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정보학이란 무엇인가 - 21세기 최고의 과학 패러다임
생물정보학이란 무엇인가 - 21세기 최고의 과학 패러다임
  • 정동수/생물학전문연구정보센터 생물정보학팀장
  • 승인 2001.08.2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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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밀레니엄의 시작과 함께 우리는 생물정보학이라는 다소 생소해보이는 학문을 접하게 되었고 이에 관한 뉴스는 연일 과학잡지나 언론매체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Bioinformatics’라고 불리는 생물정보학의 시작은 벌써 수 십년 전부터 학문의 의미라기보다는 연구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었기에, 사실 전혀 새로운 개념의 신학문은 아니다. 최근 들어 이렇게 집중적으로 조명을 받은 것은 인간게놈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가 완성되면서 앞으로 인류가 맞이할 새로운 장미빛 청사진이 다양한 각도에서 조명되면서 부터다.

그렇다면 과연 생물정보학이란 무엇인가? 아직까지도 이에 관한 명확한 정의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나 광의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분자생물학으로 대변되는 현대 생물학역사를 통해 축적된 그리고 되고 있는 데이터, 정보, 지식 등을 전산, 통계, 수학 등의 보다 논리적인 수단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가공하여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해내고자 하는 학문” 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생물정보학은 여러 학문이 기반이 되어 탄생한 것으로 그 활용할 영역은 우리가 상상하는 범위보다 넓고, 다양하다. 왜냐하면, 주어진 범위에서 필요에 의해 결과를 도출하는 학문이기에 새로운 수요는 새로운 결과를 계속해서 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의 흐름과 데이터의 축적을 비교해 보아도 지금까지 우리는 데이터 저장을 통해 수많은 정보를 확보하였고, 인간 게놈 프로젝트를 통해 거대하게 구축된 연구 인프라를 통해 현재 만들어지고 있는 데이터의 양은 엄청나다.

‘-omics’라고 대변되는 functional proteomics, structural proteomics, functional genomics, structural genomics, metabolomics, chemo-informatics, pharmacogenomics 등은 많은 연구영역이 서로 중첩되지만 연구접근 방법과 목적에 따라서 의미가 다르다. 사실 이들 학문간의 명확한 구분이나 정의가 어렵고 애매하여, 영역을 정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이러한 분야는 목적이라기 보다는 수단이며, 각각의 분야에 따라서 다양하게 응용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우리에게 가장 빨리 다가올 것으로 생각되는 부분은 medical-informatics의 질병 및 병원체에 관한 진단시스템 개발일 것이다. 환자의 피 한방울이나 조직일부에서 모든 주요질병에 대한 정보를 칩(chip)이라는 아주 작은 기판으로 몇 시간 안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일이 아니라 조만간 우리가 접할 수 있는 현실이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적으로 유용한 미생물의 발굴 및 관련 물질의 개발 그리고 가상세포(in silico)를 통한 최적의 생산조건확인 및 새로운 물질개발, 시뮬레이션을 통한 신약개발 등 가상의 현실에서도 새로운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 의학계 및 생물학계에 관심의 초점이 되고있는 줄기세포(stem cell)와 생물정보학은 어떠한 관계일까? 줄기세포는 정자와 난자가 수정 후 세포 분열을 거듭하고 어느 시점에서는 각 조직으로 분화되기 시작하는데 분화되기 직전의 세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환경에 따라서 간이나 위 그리고 그 밖의 기관이 될 수도 있는 세포를 말한다. 줄기세포에서 치료에 필요한 기관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이들 기관의 형성을 유도할 수 있는 조건을 알아야 한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기관의 발생과정에서 발현되는 패턴을 확인하고 동일한 조건을 만들어 줌으로써 줄기세포로부터 우리가 필요한 기관을 유도할 수 있다. 이러한 가치와 무궁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셀레라 제노믹스(Celera Genomics Co.), 그락소(Glaxo Wellcome), 인비트로젠(Invitrogen) 아피메터릭스(Affymetrix, Inc.), 화이저(Pfizer, Inc.) 등의 선진 바이오 기업들은 사활을 건 연구를 진행중에 있다.
이들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들의 연구핵심은 인프라 구축을 제외하고 용도에 따라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즉, 결과물의 적용범위에 따라 의학과 산업으로 대별될 수 있는 것이다. 질병의 진단과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개발이 하나이고 나머지 하나는 다양한 유전체에서 산업적으로 유용한 자원을 찾아내고 가공하는 부분이다. 현재 국내에서는 정부의 프론티어 지원사업으로 유전체사업단과 마크로젠, 크리스탈지노믹스, 스몰소프트, 바이오인포메틱스㈜ 등의 벤처기업들과 일부 대기업들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아직 연구 인프라를 비롯해 전체적으로 개발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그 중 가장 부족한 것 하나가 연구인력 기반이다. 어떻게 인력을 확보할 수 있을까? 수학이나 통계학 전공자와 달리 논리적인 접근이 부족한 생물학자들이 새롭게 전산이론을 공부한다는 것은 사실상 어려움이 많을 것으로 생각이 된다. 그렇다고 비생물학 전공자들이 단기간에 생물학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 자체도 그리 쉽지않기에 전문인력양성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장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방법으로 제시하고 싶은 것은 생물학전공자와 비생물학 전공자들이 팀을 이루어 과제를 수행하면서 그들의 역할을 분담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지식의 공유, 즉 서로가 필요한 부분을 채워줌으로써 보다 진일보한 연구성과와 개인의 발전이 가능할 것이다.

현재 국가적인 차원에서 진행중인 교육은 국립보건원 중앙유전체연구소의 6개월 과정이 전부이며, 대학은 부산대학교 분자생물학과의 대학원과정이 개설되어 있으며, 학부는 올해 처음으로 숭실대학교에서 개설되었다. 내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300억의 예산을 바탕으로 학부과정이 개설이 공식적으로 알려졌으며, 우리 학교를 비롯 이화여대, 서울대, 세종대, 등 많은 대학에서 관심을 가지고 교육과정개설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정부차원에서는 몇몇 부처에서 연구과제를 통한 연구인력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한국형 생물정보학 연구분야 개발을 추진 중에 있다.

21세기 최고의 패러다임은 생물정보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생물정보학이 이러한 의미에서 보다 가치있고 발전지향적인 학문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현재 생물정보학에서 사용되고 있는 전산이나 통계학적, 수학적 기법에 관한 새로운 연구가 요구된다. 즉 기존의 프레임은 생물학적 데이터들을 처리하기 위해 개발되었다기보다는 기존의 기법들을 이용해 구축되어 생물학적 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적지않은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보다 발전적이고 통합적인 의미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먼저 수많은 생물학적 데이터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가공하기 위해 새로운 개념의 알고리즘이 개발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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