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공대생들의 수면습관과 적응
포항공대생들의 수면습관과 적응
  • 김정기 / 학생생활연구소장, 인문 교수
  • 승인 2003.03.26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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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습관의 중요성 인식 위한 교육 절실해

학생생활연구소에서는 포항공대생들의 수면습관을 파악하고, 수면습관과 적응 간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2002년 10월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그 중 회수된 559명의 응답을 분석하였다. 분석대상 학생 수가 총 재학생 수의 약 50%에 달하고, 학과, 학년의 분포도 고르게 나타나 이번 조사 결과는 전체 포항공대생들의 특성을 잘 대변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학생들의 보다 나은 적응을 위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 개발에 활용될 것이다.

평균 취침 새벽 1시 43분, 기상 오전 8시20분

포항공대생들의 주중 평균 취침시간 및 기상시간은 각각 새벽 1시 43분, 오전 8시20분으로 평균 총수면시간은 6시간 37분이었다. 주말의 경우, 취침 및 기상 평균시간이 각각 새벽 2시 14분, 오전 10시 17분으로 평균 수면시간은 8시간 3분이었다. 이 같은 결과는 1997년 11월의 조사결과와 거의 일치하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포항공대생들의 수면패턴을 다시 한번 확인한 것이었다.

취침 시간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중의 경우 새벽 2시 이후 취침이 52.9%나 되었으며, 12시 이전 취침은 3.8%에 불과하였으나 새벽 3시 이후는 19.4%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주말에 취침하는 시간은 주중보다 더 늦어져 새벽 3시 이후가 41.7%였으며, 새벽 4시 이후도 12.9%나 되었다.

기상시간의 경우, 주중에는 8시대가 44.6%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9시대 및 7시대로 각각 20% 정도, 10시 이후 기상은 9.3%였다. 주말 기상시간은 10시대가 26.8%, 11시대가 25.1%, 12시 이후 기상도 17.5%나 되었다.

1학년이 기상도 빠르고 수면시간도 가장 짧아

수면습관에 있어서 학년별 차이를 살펴본 결과, 주말의 경우에는 취침, 기상, 수면시간 모두에서 학년별 차이가 없었다. 그러나 주중의 경우, 취침시간은 학년별로 차이가 없었으나, 기상시간은 1학년(7시 48분)이 다른 학년들에 비해 약 1시간 빨랐으며, 수면시간에서도 1학년(6시간 6분)이 가장 짧고, 4학년(7시간 8분)은 가장 길었다. 한편, 신입생들의 수면습관을 고3 및 입학직전(1-2월)과 비교한 결과, 고3 이후 취침 및 기상시간, 총수면시간의 변화 추이가 서서히 재학생(2-4학년)의 주중 취침/기상/총수면시간과 비슷하게 변화해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적 수면시간 약 7시간 30분, 수면부족은 1시간

자신의 수면 시간이 충분한지에 대한 응답을 보면, ‘보통이다’가 39%로 가장 많았으며, 부족하다가 38.3%, 충분하다는 22.7%로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경우가 더 많았다. 깨어있는 동안 최고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이상적인 수면시간은 평균 7시간 28분으로 나타나서 주중의 경우에는 약 1시간 정도 수면이 부족하고, 주말에는 이상적 수면시간보다 약 30분 더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부족의 이유 ‘학업때문에’

수면 시간이 부족한 이유를 보면, 학업 때문이라는 응답(39.4%)이 가장 많았고, 게임/채팅 등의 컴퓨터 사용(15.9%), 늦게 자는 우리 대학의 분위기(10.7%) 순으로 나타났다. 평소 강의시간에 졸린 정도에 대해서는 ‘가끔 졸립다’는 응답이 66.2%로 가장 많았고, ‘자주 졸립다’도 22.9%나 되었다. 가장 졸린 수업 시간대를 순서대로 알아본 결과, ‘13:15-14:30’ 시간대가 가장 졸린 시간이었고 그 다음이 8:00-9:15, 9:30-10:45, 14:45-16:00, 11:00-12:15의 순이었으며, 16:15-17:30이 가장 졸립지 않은 수업시간이었다. 수업시간 중 졸린 정도에 관련이 있는 변수로는 ‘전날 수면 상태’가 가장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수업의 흥미도’, ‘수업시간’ 순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지나친 사용 따른 부적응 우려 20%

이번 조사에서 학생들의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은 주당 22.7 시간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학생생활연구소 1999년 2학기 조사에서의 평균 18.2시간보다 4.5시간이나 증가한 것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주당 28시간(1일 평균 4시간) 이상 인터넷을 사용하는 학생이 32.4%였으며, 주당 35시간 이상이 18.4% 이었고, 80시간 이상도 2.0%나 되었으며, 99시간이라고 답한 경우도 5명(1%)이나 되었다.

한편, 인터넷의 과다 사용은 인터넷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1996년 처음 사용된 ‘인터넷 중독 장애’라는 개념은 지나친 인터넷의 몰입 및 이로 인한 직장, 학교, 가정생활에서의 사회적/심리적 적응장애를 일컫는다. 본 연구에서 ‘인터넷중독척도’(Young)를 이용하여 측정한 결과, 19.5%의 학생들이 정상범위를 벗어나 중독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일부학생들의 경우에는 그 정도가 매우 심각할 수 있어서 적절한 대응이 시급하다고 판단된다. 문제를 가진 학생들은 정확한 진단 및 문제해결을 위한 전문적인 상담을 학생생활연구소에서 받을 수 있다.

10% 학생들은 극단적 저녁활동형(올빼미)

수면, 호르몬 분비 등 인간의 다양한 생리적 측면이 하루 24시간을 주기로 변화하는 리듬(circadian rhythm)을 가지고 있고, 이 같은 리듬은 졸리움, 기분, 정신집중능력 등 인간의 행동 및 정신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 한편, 이런 리듬에도 개인차가 있어서, 어떤 사람들은 비교적 아침/낮에 활동적(일명 ‘종달새’형)인 반면 어떤 사람들은 반대로 저녁에 활동적(‘올빼미’형)인 경향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각 개인의 아침활동형/저녁활동형의 정도를 측정하는 “circadian rhythm 척도” (김정기, 1997)를 이용하여 조사하였다. 그 결과, 척도상 포항공대생들의 분포가 저녁활동형 방향으로 기울어 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일반인에 비해 생활패턴이 뒤로 늦추어져 있는 학생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며 앞에서 지적한 학생들의 늦은 취침/기상시간과도 일치한다. 특히 약 10% 정도의 학생들은 극단적인 저녁활동형으로 나타났다.

올빼미는 종달새보다 수면부족 더 느낀다

아침활동형/저녁활동형의 정도와 적응간의 관계를 좀 더 명확히 살펴보기 위해, 본 연구에 참여한 학생들 중 circadian rhythm 척도 상 상위 10%(극단적 아침활동형: 종달새)와 하위 10%(극단적 저녁활동형:올빼미)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올빼미들이 종달새들보다 주중 및 주말에 각각 약 2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지만, 총 수면시간에서는 주중/주말 모두에서 차이가 없었다. 또한, 종달새들의 경우 취침시간은 주중과 주말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고, 다만 기상시간이 주말에는 주중보다 1시간 30분 정도 늦었다. 반면, 올빼미들은 주말의 취침 및 기상시간 모두가 주중에 비해 각각 약 1시간 및 약 2시간 늦었다.
한편, 깨어있는 동안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이상적 수면시간에 대해서 종달새들은 6시간 46분이라고 하여 실제 주중 수면시간(6시간 31분)과 별 차이가 없는 반면, 올빼미들은 7시간 56분이라고 하여 실제 수면시간(6시간 40분)보다 1시간이상이나 차이가 났다. 즉, 종달새들과 올빼미들 간에 실제 수면시간(주중, 주말 모두)에는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올빼미들이 종달새들에 비해 주관적으로 느끼는 수면부족의 양이 훨씬 큰 것이다.

수업 중 더 졸린 올빼미, 특히 오전시간에 졸려

두 타입 간 ‘주관적 수면부족’ 차이는 수면의 질, 강의시간에 졸린 정도에서도 나타난다. 수면에 문제(잠들기가 힘들거나 자주 깬다)가 있다고 답한 경우가 종달새들은 10%에 불과한 반면 올빼미들은 43%나 되었다. 하루 중 가장 졸린 시간도 종달새들은 주로 오후 시간대 (13시-15시)인 반면, 올빼미들은 주로 오전 시간대 (9시-11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달새들에 비해 올빼미들이 강의시간에 ‘자주졸립다’거나 ‘거의 매시간 졸립다’고 답한 비율도 훨씬 높았다.

주중과 주말의 수면습관 다르면 수면의 질 떨어져

우리의 리듬은 신체 내부의 소위 ‘biological clock’에 의해 조절되는데, 우리의 ‘biological clock’은 주중용과 주말용이 따로 있지 않기 때문에 주중과 주말의 수면습관이 다르면 쉽게 심신이 피곤하고, 엉뚱한 시간에 졸리고, 자야 할 시간에는 잠이 안 오는 등의 문제가 생기게 된다. 게다가 우리의 biological clock은 24시간보다 약간 길기 때문에 조금씩 늦게 자는 것은 쉬워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은 매우 어렵다. 포항공대 종달새들은 주중/주말의 취침시간이 비슷한 반면, 올빼미들은 주중과 주말의 취침시간이 다름에 따라서 biological clock에 혼란이 오게 된다. 즉, 주말에 취침/기상이 늦어지면 일요일이나 주중 밤에 막상 다음 날을 위해 일찍 자려해도 잠이 잘 들지 않고 수면의 질도 떨어질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오전수업시간에 졸리고 집중이 안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규칙적인 수면습관은 수면시간 이상으로 매우 중요한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총 수면시간에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종달새들에 비해 올빼미들은 수면부족을 많이 느끼고, 동시에 밤에 잘 때 잠들기가 힘들다거나 자주 깨는 등의 수면상의 문제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 또한, 올빼미들은 종달새들에 비해 인터넷 중독 경향이 높고, 외로움도 더 많이 느끼며, 자존감이 낮은 경향이 있는 등 적응상의 문제를 가진 경우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circadian rhythm의 신경생물학적인 근거로 인하여 한번 늦춰진 리듬을 바꾸는 것이 힘들고, 특히 취침시간을 늦추기는 쉬워도 앞으로 당기기는 매우 어렵다. 즉, 일단 올빼미가 되면 그 습관을 바꾸는 것이 매우 힘들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전문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따라서, 포항공대생들을 대상으로 지나치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의 문제점 및 대처방안에 대한 교육과 홍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1학년들의 경우는 고3 및 입학직전의 수면습관에서 점차 재학생들(2-4학년)의 수면습관으로 변해가는 상태로서, 이는 대학 입학 후 수면습관에 급격한 변화가 생긴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그러므로 재학생들에 대한 교육도 중요하고, 이와 함께 신입생들이 입학 후 재학생들의 수면습관으로 변화해 가기 전에 이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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