게 “기후변화협약 반대”로 이어졌고, 이는 결국 “교또의정서 파기”로 이어졌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비중으로 인해 미국에서 교또의정서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스럽게 의정서를 다시 써야 한다는 점에서 그 파장은 매우 큰 것이다.

당연히 백악관은 많은 환경단체들의 시위장으로 바뀌었고, 전세계에서 부시행정부에 대한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 많은 나라에서 실제적인 기후변화의 피해를 받고 있고, 이의 심각성이 널리 알려져 있는 상황이지만 국가의 이익과 산업계의 이익을 앞세운 논리에 의해 기후변화방지라는 인류의 생존을 위한 방침은 후퇴한 것이다. 이 역사적 퇴보의 이면에는 이윤 창출을 위해 혈안이 되어 있는 초국적 자본의 이해와 이를 적극 장려, 옹호하는 국가적 지원이 뒷받침 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이들은 기후변화문제를 ‘단순한 환경문제’가 아닌 ‘경제적 문제’라고 이야기한다. 필자 역시 이 말에 적극 동의한다. 그리고 덧붙여 “환경문제는 원래 ‘단지(즉 자연과학적 차원의 접근이 아니라)’ 환경문제가 아니라, 경제를 비롯한 사회문제”라고 말하고 싶다. 기후변화문제 이외에도 핵, 에너지 문제, 새만금 갯벌 간척과 같은 개발사업문제 등이 모두 비슷한 맥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 많은 이윤창출을 위한 자본의 움직임들이 계속되는 한 이들이 만들어 내는 환경파괴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