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요, 어도비 플래시
잘 가요, 어도비 플래시
  • 문병필, 소예린 기자
  • 승인 2021.02.28 0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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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출처: 어도비)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출처: 어도비)

 

 

어도비 플래시의 전성기
어도비사의 Flash Player(이하 어도비 플래시) 지원이 지난해 12월 31일 부로 중단된 이후 지난달 21일부터는 어도비 플래시를 통한 플래시 콘텐츠의 실행이 차단됐다. 어도비 플래시의 서비스 종료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이유는 그만큼 자주, 많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어도비 플래시는 ‘플래시’라고 불리는 콘텐츠를 웹 브라우저에서 간단한 버튼 클릭으로 재생 가능케 하는 서비스다. 플래시 콘텐츠의 대표적인 예로 2000년대 유행했던 ‘쥬니어네이버 동물농장’, ‘고향만두 만들기’와 같은 플래시 게임을 떠올릴 수 있다. 포털 사이트 메인으로 게재되던 애니메이션 광고와 블로그 음악 재생에도 역시 어도비 플래시가 사용됐다. 이처럼 모든 플랫폼과 브라우저에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어 효율적이면서도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것이 어도비 플래시의 큰 강점이다.

추락하는 플래시
‘플래시’라는 이름의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한 프로그램이었던 어도비 플래시의 인기는 PC에서 모바일 주류의 인터넷 이용환경 변화에 따라 조금씩 줄어들었다. 이와 더불어 보안상 문제가 대두됐는데, 어도비 플래시는 일반적인 소프트웨어가 아닌 웹 브라우저 플러그인으로서, 일반 소프트웨어보다 보안이 취약하며 사용자가 웹 사이트 접속 시 악성코드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 국내 대형 커뮤니티에 게시된 플래시 콘텐츠 광고를 통해 ‘CryptoXX’라는 랜섬웨어가 유포되는 사태도 발생하며 보안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2015년 7월에는 이탈리아의 해킹 도구 판매 업체인 ‘해킹 팀’이 플래시를 이용한 해킹 기법을 인터넷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런 단점과 더불어, 개방형 웹 표준기술의 발전도 어도비 플래시의 종료에 한몫했다. 개방형 웹 표준기술은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모질라 등의 기업들이 함께 만들어 2014년 확정된 HTML5 표준 외에도 WebGL, WebAssembly 등 다양한 표준들이 있다. 이런 개방형 웹 표준기술들의 발달로 인해 보안상 아킬레스건을 갖는 어도비 플래시를 사용할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과거의 플래시 플레이어는 웹 페이지에 플래시 콘텐츠가 존재할 때 자동으로 콘텐츠를 재생했다. 하지만 최근 △크롬 △마이크로소프트 엣지 △파이어폭스 등의 브라우저들은 별도의 설정이나 허가를 해야만 플래시 콘텐츠가 재생된다. 이런 추세에 맞춰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내 기업들도 어도비 플래시에서 웹 표준기술로의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카카오는 Daum 웹 사이트, Daum 에디터, 카카오 TV 등에 적용된 플래시를 제거하고 웹 표준기술로 대체했으며, 네이버는 가계부 외 일부 서비스를 플래시 플레이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수정 작업 중이라고 공지한 바 있다.

이제는 추억이 된 플래시
어도비 플래시는 더 이상 업데이트 또는 보안 패치를 진행하지 않으므로, 사용자는 어도비 플래시를 제거해야 한다. 물론 어도비에서 플래시 플레이어를 통한 플래시 콘텐츠 실행을 차단하는 것뿐만 아니라 주요 브라우저 공급 업체에서도 어도비 플래시의 실행을 차단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각자의 컴퓨터에서 어도비 플래시를 삭제해야 한다는 것인데, 실행 차단만으로는 막을 수 없는 해킹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혹여 제거하지 못한 사용자를 위해 올해 안에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제거를 위한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가 선택적으로 어도비 플래시를 제거할 수 있게 할 계획이며, 하반기에는 이를 필수 업데이트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플래시 플레이어 지원 중단에 따른 웹 페이지 보안 문제를 우려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은 지난해 12월 2일부터 어도비 플래시 취약점을 악용한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어도비 플래시 기술 지원 종료에 대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최신 웹 브라우저 사용도 유도할 계획이다. 이런 정부 차원의 노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서비스 제공자의 대응이다. 어도비 플래시의 경우는 여타 소프트웨어의 지원 종료와는 전혀 다른 의미를 지닌다. 단순한 지원 종료가 아닌, 플랫폼의 완전한 삭제가 이뤄지는 중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웹으로 정보와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업들은 플래시 기반 콘텐츠와 페이지 기능들을 웹 표준기술로 대체해야 한다. 하지만 중소기업이나,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은 플래시에서 웹 표준기술로의 이전이 경제적, 시간상으로 부담일 수 있다. 해당 기업들은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 공식 유통 파트너인 HARMAN과의 계약을 통해 어도비 플래시 플레이어를 받아 웹 표준기술로 전환할 시간을 벌 수 있다. 많은 보안상 문제점이 있었지만, 어도비 플래시는 과거 우리 웹 생활의 주요 기술 중 하나였다. 플래시 게임을 하기도 하고, 플래시를 이용해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기도 했다. 마치 기술이 우리의 과거 추억을 대변하는 것과 같은 느낌은 그만큼 어도비 플래시가 일상 속에 녹아들어 있었음을 의미한다. 언젠간 우리의 현재 기술도 지나가고 새로운 기술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우리도 정체되기보다는 시대의 변화 흐름에 따라가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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