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개발과 활용의 가치관 균형이뤄야
과학기술 개발과 활용의 가치관 균형이뤄야
  • 요약·정리 : 송양희 기자
  • 승인 2005.03.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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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과학자의 자아실현에는 임팩트와 이매지네이션이 중요
지난 18일 정보통신연구소 강당에서는 포스텍 리더십센터 개소를 기념한 ‘제1회 한국과학기술리더 포럼’이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는 정근모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과 손욱 한국공학한림원 부회장, 홍창선 열린우리당 의원, 김경섭 한국리더십센터 원장, 백성기(신소재) 교수가 참석해 ‘과학기술계의 비전과 리더십’을 주제로 논의를 펼쳤다. 본지에서는 이날 ‘과학기술자의 임무와 리더십’이란 주제로 기조연설한 정 원장의 연설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우리나라는 해방 이전에 일본에서 교육받은 약 100명의 선구자적 제1세대 과학기술인들의 헌신으로 60년대 공업화의 초기과정에서 과학기술기반을 구축하였다. 그 후 7,80년대에 양성된 제2세대 과학기술인들은 고도 경제성장 과정에서 도입한 기술의 흡수와 자체 기술개발 체제의 확립에 큰 역할을 하였다.

이제는 21세기 지식기반경제 시대에서는 경제·국방·사회·문화의 전반을 과학기술이 선도하는 합리적이고 창조적인 과학정신이 사회전반의 의사결정 및 행동의 기본원리로 정착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미래 시대를 이끌어갈 창조적 제3세대 과학기술인력이 필수적인데 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우리 한국 과학기술자들이 자신의 미션을 어떻게 자각하고 리더십을 발휘하느냐에 있다고 본다.


지식기반 사회에서의 과학기술

지식기반 사회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과학기술이다. 광의의 과학은 모든 지식의 모체가 될 것이나 우리는 현실적인 기술을 잉태하고 창출하는 과학에 대하여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다. 20세기 초부터 압도적으로 우리 현대문명을 이끌어 오는 ‘과학선도 기술개발’이 날이 갈수록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 전에 산업을 일으킨 농업기술(AT)에서부터 제조산업기술(MT)·정보통신기술(IT)·생명공학기술(BT)·우주개발기술(ST)·나노기술(NT)·문화창조기술(CT) 등은 과학이 가져다 주는 기술개발의 결과로서 얻어지는 지식기반사회의 근원적 자산이 되고 있다.

기술합성은 비선형적이며, 보완적이고, 시스템적이다. 기술의 합성에서는 하나 더하기 하나가 둘이 아니고 셋, 여섯, 열이 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정상과 정상이 결합하여 비정상적인 결과를 만들어내는 변이(mutation)도 일어날 수 있다. 광학과 전자학의 합성은 전자광학(optoelectronics)을 창조하여 광섬유를 통한 광학통신체계를 낳았고,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의 합성은 전자기계공학(mechatronics)의 혁명을 가져와 생산 활동의 자동화를 가능하게 하였다. 이러한 변화가 정보통신기술과 만나, 수주에서 설계, 생산, 판매 등의 모든 기업 활동을 통합적이고 신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ERP가 도입되었다. 지능화된 기계와 인간의 융합을 통해 쾌적하고 안전한 노동환경이 마련되고 다양한 소비자의 욕구를 신속하게 만족시킬 수 있어 우리 삶의 질은 더욱 향상되고 있는 것이다.


기초연구의 중요성

과학의 분야는 물리학, 화학, 생물학 등에서 출발하여 점점 세분화되어 가며 발전을 지속해왔다. 그러나 20세기의 후반부터 전통적 개념의 각 과학 분야가 독립적으로 발전하거나 각 분야 내에서 새로운 지식이 창출되는 것을 초월하여 학제적 협동 작업이 일어났다. 그러한 움직임을 거쳐 최근에는 국제기술 환경의 변화로 산업 부가가치의 핵심기술은 기초과학에 뿌리를 두게 되었고, 과학과 기술의 융합현상으로 기초과학이 지식의 원천으로서 부가가치 창출로 직결되는 현상이 빈번해졌다. 특히, 제품의 수명주기가 단축되면서 연구개발 기간 역시 단축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이제는 특정 전공 분야에만 강하면 소용이 없으며 융합형 연구가 절실해졌다.

기초연구 활동은 새로운 과학 정보를 생산하고 훈련된 인력을 양성하며 새로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상호 연계를 촉진하며 창업을 유발하고 사회적 지식 자산을 제공한다. 기초과학연구와 기초연구는 같은 개념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이제는 확연히 구분되고 있다. 즉, 기초과학연구가 전통적인 학문분야 내에서 타분야와 고립된 지식을 탐구하는 전통형 연구라면 기초연구는 다양한 분야가 참여하는 융합적 기술 탐구로서 반도체나 줄기세포처럼 연구실에서 시장으로 직행할 수 있는, 즉 새로운 시장을 직접 일으킬 수 있는 미래형 연구이다. 즉 대학, 기업, 연구소 어느 곳에서도 기초연구가 필요하다.


과학기술자의 임무와 리더십

과학과 기술의 보다 혁명적인 발전이 삶의 패턴을 바꾸어 놓을 21세기에서는 정신적인 굶주림이 현재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로서 나타날 것임에 정신적인 굶주림은 앞으로 10년 동안 그리고 다음 세기에서의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다. 인류의 근본적인 가치체계를 유지하기 위해 그리고 인간사회의 윤리를 보호하기 위해 우리는 평가와 선택의 보다 확고한 기준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것은 과학기술 지배적인 정보화 사회문명의 운명을 결정하는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변혁과 전환기 속에서 우리는 끝없는 물질적 번영보다도 인간의 올바른 위상을 지켜야 한다. 즉 삶의 질을 고도의 과학기술문명 속에서 어떻게 향상시키는가, 물질적인 팽창과 변화 속에서 안정적인 감성을 어떻게 유지하는가, 더 나아가서 인간과 창조주와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하고 돈독히 하여야 하는가를 모색하여야 하는 것이다. 이 점에서 대다수의 미래 학자들은 21세기에는 정신적 부흥운동이 필요하고 그러한 운동이 일어날 것 이라는 데 대하여 동의하고 있다. 과학기술문명이 발달할수록 개개인은 자기중심의 생활을 영위하여야 하는 압력에 짓눌려 새로운 가치관을 모색하게 되고 ‘참’ 진리를 추구하게 되어 종교의 가치를 높이 평가하게 되면서 종교적인 부활이 공동의 가치체계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지도자들은 종교적인 가르침과 고도의 과학기술사회 메커니즘 양자를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는 삶의 목표를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기술합성이나 하이테크가 가져오는 기하급수적 파급효과는 반대로 몇 배 더 큰 부정적 양상으로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 즉, 과학기술이 갖는 순기능을 극대화하고 역기능을 최소화하여 기술발전을 통해 인간생활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비단 과학기술인뿐만 아니라 국민모두가 도덕성과 공동체의식에 바탕을 둔 협력과 감시의 노력을 함께 해나가야 한다. 과학기술의 궁극적 목표가 우리 ‘삶의 질을 높여주는’ 데 있는 이상 공공복지와 후생을 가능하게 하는 ‘과학기술의 개발’과 그 결과를 바르고 유익한 방향에 사용하는 ‘기술활용의 가치관’이 균형을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욕구 중에서 가장 만족도가 높은 단계는 자아실현의 욕구로 알려져 있다. 자아실현 욕구는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해 이루고자 하는 욕구로서 연속성을 지니고 더 큰 목표를 추구하게 된다. 그렇다면, 젊은 과학자들의 꿈을 위해서 자아실현이란 무엇이 될까를 도전 받고 답을 찾아야 한다. 삶의 질이 보장되는 보수와 사회적 위치인가? 물론 중요한 요소임에는 틀림이 없으나 이것이 가장 중요하고 앞선 순위의 자아실현으로 볼 수는 없다. 젊은 과학자의 자아실현에는 I&I(Impact & Imagination)가 첫째 순위가 돼야 한다고 본다. 내가 속한 공동체와 사회에 어떤 긍정적이고 발전적인 임팩트를 줄 수 있는가? 그리고 어떤 희망이 있는 그림들을 그리며 살 수 있게 도울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과정들을 자신이 정말로 즐기면서 정직하고 신실하게 수행하고, 그 결과로 필요한 보수나 사회적 존경은 따라오는 모습이 젊은 과학기술자들에게 이상적인 자아실현이 될 것이다. 과학기술자란 것에 대하여 그 속에 원천적으로 숨어 있는 봉사의 개념을 확실히 정립할 때에 과학기술자로서의 자아실현의 길이 바로 열릴 수 있다. 이렇게 될 때, 그 자아실현은 의무적 책임감으로 인내하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즐기면서 할 수가 있게 된다. 즉 연구와 일이 가장 좋은 취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과학기술 개발 속에 내재된 봉사의 철학이 인생의 여러 경험을 거치는 과정에서 이웃과 다른 사회에 대한 다양한 봉사로 확장되며 보완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공동체에 대한 가치관이 성숙되어 완성되어가면서 명예와 꿈을 이루는 과학기술자로서의 자아실현이 완성되어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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