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netically Modified Food와 인간 배아 복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들
Genetically Modified Food와 인간 배아 복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들
  • 황정은 기자
  • 승인 2004.03.0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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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GMF를 먹으면 면역 기능이 나빠질 수 있는가?

A> 이론적으로 현대 생명과학의 범위 내에서는 어떤 종류의 GMF든 먹고나서 면역 기능이 나빠질 개연성이 전혀 없다. 혹자는 푸스타이의 실험을 떠올리며 고개를 갸웃할지도 모른다. 1997년 언론에 발표된 Pusztai의 실험은 해충저항성이 있는 유전자조작 감자 전분을 실험용 쥐에게 먹인 결과 쥐의 면역기능이 저하되었다는 내용이다. 이 실험 결과는 세계의 언론과 시민단체에 의해 GMF의 잠재적 위험을 일깨워준 중요한 실험으로 인식되어 GMF반대의 근거로 사용되어 왔다. 그러나 주류 과학계는 이 실험을 인정하지 않았다. 언론 발표 후 ‘The Lancet’에 논문이 제출되었는데, 몇 가지 명백한 맹점이 발견되어 ‘이 실험으로부터는 어떠한 결론도 끌어낼 수 없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The Lancet’에 의하면 유전자조작이 가해지지 않은 parental line의 감자와 유전자조작 감자 사이의 차이점이 유전자조작 때문인지, 아니면 자연에서 흔히 생기는 유전적 변이의 결과인지 보여줄 대조군이 없었다. 또, 쥐에게 먹인 전분이 단백질을 6%밖에 함유하고 있지 않았던 것도 문제였다. 통상 실험용 쥐의 먹이에는 15%의 단백질이 들어가는데, 단백질 결핍은 면역 기능 저하를 가져온다는 임상 통계가 있다. 게다가 학술지에 논문이 게재된 다음 언론에 발표하는 관행을 깨고 언론 발표 후 18개월이나 지나서 논문을 제출했다는 것도 학계의 의심을 사기에 충분했고 조작 논란까지 일어 푸스타이는 학계에서 추방되었다.

Q> GMF를 먹으면 변형 DNA가 사람에게 옮겨올 수 있는가?

A> 섭취된 음식물 속의 DNA는 소화기관 안에서 핵산으로 분해, 흡수되기 때문에 음식물의 유전 정보는 세포 속으로 들어갈 수 없다. 만약 그런 일이 가능했다면 우리가 쇠고기를 먹으면 소로 변하고 나물을 먹으면 광합성 능력을 얻었을 것이다. 다만 많은 과학자들이 걱정하는 것은 형질도입인데, 이것은 세포가 DNA조각에 노출될 경우 세포가 낮은 확률로 그것을 자신의 유전자 안에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차피 노출되는 세포는 장 표면 세포들이고 주기적으로 새로운 세포로 대체되기 때문에 다른 장기로 형질이 도입될 리는 없다. 진짜 걱정거리는 변형 DNA가 사람이 아니라 장 내 세균에게 옮겨가는 것이다. GMF를 만들 때 선별 마커로 항생제 저항성 유전자를 사용하는데, 세균은 사람 세포보다 훨씬 쉽게 형질도입을 하므로 이런 유전자가 들어간 식품을 먹으면 낮은 확률이지만 장 내 세균이 그 유전자를 획득하여 항생제를 써도 죽지 않는 슈퍼 세균이 출현할 개연성이 있다.

Q> GMF 개발은 다국적 종묘 회사의 비윤리적 시장 독점으로 이어지는가?

A> 다국적 종묘회사들은 대부분 인류의 복지 향상을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논리로 기술을 개발한다. 이러한 속성이 단적으로 드러난 예가 ‘터미네이터’다. 예를 들어 해충 저항성 벼를 종묘회사에서 개발해 판매한다고 하자. 판매한 다음 세대의 종자 역시 해충 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농부들은 새로운 종자 일부를 파종하면 해충 저항성 벼 농사를 계속 지을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애써 개발한 종자를 1년 밖에 팔 수 없다는 결론이 난다. 그래서 나온 것이 터미네이터인데, 이 유전자가 들어있는 종자를 심으면 다음 세대의 종자가 열리기는 하지만 새 종자를 심으면 싹이 나지 않는다. 농사를 계속하기 위해서는 매년 종자를 새로 사야 하는 것이다. 다국적 종묘회사들의 거대한 자본 규모와 기술력을 생각할 때,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세계의 농업이 소수의 종묘회사에 종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는 국제적 규범을 만들어 비윤리적인 기술 개발을 막는 방향으로 해결할 수 있다.

Q> GMF가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는가?

A> GMF는 야생의 식물에 도입된 적이 없는 유전자를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어떤 유전자는 생태계에 퍼질 경우 생태계를 교란시킬 수 있다. 많은 식물들이 꽃가루로 수정하고, 식물은 타종간 교배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농장에 재배하는 GMF에 들어있던 유전자가 주변의 야생 식물 군락에도 퍼질 수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다.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가 일단 잡초에 퍼지기 시작하면 제초제에도 죽지 않는 슈퍼 잡초가 탄생하여 현대 의학사에서 항생제와 세균이 벌이고 있는 것 같은 군비경쟁이 벌어지고 생태계가 교란될 것이다. 해충 저항성도 위험하다. 해충 저항성 역시 슈퍼 해충을 탄생시킬 수 있고, 특정 해충에만 저항성이 있는 작물을 심음으로써 그 해충 종을 멸종 위기로 몰면 눈에 띄지 않던 다른 해충에게 기회로 작용하여 예상치 못한 심각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유전자의 확산을 방지하는 기술이 개발될 때까지 사용을 금지하거나 억제해야 할 것이다. 또, 제초제 저항성은 선별 마커로도 많이 사용되는데, 대신 형광 마커나 만니톨 대사 마커 등의 사용이 대안이 될 수 있다. 형광 마커는 특정 파장의 빛에서 형광을 발하는 유전자이고, 만니톨 대사 마커는 만니톨이라는 당을 대사하여 살 수 있는 유전자인데 자연계에는 만니톨이 거의 존재하지 않으므로 생태계에 이 유전자가 퍼져도 별 영향이 없다.

Q> GMF를 먹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GMF가 아무리 많은 검사를 거쳐 안전성을 입증했다고 해도 먹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GMF를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결론적으로 이야기하면 강한 의지와 집념, GMF에 대한 풍부한 지식이 없다면 GMF를 피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먹는 대부분의 가공식품은 다양한 농산물로 만들어지는데, 주재료가 non-GMF라더라도 미량 들어간 첨가물은 GMF로부터 유래했을 가능성이 상존한다. 가공식품을 사먹거나 엄격한 ‘non-GMF’를 표방하는 음식점이 아닌 곳에서 식사를 한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GMF를 섭취했다고 봐야 한다. 심지어 껌, 사탕에도 GMF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다. 껌이나 사탕 표면에는 포장지에 들러붙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얀 가루가 묻어 있는데 이는 대부분 옥수수 전분이다. 이 전분은 유전자조작 옥수수에서 유래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말로 GMF를 전혀 먹지 않고싶다면 유기농 조합에 가입하거나 농토와 ‘안전한’ 종자를 사서 조작된 유전자를 포함할지도 모르는 꽃가루로부터 작물을 보호하면서 직접 농사를 지어 먹고 다른 음식은 일절 먹지 않아야 할 것이다.

Q> 인간 복제가 개별 과학자나 단체 등에 의해서 비밀리에 이루어질 수 있는가?

A> 인간 복제에는 숙련된 기술을 가진 인력과 다양한 설비가 필요하고 난자와 자궁 제공자가 있어야 한다. 게다가 영장류 복제는 다른 동물의 복제보다 훨씬 힘들고 아직 배반포기이상으로는 발생을 성공시키지 못했으며 자궁에 착상시켜 본 적도 없다. 숙련된 연구원들은 국제적으로도 그 숫자가 많지 않고, 정보를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 또, 실험에 성공할 만큼 많은 난자와 자궁 제공자를 구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므로 개인이나 작은 집단이 복제 아기를 탄생시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러나 기술적 벽이 점차 깨진다면 라엘리안처럼 생명과학기술자와 여성을 포함한 광신도를 거느린 종교 집단,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가진 거대 생명공학 기업, 국가에 의해 비밀리에 운영되는 연구실 등에서 인간 복제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Q> 인간 복제를 통해서 어떤 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A> SF에는 히틀러 같은 독재자를 복제한다거나 어떤 사람을 복제하여 그를 곤경에 빠뜨린다는 이야기가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복제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나이 차이가 많은 일란성 쌍둥이’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일란성 쌍둥이가 같은 자궁에서 나와 같은 시대에 자라도 서로 다른 삶을 살아간다. 히틀러를 현대에 복제한다고 해도 자궁 환경이 다르고 자라는 시대와 배경이 판이하기 때문에 독재자 히틀러와는 다른 인물이 될 것이다. 누군가 당신을 몰래 복제한다고 해도 별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복제는 당신의 기억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을 뿐더러 당신이 서른 살 때 복제되었다면 당신의 복제는 당신보다 무려 서른 살이나 어리다. SF에는 태아를 빠르게 성숙시키는 배양기가 나오곤 하지만 발생학을 연구하는 학자도 지금 인간이 자라는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몸을 성숙시키는 것에 대해서는 “미래에 대해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런 일은 도저히 가능할 것 같지 않다.”고 말한다. 진짜 걱정거리는 배아 줄기세포 불법 매매에 대한 우려다. 아직 배아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가진 존재인지를 사회적으로 합의하지 못한 상태에서 영리 목적으로 배아를 사고 파는 것은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또, 가까운 미래에 줄기세포를 특정 장기나 조직으로 분화시킬 수 있게 되면 안전성을 검증받지 않은 ‘불량’버전을 팔아 돈을 벌고자 하는 개인이나 집단이 출현할 수도 있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