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국의 미디어 산업
세계로 뻗어 나가는 한국의 미디어 산업
  • 탁영채, 조민석
  • 승인 2021.12.14 0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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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기작 ‘오징어 게임’ 공식 포스터(출처: 넷플릭스)
▲넷플릭스 인기작 ‘오징어 게임’ 공식 포스터(출처: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세계적 인기와 함께 한국 미디어 콘텐츠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오징어 게임은 미국 차트 TOP10에서 국내 콘텐츠 최초로 1위를 달성했고 국제 차트에서는 46일 연속으로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자국 작품들이 강세를 보이는 인도에서조차 1위를 달성하며 넷플릭스 83개국 차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약 300조 원에 달하는 넷플릭스의 기업 가치를 움직이게 할 정도로 넷플릭스 가입자 수에도 의미 있는 결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지난 2019년 개봉된 영화 ‘기생충’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거머쥐고 황금종려상, 골든 글로브 외국어 영화상 등 해외에서만 200개가 넘는 영화상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에는 드라마 ‘지옥’이 새롭게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하며 오징어 게임으로 조명받은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가 단순한 반짝 신드롬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이런 콘텐츠 성공의 뒷배경에는 무엇이 있을까?

넷플릭스의 과감한 투자
과거부터 아시아권에서 인기를 끌었던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데에는 넷플릭스의 통 큰 투자 덕이 크다. 넷플릭스는 최근 5년간 국내에 약 7,000억 원을 투자했고, 올해에도 약 5,500억 원을 투자했다. 미국 드라마의 회당 제작비가 약 100억 원에 달하는 데 비해, 한국 드라마는 회당 제작비가 약 20~30억 원으로 적은 편이지만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작품이 많아 넷플릭스 입장에서도 좋은 투자처다. 또한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넷플릭스는 과감한 투자를 하면서도 작품에 대해 간섭하지 않는다. 이로 인해 더 좋은 작품이 나오며 이용자가 증가하고 이것이 더 큰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되고 있다. 한국 드라마의 고질적 문제점이었던 낮은 질의 CG와 과도한 PPL 문제가 안정적 자본으로 해결돼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작품들이 넷플릭스에 연이어 등장하고 있다. 지상파 방송에서는 검열로 다루기 힘든 소재를 다룰 수 있다는 점도 창작자에게 매력적인 부분이다.

유튜브와 함께해 온 한류, 한류에서 이어지는 시청각 산업
음악 산업의 경우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가 유명세를 떨치기 이전부터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어왔다. K-POP은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의 소통을 늘리는 방식으로 세계시장에서 성공했다. 해외 팬들은 단순히 특정 그룹의 음악을 좋아하고 듣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문화와 언어에 관심을 갖고 배우기 시작했다. 이런 관심은 한국의 시청각물 진입 문턱을 낮춰 시청각 산업의 성공을 이끌었다. 유튜브 산업에서의 각종 △밈 △영화 소개 △연예인과 팬의 소통은 그 자체로 한국 문화와 미디어에 파급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브랜드 이미지 상승으로 이어져 다양한 상품에 프리미엄을 붙일 수 있어 자국 산업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웹툰, 웹소설로 꿈꾸는 콘텐츠 대국
지난 2019년 넷플릭스가 주최한 ‘엔터테인먼트의 미래’ 행사에서 넷플릭스 최고경영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좋은 스토리를 철저히 현지화해 콘텐츠로 만드는 것에 가장 많이 신경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현재 미디어 산업에서 좋은 스토리의 원천은 웹툰·웹소설 플랫폼에서 나온다. 이에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 원작 스토리의 지적재산권 보유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 세계 최대 웹툰 플랫폼인 네이버 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고 있고, 세계적인 웹소설 플랫폼인 △왓패드 △래디쉬 △타파스를 각자 인수하며 웹툰·웹소설 산업을 이끌고 있다. 다양한 노력 끝에 웹툰의 유료화를 시장에 안착시키면서 소비자와 창작자 간 유대감을 높였다. 이를 통해 검증된 웹툰과 웹소설은 드라마, 영화로 이어져 세계적으로 흥행하고 있다. 카카오웹툰의 지적재산권을 활용해 만든 ‘이태원 클라쓰’는 제목에 한국 지역명이 들어가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정서가 깊게 배어 있지만, 넷플릭스에서 크게 흥행했다. 전 세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동시에 특정 지역의 색을 추가해 신선한 느낌을 준 것이다.

우리나라는 영화와 드라마의 원조가 되는 기초 지적재산권을 가장 많이 보유한 나라 중 하나다. 다양한 작품들 가운데 까다로운 독자들을 거쳐 검증된 대작들은 미디어화를 통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거대한 영화사인 디즈니, 마블도 만화의 일종인 카툰으로 시작했다. 월등한 지적재산권을 많이 보유한 우리나라 역시 미국을 뛰어넘는 콘텐츠 강국으로 성장해 나갈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미디어 산업은 △뛰어난 작품성 △넷플릭스의 투자 △유튜브와의 공존 △웹툰과 웹소설을 통한 지적재산권 확보를 통해 탁월한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들과의 상호 협력 속에서 앞으로 훨씬 다양한 작품이 알려지고, 한국의 시청각 산업이 더욱 성장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