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모여~! 우리대학 하스스톤 스트리머
다들 모여~! 우리대학 하스스톤 스트리머
  • 국현호, 김성민 기자
  • 승인 2018.11.29 11:33
  • 댓글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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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최근 전 세계적으로 1인 미디어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쉬는 시간에 자연스럽게 트위치(Twitch), 유튜브(Youtube)를 켜고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에 발맞춰 자신만의 특색을 살려 1인 미디어를 진행하는 방송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우리대학에도 이런 대세 속에서 트위치 하스스톤(Hearthstone) 게임 스트리머로 활동 중인 학우들이 있으니, ‘소나기’(신동훈(화공 15) 학우)와 ‘정령왕’(이정호(신소재 통합) 학우)이다.

 

‘소나기’ 신동훈(화공 15) 학우 인터뷰

풍부한 리액션과 출중한 실력, 폭발적인 잠재력을 지닌 ‘소나기’

2016 하스스톤 월드 챔피언십 투어 Summer 한국대표 선발전에 출전했던 소나기 씨(출처: OGN)

바쁜 학업 와중에 게임 스트리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냐고 묻는 기자에게 소나기 씨는 “평소에 하스스톤 방송을 즐겨보는 편이기도 했고, 친한 학교 선배가 하스스톤 방송을 즐기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이러던 차에 대회 출전 등 사람들에게 주목받을 기회가 생겼고, 시험 삼아 방송을 몇 번 켜다 보니 재미를 느끼고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생겨서 지금까지도 방송하고 있습니다”라며 방송을 처음 켜던 자신의 옛 모습을 회고했다.

또, 우리대학에서 스트리머로 활동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냐는 질문에 그는 “학교 때문에 생긴 애로사항보다는 방송 장비 때문에 생긴 애로사항이 더 컸던 것 같습니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노트북이 방송용으로 적합하지 않은 사양이라 매번 PC방까지 가서 방송해야 했거든요. 이동 시간에 방송 설정을 만지는 시간까지 들기 때문에 그렇게 방송을 자주 하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제는 새로 노트북을 주문해 PC방에 갈 필요가 없다며, “이제는 생활관에서 방송할 때 소음 문제로 같은 층 거주자분들께 민폐를 끼치게 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라고 말하며 새로 구입한 방송장비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앞으로는 트위치에서 그가 방송하는 모습을 더욱 많이 보게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학생 수가 적은 우리대학에서 방송을 하다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꽤 있으리라 생각된다. 소나기 씨는 “주위 사람들 대부분이 제가 방송하는 것을 알다 보니, PC방에서 방송을 하다가 친구들과 만날 때가 잦습니다. 열심히 떠들다가 친구와 눈이 마주치면 약간 멋쩍긴 하더군요. 그중에는 제 방송을 보는 친구들도 많아서 익숙한 닉네임을 채팅창에서 발견할 때가 많습니다. 온라인 초청대회에 참가할 때 노트북을 빌려줄 정도로 제 방송에 관심이 많은 선배도 있고, 룸메이트의 동아리 선배가 알고 보니 제 방송 구독자였다는 것을 알게 되는 등 학교 사람들이 하스스톤과 게임 방송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될 때가 많았습니다”라며 방송을 하며 우리대학 사람들과 생겼던 에피소드를 이야기해 줬다. “심지어 주말에 방송 중 고등학생 한 분이 저를 알아보고 사진 촬영을 부탁하신 적도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몰골이 말이 아니라서 거절했던 기억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스스톤 스트리머로 그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만한 대목이었다.

앞으로 스트리머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기쁜 표정을 지으며 “최근 개인방송 팔로워와 시청자 수가 급증하고 있어서 정말 기쁜데요, 많은 분이 제 방송을 애청해주신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팔로워 수인만큼 스트리머로서는 올해가 가기 전에 팔로워 6,000명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답변했다. 소나기 씨의 트위치 팔로워(유튜브의 구독과 비슷한 기능) 숫자는 현재 약 4,900명이다. 그는 스트리머이기 이전에 하스스톤을 사랑하는 플레이어이자 아마추어 선수이다. “선수로서는 랭크 게임에서 상위권을 달성한 플레이어들을 초청하여 진행하는 대회인 ‘프리림’에서 상위 8인 안에 들어서 ‘황금 카드 뒷면’을 받는 것이 당장 이루고 싶은 목표입니다. 랭크 게임이나 대회에서 황금 카드 뒷면을 사용하는 플레이어들을 볼 때마다 동경심과 부러움이 들었기 때문입니다”라며 확고한 의지를 드러냈다.

우리대학에서 하스스톤을 즐기는 학우들은 꽤 많다. 누구나 열 수 있는 모임인 ‘와글와글 하스스톤‘도 학우들의 개최로 우리대학에서 몇 번 열린 적이 있다. 사실 기자도 가끔 시간이 남을 때면 하스스톤을 한두 판 플레이하곤 한다. 결국 사심이 가득한 채로 혹시 우리 학우들을 위해 추천해 줄 만한 덱이 있는지 질문했다. 소나기 씨는 어떤 덱을 추천할까 고민하다 “제가 직접 만들어서 10월 아시아 서버 랭크 7위까지 달성한 ‘카트레나 비밀 사냥꾼’을 추천하고 싶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아시아 7위를 달성한 덱이라는 말에 기대감이 증폭됐다. 그는 계속해서 “주문 사냥꾼과 소집 사냥꾼이라는 현존하는 상반된 두 사냥꾼 덱의 컨셉을 혼합하여 만든 덱으로, 두 가지 컨셉이 섞인 만큼 다양한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라며 덱을 소개했다. 그가 트위터에 올린 후 이 덱이 하스스톤 통계 사이트인 ‘hsreplay.net’에 등재가 될 정도로 유명해졌다고 한다. 그는 이후 덱 코드를 보내줬는데, ‘AAECAR8IhwTJBPIF+AjTxQKG0wK26gLL7AILjQGoArUDlwjGwgLTzQLd0gLf0gLj0gLh4wKH+wIA’이다. 이를 복사 후 PC 버전 하스스톤에서 ‘새로운 덱’을 클릭하면 바로 해당 덱을 만들 수 있다.

소나기 씨는 15학번으로, 언젠가 학교를 졸업하게 된다. 졸업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가 방송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을까? 그는 “방송은 제 삶에 큰 활력소와 흥미를 주고 있습니다. 시간이 허락되는 한 졸업 이후에도 계속 개인 방송을 진행하고 싶습니다”라며 팬들의 마음을 안심시켰다. 우리대학에도 그의 팬이 꽤 많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의 방송을 즐겨 보는 학우들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여러분들과 다를 것 하나 없는 평범한 학부생 한 명에게 분에 넘치는 관심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재미있는 게임 방송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소나기 씨는 지고있는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모습을 보여 좋은 평가를 받는다(출처: OGN)

 

‘정령왕’ 이정호(신소재 통합) 학우 인터뷰

롱런하는 스트리머가 되고싶은 주술사의 신 ‘정령왕’

이정호 학우는 대학원 생활과 방송활동을 병행하면서 오래 방송하고 싶다고 했다
이정호 학우는 대학원 생활과 방송활동을 병행하면서 오래 방송하고 싶다고 했다

연구실에서 매일 밤 10시에 퇴근하고 술을 마시거나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던 한 대학원생이 있었다. 반복되고 고된 대학원 생활에 깊은 무료함을 느끼던 차에 친구가 솔깃한 제안을 했다. “너 게임 잘하는데 게임 방송해보는 거 어때?” 시작은 미미했지만, 점점 시청자가 늘어나자 재미가 생겼고, 마침내 구독자가 2,500명에 달하는 방송인 정령왕이 됐다. 카카오팟과 트위치에서 하스스톤 방송을 진행하고 있는 정령왕 이정호(신소재 통합) 씨를 만나봤다. 정령왕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유를 물어보자 자신이 매력을 느낀 주술사라는 직업을 설명했다. “주술사는 다양한 종류의 카드가 있는 팔방미인형 직업이라서 좋아해요” 정령왕씨는 하스스톤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주술사를 잘 다루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그가 게임에서 사용한 주술사 덱은 블로그 등지에서 좋은 카드의 예시로 소개되고 있다. 주술사와 정령 사이에 무슨 연결고리가 있는지 물어보자 “주술사 중에 정령술사가 있고, 공격할 때 ‘정령들이여, 나를 인도하라’라고 말해요”라고 답했다. 개인공간이 없는 대학에서 방송을 진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런 기자의 질문에 정령왕씨도 그 점을 가장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다른 것보다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 생활관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방송을 진행하다 보면 놀라거나 흥분해서 아무래도 저도 모르게 큰 소리로 이야기를 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어요” 실제로 갑작스러운 큰 소리 때문에 항의를 받은 적도 있다고 한다. “제 말소리 때문에 괴로우셨던 그분들에겐 굉장히 죄송했어요. 그래서 요즘은 밤 10시 이후에는 스스로 최대한 조용조용하게 말하는 식으로 조절해서 주변 사생들에게 민폐를 끼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작게 말하면 아무래도 방송의 텐션이 낮아지는 것 같은 문제가 생겨요. 스트리밍을 진행하면서 제일 어려운 점은 주변에 소음공해를 일으키지 않고 방송하는 것이라 느껴지네요”
정령왕씨의 본명과 다니는 학교가 시청자들에게 알려져 있기 때문에 생긴 재미있는 사연도 있었다. “가끔 야외 방송을 하는데 평소에 제 방송을 시청하던 우리대학 학우가 뒤에서 저를 따라다니다가 걸렸어요. 그래서 그 친구랑 안면을 트고 밥도 사줬고 제 방송에도 출연했죠. 시청자들도 그 친구의 행동에 색다른 재미를 느꼈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 친구의 행동과 입담이 많은 재밌는 장면들을 연출해서 반응이 좋았어요”

인터넷에서 정령왕을 검색하면 그가 참여한 게임대회가 동영상으로 남아있다. 하스스톤 선수로 활동하시냐는 질문에 “각종 게임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는 아니고, 가끔 온라인에서 열리는 작은 대회에 종종 참가하는 정도”라고 밝힌 그에게 스트리머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에 대해 질문하자 정령왕과 이정호 사이의 균형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앞으로 스트리머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대학원생이라는 현실과 하스스톤 스트리머 활동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에요. 아무래도 방송 활동에 집중하게 되면 현실에서 해야 하는 다른 일에 덜 충실하게 되니까 그 두 가지를 다 잡기가 어렵죠. 둘의 균형을 유지하며 최대한 오랜 기간 방송하는 게 제 목표에요” 혹시 졸업 이후에도 방송을 계속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자 “대학원 생활 때문에 바쁠 땐 좀 띄엄띄엄 방송하고 있어요. 지금도 방송을 잠시 쉬고 있는데 그런 점 언제나 시청자들께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스트리머 활동을 오래 하는 게 목표라고 했잖아요. 졸업해서도 바쁠 땐 좀 쉬더라도 주말처럼 여유 있는 시간에 계속 방송할 생각이에요” 시청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하스스톤이 카드게임이라서 실력도 중요하지만, 카드 나오는 순서와 같은 운이 많이 작용해요. 제가 방송하는 것을 보고 하스스톤을 시작하는 분들이 있으신데, 직접 하면 볼 때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에 저는 그런 걸 별로 추천하지 않아요. 하스스톤은 하는 게임이 아니라 보는 게임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제 방송 보러 와주시는 시청자 여러분, 감사합니다!”