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골목소리] 온라인에서만 활달한 포스테키안
[지곡골목소리] 온라인에서만 활달한 포스테키안
  • 양현진 / 무학과
  • 승인 2001.06.14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인상깊었던 것 중의 하나가 우리 학교의
BBS 문화였다. 우리 학교 BBS의 대표격인 포스비, 그리고 나
머지 이런 저런 BBS 포레나, 미리내, 말림비, 이슬비 등등 은
우리 학교 사람들의 생활에 깊이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였
다. 그리고 그런 소위 ‘비비질’에 나도 참여하게 된 지금, BBS
가 우리 학교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
고 그 파란 화면에서 느껴지는 사람들의 느낌이 얼마나 색다
른 것인지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우리 학교 사람들이 텔
넷의 화면을 통해서 보여주는 의견들, 생각들과 실제 행동으
로 보여지는 의견들, 생각들이 다른 것처럼 느껴진다는 것이
다. BBS, 특히 포스비의 포스테키안 보드에서 보이는 일종의
논쟁들은 굉장히 활발하고 격렬하다. 글들을 읽으면서 그 주
장들에 대해서 감동할 만큼 글도 뛰어나고, 그 주장의 내용
도 조리에 잘 맞는다.

그러나 실제 생활을 하다 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할 정도로 실제 오프라인에서의 적극성은 부족하다.
바꾸어 말하자면, on-line에서만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고 주
장하는 것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는 듯 하다. 그리고, 아무리
BBS나 웹보드 같은 곳이 글 쓰기가 쉬운 곳이라 해도 너무 생
각없이 가볍게 올리는 주장이 상당한 듯 하다. 실제로 포스테
키안 보드에서 글을 읽다가 이게 말꼬리잡기 장난인가 싶어
짜증이 났던 적도 있고, 거의 인신공격에 가까운 글이 올라와
서 당황했던 적도 있다.

불만이 있거나 주장하고 싶은 것이 있을 때에는 그것을 이야
기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행동이 BBS 등에서 신중
하지 못한 포스팅으로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
또한 Online에서만 불평하고 주장하면서 Offline에서는 이야
기하지 못하는 그런 소극적인 모습이 없기를 바란다는 것, 그
것이 내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