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함·무기력증, 혹시 나도 코로나 블루?
답답함·무기력증, 혹시 나도 코로나 블루?
  • 박지우, 유민재 기자
  • 승인 2020.11.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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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출처: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우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출처: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지난달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올해 3~7월의 진료 내용을 최근 4년간의 통계와 비교·분석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이용 행태 변화’를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호흡기 감염 환자는 전년 동 기간과 비교 시 51.9% △소화기 감염 환자는 31.3% △외상 환자는 12.6% 감소했으며, 특히 초·중·고등학생 연령대인 7~18세 외상 환자 수는 43.1% 감소했다. 이는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생활화 △비대면 수업 △사회적 거리두기 같은 생활 방역의 효과로 보인다. 한편 우울증 등 기분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7.1% 증가했다. 특히 경제 활동을 하는 19~44세 연령층에서 높은 증가율을 보였고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가 대유행하고 있다. 코로나 블루란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감염에 대한 우려 및 무거운 사회 분위기 때문에 겪는 우울감을 말한다. 주변 혹은 자신에 대해 코로나 블루를 의심해보고, 올바른 극복 방법으로 코로나19 장기전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울감과 우울증의 분명한 차이
우울감과 우울증은 양·질적으로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울감은 누구나 느끼는 일상적인 감정으로 자기 의지로 극복할 수 있다. 우울감을 느끼는 뚜렷한 이유가 있고, 일시적이기에 시간이 지나면 평소 상태로 돌아온다. △두통 △몸살 등의 신체 증상과 △피로감 △활동 저하 △우울한 기분 등의 무의식적 신체 반응이 나타난다.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증은 우울감을 느끼는 특별한 이유가 없으며 쉽게 호전되지 않고 장기간 지속된다. △생화학적 △유전적 △환경적 △신체적 원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초기에 전문의를 통해 약물치료 등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로나 블루의 근원
코로나 블루를 유발하는 원인으로는 △감염자·격리자가 주위에 피해를 줬다고 느끼는 중압감 △의료진이 찜통 방호복으로부터 느끼는 고통 △평상시와 다른 조건에 적응해야 하는 청소년과 직장인의 학업적·경제적 스트레스 △일반인들이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가진 채 언론 보도와 생활 방역에 의존하는, 보이지 않는 격리 상황 등이 있다. 알바몬이 20대 남녀 4,4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의하면 70.9%가 코로나 블루를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원인으로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57.0%), △일자리 감소로 인한 취업에 대한 불안감(35.5%) △여행 및 취미활동 제한으로 오는 불안함(31.7%) 등을 꼽았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겪고 있는 증상은 주로 △답답함 △무기력함이고, 그 외에 △주변에 대해 심해진 경계심 △부정적인 마음가짐 △식욕 증가 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가올 윈터 블루에 대한 우려
겨울이 다가오면서 코로나 블루에 이어 찾아올 ‘윈터 블루(Winter Blue)’또한 우려된다. 윈터 블루란 겨울에 나타나는 우울증을 의미하는데, 짧아진 낮으로 인한 활동량의 감소와 호르몬의 불균형으로 설명된다. 햇빛이 줄어들면 사람이 행복할 때 분비하는 ‘세로토닌(Serotonin)’의 수치가 떨어지고, 불안감과 수면 유도와 연관이 있는 ‘멜라토닌(Melatonin)’ 수치가 증가한다. 일조량이 줄어드는 가을과 겨울에 유독 쓸쓸함과 무기력함을 느끼는 이유다. 

코로나 블루,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신체적·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은 일시적으로 증상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와 같은 장기적인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는 위험이 항상 가까이 있다는 불안으로 인해 우울감이 길게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우울감을 방치할 경우 우울증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가벼운 우울감이라면 △규칙적으로 생활하며 잠을 충분히 자고 △햇볕 아래서 운동을 하고 △취미생활을 하거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것 등이 도움이 된다.
정부에서는 코로나 블루가 확산함에 따라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구성해 심리 상담과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정신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자가격리자를 비롯한 국민을 대상으로 심리 상담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우울증은 흔히 마음의 감기라고 불린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지만, 개인의 의지와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절대 아니다. 따라서 골든 타임을 넘기기 전, 전문가를 통해 조기에 제대로 된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코로나19 사태로 집 밖으로 나가기도 어려운 요즘, 감염병에 대한 불안과 공포 속에서 코로나 블루를 느끼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이런 자신의 모습에 큰 거부감이나 좌절을 느끼지 말고, 현재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인 후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스스로 극복하기가 어렵다면 주변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 길어지는 코로나19 사태와 다가오는 겨울, 그 어느 때보다도 ‘심리 방역’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