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논단] Postech의 여성들에게
[독자 논단] Postech의 여성들에게
  • 진미애/ 컴공 3
  • 승인 2001.04.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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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새 학기가 시작한지도 한 달이 훨씬 넘었다. 신입생들도 3월달의 들뜬 마음을 접고, 열심히 제 할 일을 찾아서 잘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학생의 수가 정원의 20%를 차지하였다. 아마, 이런 추세는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여학생 수가 많아진 것에 비해 학교 분위기와 문화가 기대 만큼은 바뀌지 않는 것 같다.

많은 학생들이 고등학교 때 입시준비로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대학에서 찾고자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까지 자기가 원하는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그런 일을 더욱 갈망하게 된다. 그래서 동아리를 찾게 되고, 자치단체에 관심을 가진다.

대학에 들어와서 적잖이 실망한 점은 많은 여학생들이 이런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자치단체의 경우 여학생들의 수는 적으며, 대표로서 활동하는 경우는 더욱 적다. 학과에서도 남학생들이 대부분 대표다. 동아리의 경우마저도 동아리 대표자 회의에 참석하는 여학생 수는 참석자의 10%가 넘지 않는다.

분명 우리 학교는 여학생이기 때문에 힘든 점이 많다. 소수이기 때문에 받는 관심과 많은 남성들이 여학생은 이럴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에서도 많은 구속이 있다. ‘Play like a man. Win like a woman.’이란 책에서 읽은 말인데, 여자들은 완벽해야만 안심을 한다고 한다. 남자들은 자신이 조금 안다는 것만으로도 자신감을 가지지만, 여자는 완벽하게 알지 못하는 것에서 불안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여학생들이 더욱 학업에 대한 부담감을 많이 느끼는 것 같다. 이러한 부담감은 학생활동의 위축으로 나타나, 특히 우리 학교와 같은 학업에 대한 부담감이 큰 경우는 학생활동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는 경우가 많게 된다. 때문에 다른 곳에 투자할 시간을 만들 생각 조차 잃어버리는 것이다. 나 역시도 항상 조급한 마음에, 3학년이 되어서야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되었고, 지금은 바쁜 와중에도 주위를 살피는 여유를 가지려고 하고 있다. 나의 후배들은 나보다 더 빨리 깨달았으면 좋겠다.

대학은 분명 학문을 배우는 곳이지만, 자기 발전을 하기에 이때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성인이지만,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실수도 너그러이 용서받을 수 있다. 많은 여학생들이 이런 시기를 잘 활용하여 자신감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여학생들이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면, 남자만큼, 아니 남자 보다 더 잘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여성이기 때문에 힘든 요인이 있지만, 여성들이 가진 특유의 친화력을 가지고 남성들을 이해한다면, 어떤 단체라도 이끌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학생들이여 좀더 자신감을 가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