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심리학 수강기
나의 심리학 수강기
  • 손주현 기자
  • 승인 2019.09.0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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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20만 년 전 이래로 존재한 인류는 다른 사람과의 친밀관계를 원해왔다고 한다. 과거부터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 삶을 살아가고자 한 것이다. 그렇기에 다수의 사람이 남들과 힘을 합쳐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고, 또 누군가는 일생의 동반자를 찾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포털 사이트에서 ‘세상’이라는 단어를 찾으면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뜻과 함께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 또는 그 기간의 삶’이라는 뜻이 등장한다. 개개인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기간이 사람이 살고 있는 모든 사회와 서로 밀접한 관계를 맺음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세상을 혼자 살아나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참 외로운 삶처럼 보이기도 한다. 세상은 함께 살아가는 곳이기에,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마음을 파악하거나 이해하려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행위일 것이다. 나 역시 그런 단순한 배경에서 심리학에 흥미를 느꼈다.

이번 여름 방학 기간을 이용해 서울에 있는 한 대학교에서 계절학기로 심리학 수업을 듣게 됐다. 대략 한 달 동안 수업을 들어보니 심리학에 대한 나의 내적인 기대가 실제로 배우는 심리학 과목과는 완전히 어긋나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지금까지 꿈꿔 온 심리학은 심리학이라기보다는 무당이나 점쟁이의 일들에 더 가까운 것이었다. 눈빛이나 행동만 봐도 타인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기분인지 파악하는 건 교수조차 불가능한 영역이다.

그렇다고 해서 여름 방학 동안 배운 내용이 흥미롭지 않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우리가 눈빛이나 행동만 보고 타인의 속마음을 알 순 없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적절한 행동과 말을 통해 좋은 인간관계를 만들어갈 수는 있다. 타인의 속마음을 안다고 해서 타인과 좋은 관계를 맺는다는 보장은 없다. 내가 아무리 남을 잘 안다고 해도, 그 사람이 나를 모른다면 둘 사이의 관계는 깊어질 수 없다.

물론 남의 속마음을 모두 아는 것도 재미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럴 수는 없으며, 또 그렇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아무리 심리학 수업에서 열심히 이론을 공부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나의 지식으로 저장되기는 힘들며 실생활에서 이론을 적용하는 행위는 더욱더 어렵다.

김국환 씨의 대표적인 히트곡 중 하나인 ‘타타타’에는 이런 가사가 등장한다. ‘네가 나를 모르는데 / 난들 너를 알겠느냐 /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 다 안다면 재미없지’

인간관계에 정답은 없다. 삶을 살아가며 조금씩 나만의 심리학을 터득해가는 방법도 즐겁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