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좋은 논문의 밑거름으로
실패가 좋은 논문의 밑거름으로
  • 장유진 기자
  • 승인 2023.02.17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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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정(화학 통합) 동문정성기 논문상
김태정(화학 통합) 동문
정성기 논문상

정성기 논문상 수상 소감은

20대의 절반 이상을 보낸 우리대학에서 박사학위 기간 마지막에 이렇게 좋은 상을 받게 돼 정말 영광이다. 입학 후 첫 실험실에 발을 디딘 순간도, 밤샘으로 고생했던 실험이 잘돼 가슴 설렜던 순간도, 몇 년간의 고생 끝에 성공적으로 논문을 게재했던 순간도 모두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 6년 동안의 대학원 생활은 소중한 추억이자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대학원이라는 조그마한 사회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 소중한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좋은 상을 받은 만큼 앞으로 사회에 나가서도 좋은 모습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대학생활 중 가장 인상 깊거나 보람 있었던 일은

첫 논문을 게재했을 때와 그 논문이 다른 연구자들에게 인용됐을 때 가장 보람 있었다. 논문 집필은 연구 결과라는 구슬을 모으고 이들을 꿰는 과정이다. 이 과정은 매우 복잡하며, 수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한다. 하지만 수년간의 노력 끝에 집필을 마무리했을 때의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내 첫 논문이 최종 승인됐을 때 특히 그랬다. 내 연구를 전 세계 연구자들이 가치 있다고 평가했다는 사실에 너무 기뻤고, 그 연구가 이후 인용돼 다른 연구에도 도움을 줬다는 생각에 정말 큰 보람을 느꼈다.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었던 비결은

좋은 실패를 통해 좋은 논문을 쓸 수 있었던 것 같다. 한 연구에서 특정 성질을 띠는 물질들을 고안하고, 오랜 노력 끝에 성공적으로 합성했다. 이제 이들의 특성을 분석하고, 소동물 모델에 적용하려 했으나 문제가 발생했다. 수많은 논문을 읽고 가설을 세워 물질을 고안했는데, 아무리 실험해도 이 물질이 원하는 성질을 띠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런 엉터리 가설을 세운 자신에게 실망했고, “왜 이렇게 혼자 열심히 하느냐”라는 주위 반응에 있던 열정도 수그러들었다. 어느 날, 분명 입학했을 때 가지고 있던 많은 동기와 기대감을 떠올리며, 내 실패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했다. 처음으로 돌아가 참고했던 논문들도 차근차근 찾아봤고 지도교수님께 말씀드려 다른 학과의 연구실과 공동 연구도 진행하는 등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 과정에서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도움을 주셨고,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을 알게 됐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실험한 덕분에 훨씬 더 좋은 연구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향후 진로와 미래 계획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에서 전문연구요원으로 근무할 예정이다. 학교나 정부출연연구기관의 경우에는 미래지향적인 실험이 진행되지만, 회사의 경우 현실과 조금 더 가까운 연구를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해 기업체에서의 경험을 쌓을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