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인상
등록금 인상
  • 김주영 기자
  • 승인 2006.02.15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난달 14일자 모 신문에 ‘좋은 정책 포럼’이 만들어졌다는 기사가 실렸다. 전국 100여명의 교수들이 뜻을 모아 발족한 이 포럼은 대안적 정책들을 공론화하고 주요 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한다. 포럼의 준비위원장 김형기 경북대 교수는 “정부의 주요 정책을 평가하는 과정에서 좋은 정책들까지도 공론화 과정이 취약해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며 포럼이 만들어진 이유를 설명했다.
정부가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이해 관계자들과 충분히 대화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이 중요하다. 예컨대 ‘부안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 문제를 보라. 군민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부안 군수의 방폐장 유치 신청은 지역 주민들의 엄청난 반발을 일으켰고, 결국 무산되지 않았는가.
올해 우리대학 등록금이 작년에 비해 9% 인상되었다. 대학 측에서 총학에 보낸 등록금 인상 근거는 다음 두 가지인 것으로 보인다. 하나는 ‘타 대학에 비해 수업료가 비교적 낮은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교육비 환원율이 높다’이며, 다른 하나는 ‘세계 속에서 인정받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외부기금 유치와 함께 대학의 자구 노력도 병행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이다. 그러나 이것은 구성원들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한 근거이다.
우리대학은 재학생 전원 기숙사 생활, 우수한 교육겳П맬??제공과 장학혜택을 강점으로 가지고 있다. 타 대학에 비해 적은 금전적 부담으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다는 것은 우수 학생들이 우리대학을 선호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따라서 구성원들과 미래의 우리대학이 그릴 청사진에 대한 충분한 토의 없이 ‘교육의 질적 수준에 비례한 등록금의 현실화’를 주장하는 것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또한 등록금 인상이 외부기금 유치에 도움이 된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학이 왜 등록금을 인상하면서까지 외부기금을 유치해야 하는지, 등록금 인상이 외부기금 유치에 얼마나 실제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지, 또 등록금을 인상하지 않고 외부 기금을 유치할 수 있는 대안적 방안을 강구해 보았는지 구체적인 설명을 해주었다면 좀 더 수긍하기 쉬웠으리라.
이번 등록금 인상으로 이공계장학금을 받지 않는 02학번 이상 학우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되었다. 반면 현재 전액을 지원받는 03, 04, 05학번 학우들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지 않는다. 06학번 학우들은 이공계국가장학생 정책 변경으로 정액분(500만원/년)을 지급받게 되며, 등록금과의 차액에 대해서는 대학에서 보조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등록금 인상은 학교의 청사진에 영향을 미친다. 지금은 대다수의 학생들이 이공계장학금을 받고 있지만, 03년부터 시행되었고 06년에 그 시행부처가 바뀌게 되는 이공계장학금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불투명하다. 혹여 몇 년이 지나 이 제도가 폐지되고 등록금을 학생이 부담해야 할 때 그 액수에는, 그리고 그 근거에는 지금 재학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책임이 있을 것이다. 재학생들은 당장의 등록금 인상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더라도, 대학에 그 인상 근거와 앞으로의 입장을 물어야 하며, 대학의 비전을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
이번 등록금 인상에는 총학생회와 자치단체, 신문사가 이를 충분히 공론화하지 못했던 잘못이 있다. 학우들이 등록금 인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했다면, 이것에 대하여 구성원들의 이해가 반영된 논의가 진행되었을지도 모른다. 대학 또한 정책의 성공적인 실행에는 구성원들을 이해시키는 충분한 설명과 합의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노력하기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