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무대에서의 시작
새로운 무대에서의 시작
  • times
  • 승인 2022.03.27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작년 12월에 컴퓨터공학과 조교수로 부임했다. 당시에도 코로나19 사태로 내가 있던 미국, 고향인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가 정신없이 돌아갔다. 입국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고,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자가격리도 힘들었다. 그런 와중에도 많은 사람의 도움을 받아 추운 겨울 날씨에도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 그로부터 3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제 포항에 대해 어느 정도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주거 공간이 생겼고, 우리대학 학식도 먹었고, 버거킹과 테라로사도 가봤다. 포항의 여러 가게를 들른 것만으로도 포항 주민이 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포항에 머무른 기간을 생각했을 때 이 정도면 잘 적응한 것 같다.
시기적으로 아쉬운 점이 있다. 미국에서 박사 학위 취득 후 연구원을 할 때, 그중 2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코로나19가 유행해 많은 계획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포항 새내기 조교수로서 하고 싶은 것은 많았지만, 여건이 따라주지 않았다. 포항에서 가보지 못한 곳도 수두룩하다. 포항 곳곳을 방문해보는 것은 코로나19 사태가 끝난 이후로 미루게 될 것 같다. 이런 점은 슬프지만,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려 한다. 한적한 곳에서 사진도 찍을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는 등 생각해보면 장점도 많다.
평소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을 좋아한다. 다양한 연구 결과에서 긍정적인 사고가 인체 면역력을 높이고, 플라시보 효과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한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는 긍정적인 사고의 이점은 좋은 결과를 기대하게 돼 목표 달성을 위해 힘을 더 쏟게 되고, 힘든 상황에도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그 결과 새로운 깨달음이나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데, 이런 사고는 연구나 실험에도 큰 도움이 된다. 과거 연구하던 때를 돌아보면 긍정적 사고는 자신의 연구에 대한 믿음과 새로운 길을 걸어 나갈 용기를 주고, 의사소통에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아직 길지 않은 세월을 살았지만 분명히 좋은 습관이라고 자신한다. 때론 주변에서는 너무 긍정적이라며 나무라기도 하지만, 어떤 습관, 사고든지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내 삶은 참 단순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대학원까지 쉼 없이 다녔다. 어린 시절부터 놀고, 공부하며 많은 시간을 학교에서 보냈고, 교수가 된 만큼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우리대학은 이런 나에게 새로운 무대다. 다양한 연구를 하고, 새내기 교수로서 수업을 가르치고, 학생 연구를 지도하기를 기대한다. 아직 조교수로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하는 행복한 상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런 상상을 할 때마다 기분이 좋은 것을 보면 교수가 되기 위해 걸어온 내 인생이 보람차다고 느낀다. 부디 내가 느끼는 즐거움이 학생에게도 전해졌으면 좋겠고, 그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려 한다.
글을 쓰면서 한 가지 생각이 든다. 10년 뒤, 이 글을 다시 볼 때 미래의 내가 너무 변해 있지는 않을까. 지금과는 생각이 많이 바뀌지는 않을까. 미래에 변화가 생겼다면 바뀐 나 자신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바라보길 바란다. 변한 이유도 분명히 있을 것이고, 좋은 방향으로 변화했을 것이라 믿는다.
우리는 모두 새내기였던 시절이 있었다. 학교, 직장에 속할 때, 지역을 옮길 때, 가족을 구성할 때도 모두 처음이 있다. 처음 무언가를 할 때는 모든 것이 어색하고 새롭지만, 이 시절의 설렘과 행복을 반추하고, 고난은 이겨내면서 앞으로 다가올 생활을 기대하며 살아가고 싶다. 이 끝에는 행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