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
진짜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
  • 윤태희 / 산경 20
  • 승인 2022.11.13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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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얼마 전 새내기와의 SA 면담에서 받은 질문은 마치 2년 전 내가 던진 질문을 되돌려 받는 기분이었다. 고작 두어 살 많은 내 대답에 크게 위로받고 도움을 얻었다는 후배들의 모습을 보니 내 새내기 시절이 떠올랐다.

새내기 시절 중앙집행위원회에 가입한 후 사무실에 처음 들어가자 새내기라며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불러주던 선배들의 모습은 잔뜩 긴장했던 내게 위로가 됐다. 고민이나 문제가 생기면 줄곧 선배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질문을 던지곤 했다. 그럴 때마다 돌아온 선배들의 조언은 내가 성공적인 대학생활을 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항상 커 보였던 선배들이지만, 내게 찾아오는 후배들의 질문은 어느새 내가 누군가에겐 그때 그 선배들 같은 존재가 됐음을 깨닫게 한다. 이런 깨달음은 어느덧 SA가 됐음에도 변한 바 없는 나에 대해 고민하도록 만든다. “대학생활을 열심히 해왔지만, 3년의 세월 동안 변한 점이 뭘까?”, “좋은 선배란 어떤 선배여야 할까?” 같은 질문들이 떠오르며 머리가 지끈거린다.

오랜만에 모인 분반 친구들과의 술자리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줬다. 모두가 3학년이 됐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옹기종기 모인 모습과 주고받는 농담은 새내기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니 새내기 시절 선배가 이야기했던, 한편으로는 지금 나의 고민과 비슷한 고민이 떠올랐다.

예전에 카리스마가 부족한 자신이 좋은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의심하는 선배의 고민을 들은 적 있다. 내겐 이미 멋지고 존경스러운 리더 역할을 해내고 있던 선배였기에 의아함을 느꼈다. 내가 본 선배는 특유의 친근함과 후배의 말에 귀 기울여주는 진심 어린 모습으로 후배들이 자신을 믿고 따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카리스마가 아닌 부드러운 면모가 선배만의 리더십이었다. 선배의 이야기를 다시금 떠올리며 좋은 리더이자 좋은 선배,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사람임을 깨달았다. 

꾸며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나를 정확히 알고 아끼며 온전한 자신이 되고자 노력하는 것. 그게 내가 결론지은 좋은 선배이자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이다. 그렇기에 후배들의 질문을 받을 때면 나는 좋은 선배로서의 모범적인 답변보다는 진정 내가 생각하는 바를 풀어내고자 노력한다. 꾸며낸 답변보다 나만의 답변이 더 좋은 답임을 이젠 알기에 ‘대학생활과 미래설계’ 과목의 SA를 맡아 후배들과 함께 나 자신을 배워가고 있다.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꾸며낸 나를 만들기보다 진정한 나를 찾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