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장가항공사와의 산학프로그램과 철강산업의 미래
[특별기고] 장가항공사와의 산학프로그램과 철강산업의 미래
  • 김규영 / 신소재 교수
  • 승인 2001.09.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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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항공대생에게 산학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한 중국 장가항공사 전경.
중국의 산업화 현장 직접 체험하는 기회 마련

"중국이란 거대 국가의 경제 성장은 우리들에겐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또한 위기가 될 수도 있다"


지난 8월 하순경 필자는 POSCO와 중국의 사강집단(沙鋼集團)이 합작하여 설립한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이하 장가항공사)’와의 기술자문 등의 업무 협의차 이 곳을 방문하였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포항공대생들의 국제화를 위하여 아주 좋은 선물보따리를 가지고 귀국하게 되었다. 선물의 내용은 포항공대생 10여명에게 매년 여름방학기간 중 1개월 동안 중국에서 연구참여 및 문화체험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중국여행은 이 선물만으로도 나와 포항공대 학생들에게 특별히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되고, 이번 일을 기회로 그 동안 중국과 여러 가지 학술교류와 여행을 하며 느낀 바를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한다.


장가항공사의 중국 체험 장학경비 지원

불수강(不銹鋼)은 ‘녹슬지 않는 철’이란 뜻을 가진 중국말로, 스테인리스강을 말한다. 장가항공사는 상해에서 서북쪽으로 자동차를 달려 약 2시간 반 걸리는 장가항시에 위치한 공장으로 연간 생산능력이 스테인리스강은 12만 톤, 용융아연도금강은 10만 톤이지만, 지난해에 14만 톤의 스테인리스강 냉연제품과 12만 4000톤의 아연도금강판을 생산, 약 1300만 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중국인들을 놀라게 했다. 이 회사는 창업에서 정상 조업까지의 놀라운 속도, 효율적인 경영과 기업 이미지로 중국 철강업계에 명성을 날려 한중 합작 기업의 모델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2월 장가항시 순방 길에 이 회사를 방문한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은 중국 최고의 스테인리스강판 회사로 성장한 장가항공사를 격찬했었다.

중국은 20년에 걸친 개혁·개방을 통해 철강 대국이 됐지만, 아직 철강 강국은 아니다. 판재와 파이프 생산 비율이 낮고 고품질과 특수강 생산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 스테인리스강 제품은 여전히 대량으로 수입해야 하는 실정이다. 전문기관의 예측에 따르면 올해 중국 내 스테인리스강 소비량은 100만 톤을 초과할 것이나 그 중의 40%는 수입해야 한다. 철강업계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하는 것이 현재 중국 철강업계가 직면한 중요한 과제다. 이러한 중국철강업계의 수요 증가에 따라 장가항공사에서도 연산 13만 톤의 생산 증가를 위한 설비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의 산업화와 경제 성장은 우리나라의 산업 및 각 분야에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지금까지 여러 전문가 집단이 예측하는 것을 보면 중국의 경제성장이 우리나라의 경제에 상당히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정확히 진단하여 대처한다면 오히려 우리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면도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필자는 금속공학을 전공한 포항공대 교수로서 앞으로 한국 철강산업과 중국 철강산업 간에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깊이 생각한 적이 있었고 지금도 그 연장 선상에서 교육과 학술활동을 하고 있다.

필자가 1994년 포항공대에 철강대학원을 설립하고자 했을 때 다음과 같은 3가지 목표가 이루어 진다면 한국철강산업은 상당기간 동안 국제적 우위를 견지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1. POSCO를 비롯한 한국철강산업 현장 엔지니어들에게 대학원 교육을 시켜, 현장 생산기술을 고도화 할 수 있도록 양질의 교육적인 지원.
2. 우리 고유의 신 철강기술 개발을 위한 우수한 교수진이 연구할 수 있는 철강기초기술연구소의 설립.
3. 중국을 비롯한 외국의 철강 엔지니어들도 교육 받을 수 있는 철강교육의 국제화로 장래 한국 철강제품 및 철강관련 플랜트 수출을 위한 인적 네트워크 구축에 기여.

다행히도 철강대학원 설립 초기에 계획했던 이러한 일들이 2000학년도에 대부분 실현되었고, 다만 철강기초기술연구소는 산업자원부에서 지원하는 ‘금속기술혁신센터’로 발족되어 철강을 비롯하여 금속기술관련 연구를 지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고 있어 보다 바람직한 형태로 발전하였다. 철강대학원의 국제화 계획에 따라 현재는 중국학생 8명, 대만학생 2명이 모두 자기들이 등록금을 내고서 공부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외국인 학생들이 입학할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화를 시작한 국가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역사적으로 고찰해 보면 매우 재미있는 현상이 공통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본다. 예를 들자면 일본이 2차 세계대전 후 폐허 속에서 산업화를 시작하여 1964년 동경올림픽을 개최할 때에 일본 국민들의 생활수준의 향상과 더불어 ‘My Car 시대’를 열었다. 그러면서 춘투라고 불리는 대단히 격렬한 노사분쟁으로 인하여 생산의 비능률화로 경제적인 타격을 받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경제개발을 시작한지 약 30년이 되는 1988년에 서울 올림픽을 개최하였고, 이 때쯤 우리도 My Car 시대를 구가하였지만, 1987년부터 노사문제로 우리 산업의 효율성이 많이 저하되었고 최근에 와서야 조금씩 자유로워 진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도 2008년 북경 올림픽을 개최할 때쯤에는 적어도 전체 중국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약 3억 인구가 My Car 시대를 맞아 엄청난 구매력의 신장이 예측되며, 중국도 예외없이 노사문제의 어려움을 겪게 되리라 예상된다.


중국의 변화는 우리나라에도 큰 영향 끼칠 것

필자가 처음 중국 상해를 방문했을 때는 1996년으로 황포강 동쪽인 포동지구의 개발이 막 시작 단계에 있었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이번 방문에서 본 포동지구의 “Oriental Pearl Tower(東方明珠)”와 “Zimmao Building”은 중국 경제개발의 상징과 경제대국을 꿈꾸는 중국인들에게 서구 문명에 밀리어 잃어버렸던 자부심을 되심어 주고 있는 듯 했다. 중국이란 거대 국가의 경제 성장은 중국인들의 구매력 증대를 의미하며 우리들에겐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고 또한 위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한다. 앞으로 약 10-20년 후의 중국의 경제겭英툈정치적 현상을 잘 예단하여 우리가 미리 준비한다면 중국의 경제성장과 더불어 우리도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바로 이러한 ‘기회와 위기의 시대’에는 한 국가의 엘리트 집단이 가지는 전문성과 도덕성에 의해 미래가 좌우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세계의 역사를 통해 배웠다. 포항공대생들은 대한민국의 최고의 Engineering Elite 들로서, 미래의 한국을 떠맡을 인재가 될 수 있도록 타 대학에 비해 엄청난 교육 투자의 혜택을 받고 있다. 이 나라 최고의 Engineering Elite인 포항공대생들은 고유기술을 창출하여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중국 뿐만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를 상대로 교역할 수 있는 활로를 열어주는 것은 물론 우리의 문화도 전파할 수 있도록 우리 고유의 사상과 철학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중국이란 시장도 중국의 사회와 문화를 정확히 이해한다면 새로운 활로가 개척되고 안정된 시장이 구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가항공사의 정길수 사장님을 비롯 임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필자가 평소에 생각해오던 이러한 내용의 얘기를 했더니, 정 사장님도 중국 현지에서 오랜 기간동안 생활하며 느껴온 바를 진솔하게 말씀하시며 중국이란 사회와 문화를 철저히 이해할 때만이 중국은 우리의 시장으로서 만이 아닌 믿을 수 있는 오랜 친구로 공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셨다. 이런 의미에서 중국 현지에서 남다른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엄청난 흑자를 기록하여 그 중 일부를 포항공대생들을 위하여 쾌척해 주신 장가항공사의 정길수 사장님을 비롯 임직원들에게 다시 한번 심심한 사의를 드린다. 아울러 우리 포항공대생들이 이런 좋은 기회를 적절히 활용하여 개인적으로 지식과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정착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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