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 목소리] 2000년 시간표를 보며
[지곡골 목소리] 2000년 시간표를 보며
  • 홍윤기 / 전자 2
  • 승인 1999.1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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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과 비교가 되는 대학만의 매력은 자유로운 과목 선택에 있다. 일괄적으로 꽉 짜여진 고등학교 시간표와는 달리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대학 생활을 설레게 하는 한 요소이다. 전공 필수와 교양 필수 등이 있어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지만 자기가 원하는 시간과 교수님을 선택할 수 있다. 이러한 자유로 인해 서로간의 수강 신청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하며 학생들은 시간표 변동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얼마 전에 TIMS에 올라온 수강 시간표는 예전의 수강 시간표와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학사관리팀에서 이 시간표를 다음 연도에도 거의 변동 없이 적용시킨다고 했기 때문이다. 그 전의 시간표들은 기초 필수 과목들을 제외하면 종종 과목들의 시간대가 유동적이곤 했다. 이로 인해 전공필수를 제외하면 그 학기에 무엇을 들을지는 그 학기 시간표가 발표되고 나서부터 생각할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예상은 할 수 있지만 확신할 수 없는 시간표 때문에 듣고 싶은 과목들의 시간이 겹치거나 전공필수라는 벽에 부딪쳐 들어보고 싶은 과목을 포기하는 경우가 생긴다. 특히, 개인적인 이유(휴학, 재수강, 복수전공)로 수강하려던 과목이 전공필수와 겹쳐있으면 상당히 곤란할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들은 매년 같은 시간표를 적용하면 해결 될 수 있는 것들로 고정 시간표의 좋은 점이라 할수 있다.

또 하나 이번에 바뀐것은 하루에 1교시부터 75분씩 7교시까지 미리 시간을 정해 놓은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기존의 월수금 과목은 50분 수업이고 화목 과목은 75분 수업이던 것이 아예 기본이 75분 수업으로 정한 것이다. 월수금으로 나누려면 50분 수업에 25분은 쉬는 시간이 된다. 이에 따라 상당수의 과목들이 월수금 50분 수업에서 75분 월수나 화목 수업으로 바뀌었다. 상대적으로 금요일 수업은 줄어 들게 되었고 월화수목 4일에 거의 모든 수업이 집중되게 되었다. 5일에 분포되어 있던 수업들이 4일에 심지어는 2일에 집중되는 바람에 학생들이 하루에 들어야 하는 과목수는 부담스러울 뿐이다. 그런 반면, 2000년도 신입생들은 줄어든 이수학점으로 인해 이러한 4일 집중 수업이 그리 부담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이것은 재학생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2000년 신입생위주의 시간표라고 생각 할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재학생들에게 교과과정 개편으로 이런저런 문제가 생기고 있는데 말이다. 또한, 의견 수렴을 한다며 단 3일만의 시간을 주고서는 바로 시간표를 결정하겠다고 하는 것은 적당히 넘어가겠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미 몇 개의 학과에서는 전공실험으로 인해 교양을 듣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생기는가 하면, 주 4일의 집중된 시간표에 불만을 표현하는 학생들이 상당수가 있는 만큼 고정 시간표 계획은 충분한 논의 과정을 거쳐 재학생들의 불만을 줄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