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순혈주의 논란, 우리대학은?
대학 순혈주의 논란, 우리대학은?
  • 박준우, 조민석 기자
  • 승인 2022.03.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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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별·계열별 우리대학 교수진 출신 학부 현황
▲연령별·계열별 우리대학 교수진 출신 학부 현황

작년 기준 현직 서울대 교수 중 77.7%가 서울대 학부 출신인 것으로 드러났다. △총장 △부총장 △처장 △부처장 등 주요 보직 교원 21명 중에서도 서울대 학부 출신이 1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계속 지적돼온 순혈주의를 타파하고자 서울대가 서울대 다양성위원회를 출범시킨 지도 5년이 지났지만, 해당 관행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다른 대학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점차 나아지는 추세지만 학벌 순혈주의는 여전히 심각한 문제다. 지속해서 자교 출신만을 임용하면 자연스레 외부 학계와의 소통이 줄어들고, 이는 실적 저하로도 이어질 수 있다. 선후배 혹은 사제 관계에서 연구에 있어 자유로운 비판이 나오기 힘들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독일에서는 아예 자교 출신을 채용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제한하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2009년부터 교육공무원 임용령 제4조의3(대학교원의 신규채용)을 지정해 특정 대학의 학위 소지자가 채용 인원의 3분의 2를 초과하지 않도록 했다. 교수진의 다양성 문제에는 여성·외국인 비율도 빼놓을 수 없다. 이는 성별이나 국제화 등을 다양하게 반영해 임용하는지 잘 드러나는 지표이기도 하다. 2017년 서울대가 국내 대학 최초로 발표한 다양성 보고서에서 여자 학부생 비율은 40%를 웃돌았음에도 전임교원의 여성 비율은 15%에 불과하다는 결과는 다양성과 관련한 문제를 시사한다. 본지는 우리대학의 교수진 분포 현황과 교원 임용 과정을 중심으로 우리대학 교원의 다양성을 알아보기 위해 교무팀을 인터뷰했다.
 

우리대학 교수진 현황

우리대학 전임교원 28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출신 학부는 △서울대 39.45% △POSTECH 16.6% △KAIST 7.96% △연세대 7.27% △한양대 4.84% △고려대 4.15% △해외 대학 3.81%로 집계됐다. 우리대학 출신 전임교원 비율은 법에서 정한 66.6%에 비해 한참 낮은 수치로 다양한 학부 출신을 채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주요 보직 교원 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는 △서울대 50% △POSTECH 12.5% △연세대 12.5%로 순혈주의와는 거리가 먼 양상을 보였다. 박사 학위 소지자의 경우는 △해외 대학 63.7% △POSTECH 12.8% △KAIST 11.4% △서울대 11.1% △연세대 0.35%로 전임교원 대부분이 해외 대학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음을 알 수 있었다. 우리대학·서울대·KAIST까지 포함하면 그 비율은 99%에 달한다. 연령대별 출신 학부는 30대에서는 우리대학과 KAIST가,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서울대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학문 분야별 출신 학부는 자연과학의 경우 서울대 44.7%, POSTECH 14.6%이고 공학에서는 서울대 35.1%, POSTECH 19.3%, 인문사회에서는 서울대 53.3%의 비율로 집계됐다. 전임교원 중 여성 비율은 6.23%, 외국인 비율은 3.46%이고 주요 보직 교원 중 여성과 외국인은 없었다. 학문 분야별 여성 비율은 △자연과학 6.80% △공학 3.51% △인문사회 33.3%이며 외국인 비율은 △자연과학 3.88% △공학 3.51% △인문사회 0%로 집계됐다.
 

교원 임용 과정

우리대학의 교원 임용 과정은 대략 10단계로 이뤄진다. 학과별로 교원 초빙 계획을 확정한 후 최소 15일간 학과 및 대학 홈페이지에 채용 공고를 게시한다. 이후 3분의 1 이상 교외 전문가로 구성된 3인에서 5인의 후보선정위원회를 조직해 1차로 전공 적합성 심사를 통해 임용 인원 5배수 내의 후보자를 결정한다. 이렇게 선발된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평가인 면접 및 공개 세미나와 학과 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후보자가 선정된다. 해당 후보자는 △주임교수 추천서 △회의록 △교육 및 연구 계획 등 신임 교원 임용 서류를 교원인사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며, 서류를 바탕으로 최종 평가가 이뤄진다. 교원 임용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연봉·정착비를 책정 후 연봉계약서를 작성하며 총장 승인을 거쳐 이사회에 보고된다. 한편, 우리대학의 교원 신규채용에서도 교육공무원 임용령에 따라 본교 학부 출신을 3분의 2 이상 채용하지 못하는 선발쿼터제가 적용된다.

우리대학 교수진 현황을 살펴본 결과, 전임교원 289명 중 우리대학 학부 출신 비율은 48명(16.6%)이다. KAIST(7.96%)나 연세대(7.27%)와 같이 우리대학보다 규모가 큰 대학임에도 비율이 현저하게 낮은 것에 비하면 우리대학 학부 출신이 많이 임용된 것은 맞지만 절대적인 수치가 16.6%로 매우 낮은 것과 타대인 서울대 출신이 39.5%에 달한다는 점에서 우리대학은 비교적 다양한 학부 출신을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임교원 중 여성과 외국인 수는 각각 18명(6.23%)과 10명(3.46%)으로 크게 낮다는 점에서는 다양성의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 2020년 기준 서울대의 여성, 외국인 교원 비율이 각각 17.7%, 5.0%인 것이나, 이공계 여성 전공자가 적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2019년 4대 과학기술원의 여성 교원 비율인 9.7%와 비교해도 낮은 편이다. 성별과 국적 등 교수 다양성의 지나친 불균형은 학문의 발전이나 교육에 악영향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국제화 시대인 만큼 외국인 교원 비율은 대학평가 지표로 사용되기도 한다는 점에서도 중요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학교 차원의 노력이 확대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